안과질환 - 백내장·녹내장

 
강자헌 경희의대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안과)

 
백내장은 전 세계적으로 실명을 초래하는 원인질환 중 가장 많은 안질환이고, 백내장에 이어 두 번째 원인 질환인 녹내장은 비가역적인 시신경 손상으로 인한 실명의 원인질환으로 급속히 진행하기 때문에 고령화 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백내장은 카메라 렌즈와 같은 눈의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고<그림 1>, 녹내장이란 안압상승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위험요인으로 초래된 시신경의 특징적인 손상 및 이에 따른 시야장애를 보이는 진행성 시신경병증이다. 쉽게 말해 치료하지 않으면 녹내장 특유의 형태로 시신경손상이 계속적으로 진행하여 실명할 수 있는 질환이다<그림 2>.
 
두 질환 모두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 및 위험인자에서 기인하는데 백내장은 연령, 성별(여성>남성), 근시, 전신 질환(당뇨병, 폐경기 호르몬의 사용), 환경요인(알코올 섭취, 일광노출·자외선, 흡연), 영양과 약물(스테로이드, 높은 신체질량지수 등)을 꼽을 수 있다. 녹내장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는 고안압, 고연령, 가족력, 얇은 각막, 낮은 눈관류압(ocular perfusion pressure), 근시, 당뇨, 편두통 및 말초혈관경련수축(vasospasm) 등이 있다. 질환과 인과관계가 확실히 밝혀진 원인(cause)과 다른 위험요인(risk factor)은 질병의 발생에 위험도를 높이지만 그것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이 두 질환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multifactorial)하여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백내장의 주된 증상으로 수정체 혼탁이 중심부에 있으면 시력이 떨어지고, 특히 밝은 곳으로 나가면 동공이 작아져 시력이 몹시 감퇴하는데 이를 ‘주맹(day blindness)’이라고 하며 부분적인 혼탁으로 굴절상태가 일정하지 않을 경우 한 눈으로 볼 때 둘로 보이는 ‘단안복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백내장의 진단은 어렵지 않아 백내장이 심한 경우 육안으로도 동공안이 하얗게 변한 것을 때로 볼 수 있고, 대부분 안과에서는 동공을 크게하는 약을 점안하고 혼탁의 정도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백내장 이외의 시력저하 원인 예를 들어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시신경병증 등의 유무를 함께 검사하는 것이 중요한다.

녹내장의 증상은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녹내장은 주변부 시신경부터 손상이 시작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녹내장이 진행하면 시야가 점점 좁아져서 주변이 잘 안보이거나 밤눈이 어두워질 수 있다. 시신경손상이 더 심해지면서 시야는 더 좁아져 말기가 되면 마치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보이다가(tunnel vision) 시력이 떨어져 실명할 수 있다.

녹내장 진단은 크게 형태적 진단방법과 기능적 진단방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형태학적 검사인 시신경유두검사 및 망막신경세포층검사와 기능적 검사인 시야검사를 모두 종합하여 진단하게 된다. 최근 ‘광학적 생검(optical biopsy)’이라고 불리는 OCT(Optical Coherence Tomography)의 상용화 이후 OCT의 계속된 발전으로 레이저를 이용하여 시신경유두 및 망막신경섬유층의 미세한 손상을 정밀히 진단할 수 있게 되어 녹내장의 진단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백내장의 치료로 여러 약물치료를 할 수 있는데 확실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수술시기는 시력저하 정도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주관적인 의견을 종합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객관적으로 매우 시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주관적으로는 일상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는 환자도 있고, 정밀한 작업을 하는 경우 시력은 정상에 가까워도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선호되는 방법은 초음파를 이용하여 백내장을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백내장이 너무 오래 경과하면 너무 딱딱해져서 초음파로 제거가 어려워 눈을 크게 절개하여 백내장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시력회복에 불리하므로 최적의 시기에 수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녹내장 치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시신경유두 주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거나 시신경 자체를 보호할 수 있는 약물치료를 하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압치료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머리에 중풍이 와서 마비가 오는 것처럼 녹내장성 시신경손상을 막으려면 안압을 잘 조절해야 한다. 안압을 떨어뜨리는 방법은 약물치료가 우선이고, 약물로 안압이 도저히 조절이 되지 않아 시신경이 나빠지면 레이저 및 수술로 안압을 조절함으로써 시신경을 보호해야 한다. 신경조직 중 하나인 시신경도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으므로 조기에 녹내장을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역학조사를 보면 전체 녹내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 안압이 정상일지라도 안압을 저하시키면 녹내장 손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치료하기 전 안압을 기준으로 20~30%를 떨어뜨려주는 것을 치료목표로 삼고 있다.

의학적인 치료 이외에 두 질환을 유발하는 여러 위험인자를 피하고 조절함으로써 백내장과 녹내장을 예방을 할 수 있도록 개인적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백내장 예방법으로는 음주 및 흡연과 스테로이드 약물을 삼가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음식 및 비타민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당뇨병 및 비만을 조절하고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데 최근 오존층의 파괴 등 환경적 요인의 변화에 따라 에너지가 높은 자외선 노출이 심해졌고,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자외선 노출 시간이 매우 많아졌기 때문이다.

녹내장은 예방보다는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여 40세 이상 성인의 경우 녹내장에 대한 전문적 진단이 필요하다. 일상 생활에서 주의할 것으로는 오보에 같은 부는 악기, 역기처럼 숨을 참고 힘을 줘야 하는 운동, 넥타이를 세게 조이는 것과 매일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안압을 높여 녹내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시적 음주는 안압을 떨어뜨리지만 매일 계속되는 음주는 좋지 않고, 금연을 하는 것이 좋으며 비만을 조절하여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런 생활습관은 안압을 조절하는 녹내장 치료를 대체할 수 없으므로 전문가의 진료와 조언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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