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품목군, 개량신약·제네릭 출시로 고전

지난해 항궤양제 처방 시장이 전년 동월 대비 2.1% 감소한 7462억원에 그친 가운데, 상위 품목을 중심으로 시장 판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상위 품목들은 개량신약 및 제네릭 출시 등으로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위권 품목들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일반의약품도 역류성식도염 등에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스티렌·알비스 '흔들'…넥시움 '긴장'

유비스트 기준 2012년 처방액 790억원으로 항궤양제 시장 1위 품목인 동아ST의 스티렌은 잇따른 개량신약 출시로 부진을 겪으며 지난해 원외처방액 591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스티렌 개량신약 넥실렌(제일약품)과 오티렌(대원제약)은 매월 10억원 이상의 처방량을 보이면서 부상했으며, 유파시딘에스(종근당), 아르티스(유영제약), 디스텍(안국약품) 등 품목들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11년 9월부터 적용되던 'NSAIDs(비스테로이드항염제)로 인한 위염의 예방' 적응증의 조건부 급여 철회 및 환수 조치가 결정됐다.

해당 적응증의 임상시험 결과를 보건복지부 등에 전달했지만 환자모집의 어려움으로 예정됐던 2013년 12월까지 제출하지 못한 것. 이에 조건부 급여 적응증 삭제는 물론, 급여 기간 동안 처방된 해당 적응증의 처방액(전체의 약 30%) 약 6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향후 전망에 대해 동아ST 관계자는 "일단 조건부 급여 적응증만 고려했을 때 약 30% 매출이 빠질 수 있지만, 그 밖의 무형적 가치를 고려하면 손실은 더 클 것"이라며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 "개량신약도 다수 출시된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많이 줄어들 것 같다"고 부연했다.

대웅제약 알비스도 지난해 전년대비 14.8% 감소한 59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특히 사용량 약가연동으로 인해 지난 3월부터 약가는 기존 261원에서 255원으로 줄었다.

아울러 조성물 특허가 지난해 1월 만료돼 다수의 제약사들이 2019년까지 유효한 제법특허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제네릭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알비스는 이중핵정 구조로 내핵에 라니티딘, 외핵에 비스무스와 수크랄페이트로 구성돼 해당 제법을 이용하지 않으면 약물의 상호작용으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승인이 쉽지 않다. 실제로 몇몇 제약사는 알비스 제네릭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제약사가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다고 알려짐에 따라 컨소시엄 등을 통해 알비스 제네릭 개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웅제약도 이 같은 상황을 좌시하지 않았다. 계열사 알피코프를 통해 2002년 위임형제네릭인 가제트정을 허가받고 판매했으며, 올해 3월에는 대웅바이오를 통해 추가로 위임형제네릭을 허가받았다.

또한 하루 2회 복용하는 기존 제제와 달리 하루 1회 복용하는 고용량 제제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딱히 제네릭 대응방안은 아니고 원래 고용량 제형은 계획에 있던 것"이라며 "위임형 제네릭도 제네릭 얘기가 나오기 한참 전에 시작했던 거라 대응 차원에서 시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항궤양제 시장 1~2위 품목과 조금 격차는 있지만 지난해 395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도 오는 7월 특허가 만료된다.

이미 한미약품의 에소메졸 등 개량신약이 출시됐으며, 나프록센과 넥시움의 주성분인 에스오메프라졸 복합제도 한미약품과 종근당 등이 출시함에 따라 관련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소메졸은 지난해 145억원의 처방액을 달성했으며, 올해도 매달 15억가량씩 처방되며 약 2%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놀텍·모티리톤 등 성장세 꾸준

이런 상황을 틈타 일부 중견품목들은 꾸준히 처방량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특히 일양약품 놀텍은 지난해 회계기준 105억원(유비스트 기준 87억원)을 기록했다.

일양약품 측은 "지난해 미란성 역류성식도염(ERD) 적응증 추가로 기존 매출의 300% 이상인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놀텍은 비미란성식도염(NERD)과 헬리코박터파일로리제균 적응증 추가를 위한 3상임상의 환자모집을 완료하고 올 1월에 임상을 완료해 두 개의 적응증 확대를 앞두고 있어 처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아ST의 모티리톤도 지난해 전년 대비 16.1% 성장한 18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제일약품의 란스톤도 지난해 351억원, 올해도 매달 30억원 가까운 처방액을 올렸다.

일반약 시장 움직임도 심상찮아

지난해 저용량인 75mg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한 큐란(일동제약)과 잔탁(GSK)도 원외처방 시장에서 각각 전년도 251억원, 57억원의 꾸준한 처방액을 보였다.

전문의약품 상위 품목의 격동 시기에 맞물려 일반의약품 시장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인 셀프메디케이션 확대와 위식도역류질환 시장 증가로 OTC 영역은 점차 확장되는 추세다.

일동제약과 GSK는 큐란과 잔탁 저용량의 OTC 전환과 관련해 각각 "(큐란은) 기존의 인지도도 있고 전문약과 일반약 구분에 발맞춰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 "(잔탁은) 지금 시점에서 효과를 말하기는 이르지만, OTC는 포장 단위를 12T에서 48T로 확대하기도 했다. TV광고도 하고 있으니 시기가 지나면 효과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항궤양제 분야 등에서 OTC에 주력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심박센서를 장착한 갤럭시S5가 들어오면서 셀프케어에 대한 인식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환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 OTC도 ETC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일부 OTC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것은 물론, 연구데이터 강화 등 근거 중심 마케팅을 통해 의약사의 신뢰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일부는 경미한 증상이나 보조제로서 처방되도록 대형병원 랜딩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한편 IMS Health 기준 제산제, H2블록커, PPI(프로톤펌프억제제) 시장은 2013년도 기준 약 3988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처방과 비처방을 합산한 OTC 품목 중 가장 높은 매출은 113억원의 개비스콘(레킷벤키저)이었고 104억원의 알마겔(유한양행)이 뒤를 이었다. 또 겔포스(보령제약) 88억원, 마그밀(삼남제약) 46억원, 알맥스(제일약품) 14억원, 디오겔(녹십자) 13억원, 노루모(일양약품) 13억원, 마그오캡슐(한국파마) 1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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