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제34차 종합학술대회서 진료지침 발전 방향 논의

▲ 대한의사협회 제34차 종합학술대회 둘째 날인 28일에는 '심혈관계 진료지침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메인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국내 임상진료지침의 양적 증가뿐 아니라 질적 성장에도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8일 대한의사협회 제34차 종합학술대회의 '심혈관계 진료지침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에서 좌장 및 Keynote Lecture의 강연을 맡은 서울의대 윤병우 교수(서울대병원 신경과)는 "개발 이후 의료현장에서의 활용과 국민건강 향상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진료지침 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인데 국내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적 성장 "OK!"  vs. 질적 성장 "글쎄..."

우리나라에서 임상진료지침 개발이 활성화를 띄게 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1990년대 이후 의료의 질이 주요 정책과제로 진입하면서 질 향상을 위한 임상진료지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진료지침 전문기구 설립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1997년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국내 최초로 '전립선비대증 진료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2001년에는 대한간학회가 '간암 조기진단을 위한 권고안'을 내놨고, 2004년도에 보건복지부가 임상연구센터를 지정하면서 국내 현실에 맞는 진료지침 개발이 본격화 됐다. 2008년과 2010년에 연이어 임상진료지침 정보센터(KoMGI)와 근거창출임상연구사업단(NSCR)이 출범하게 된 것도 임상진료지침의 개발과 보급, 활용 등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윤 교수에 따르면 2013년 11월 기준으로 국내 45개 학회 및 조직에서 개발한 임상진료지침이 115개에 이르고 현재도 '2014 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에 따라 전립선비대증,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가이드라인의 개발 및 개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양적인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자들은 "임상진료지침들이 질적 수준에 차이를 보이고 있어 향상이 필요하고, 개발 과정에서도 방법론적 도입이 더 많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낮은 활용도와 동일 주제에 대한 중복개발, 가이드라인 간 갈등이 심한 경우 어떤 기준을 따를 것인가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이는 전날 열린 '한국형 근거 창출 및 임상진료지침 개발의 현주소와 원활한 의료현장 적용을 위한 발전방향' 섹션에서도 동일하게 지적됐다.

한림의대 김수영 교수(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는 "임상진료지침 개발 과정에서 기관의 역할이 명확하게 분담되지 않은 것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면서 "외국의 사례를 보면 임상진료지침 개발 기관과 전문가, 방법론 전문가, 환자 등이 시스템적으로 잘 갖춰져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비현실적인 방법이나 임상의사 간 분배에 의해서만 개발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내 연구 통한 근거창출·개발인력 육성 필요

윤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근거 창출을 위한 국내 임상연구가 활성화 돼야 한다"면서 "임상연구를 통한 근거창출부터 이에 기반한 진료지침의 개발, 개발된 지침의 보급 및 정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개발주체를 육성하고 과제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