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철 교수, 원가 80%·환자소통↓·인센티브 불만족 등 개선책 마련 시급

[2017 신포괄수가, 어디까지 왔나?]
① 시범사업서 문제점 대거 발견
② 조정기전 연구용역 결과는?
③ 심평원은 무엇을 준비 중인가?


오는 2017년부터 550여개 질환을 대상으로 시행 예정인 신포괄수가제를 두고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우려들이 사실로 드러났다.

원가 100%를 보상해주는 일본 DPC를 벤치마킹했으나 한국형 신포괄수가는 원가 80%도 미치지 못했으며, 환자와의 소통을 저해시키는 등 많은 문제점이 도출됐다.

최근 연세대 박은철 교수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신포괄지불제도 시범사업 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은 공공병원 위주로 진행 중이며, 지난 2012년7월~2013년6월까지는 일산병원과 전국 40개 지역거점 공공병원은 550개 질병군에 대해 시범사업을 수행했다.

그 결과, 병원 경영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진료비 증가에 따라 보험 재정면에서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우선 시범사업 기관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신포괄수가제에 대한 목적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으나, 사업 후 행정상 문제, 조정계수 불만족, 인센티브 불만족, 민원발생 증가, 환자와의 의사소통 어려움 발생 등을 지적했다.
 

신포괄수가제 시범기관 설문조사 결과.

특히 의료수익은 소폭 증가했으나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에 따른 의료비용이 높아지면서 병원 경영수지는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을 실시한 부산의료원, 대구의료원, 남원의료원 등의 수익은 0.3% 올랐고, 비교 대조군 병원들은 17.7% 떨어졌다. 하지만 의료비용이 시범기관 3곳은 4.7% 많아지고, 비교병원들은 16.1% 떨어지면서, 의료수지는 시범기관이 25.6% 감소, 비교병원은 11.1% 증가했다.

병상가동률 역시 크게 떨어졌고, 환자 부담은 소폭 줄었으나 진료비와 보험자 부담이 모두 많아졌다.

전체 진료비는 1.1%증가해 653억400만원이었고, 이중 환자부담은 12.3% 감소해 187억3900만원, 보험자부담은 7.7% 올라 465억6100만원이었다.

남원의료원의 경우 진료비가 7.4% 증가해 45억500만원이었으나, 이와 달리 부산의료원의 진료비는 1.8%가 감소해 30억5500만원을 기록했다.

한국 신포괄수가제와 일본 DPC 비교 내용

박은철 교수는 "병원 뿐 아니라 의사에 대한 보상을 함께 하는 분류체계로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환자분류체계도 더욱 세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가를 반영하지 못한 지금의 수가로는 진료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의 DPC처럼 원가수준에 맞는 환산지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리적인 보상이라는 일차적 목적에 충실한 가운데, 재원일수 감소, 중증환자,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 '인센티브 부여'가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도덕적 해이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자(소비자)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하며, 이와 더불어 병상 감축 등 공급자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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