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공공의료사업지원단 발족, "공공의료 강화" 선언

민간의료기관, 특히 대학병원에서 공공의료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까?

인하대병원은 26일 ‘공공의료사업지원단 발대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공공의료사업에서 민간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26일 인하대병원 강당에서 열린 공공의료사업지원단 발대기념 심포지엄  

대학병원으로서 할 수 있는 공공의료란진료 외에도 예방, 건강증진 활동, 사회공헌 등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특히 더 이상 양적 팽창이 아닌 ‘가치’ 중심으로의 성장이 공공의료의 개념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인하대병원은 지난 3월 공공의료사업지원단을 공식 발족했다.

본연의 공공의료 활동은 지역 내 중증, 고난이도 진료를 맡고 있다는 점이다. 권역의료기관으로 선정되거나 지역 응급 의료기관, 권역 전문 질환센터 등의 운영사례를 들 수 있다. 정부 사업인 권역심뇌혈관센터, 중증신생아집중치료센터, 포괄간호서비스 사업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회공헌으로는 자발적으로 13개 원내 단체가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환경봉사, 보육원, 미혼모 시설, 취약계층, 독거노인 방문, 노숙자 진료, 정신보건센터 말벗 도우미 등이다. 각종 후원금으로도 지난해 213명, 4억 30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했다.

또한 지역 시민 건강공개강좌, 환자학생 보건교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시민홍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인하의료학생봉사단, 지역주민 건강증진사업 등 추가적인 교육과 건강증진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로도 개도국의 병원 시설과 장비교체, 보건의료시스템 구축, 보건의료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병원에서 8개국, 81명의 해외 연수생이 연수를 받고 돌아갔다.

특히, 인천시는 국립대병원이 없는 유일한 광역시다. 누군가는 국립대병원이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민간병원에서 할 수 있는 공공의료를 고민하고, 역할을 다할 방침을 세웠다.

인하대의료원 김영모 원장은 “공공의료는 국민이 필요로 하는 기본

▲인하대의료원 김영모 원장(왼쪽), 송준호 공공의료사업지원단장

적인 의료서비스와 건강서비스를 보장하는 공익적 사업을 말한다. 그러나 공공 의료기관은 민간에 비해 부족하고, 정부에서도 민간에서의 공공의료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며 “인하대병원은 인천 지역의 취약계층과 지역 주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공공의료 본연의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피력했다.

인하대병원 송준호 공공의료사업지원단장은 “이제는 사회공헌에서 더 나아간 의료 본연의 공공의료 활동을 강화하겠다”라며 "공공의료 개념이 공공보건의료기관 중심에서 서비스 기능 중심으로, 취약계층에서 모든 국민의 건강증진, 질병관리로 확대되고 있다. 민관협력 사업으로 전문성과 공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본연의 가치를 추구하는 공공의료, 정부와 병원이 나설 때" 

보건복지부의 계획을 봐도 이달 중 민간의료기관 공공성 평가 및 공공보건의료 수행방안 연구결과를 분석한 다음, 의료기관 공공성 평가제도 시행방안을 마련한다. 그만큼 정부 차원으로도 민간병원을 활용한 공공의료가 요구받는 시점이 됐다. 

인하대병원 예방관리센터 이원경 교수는 “병원이 치료에서 이제는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교육, 훈련, 인력지원을 통한 지역적 균형을 확보할 시기”라며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의료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복지부 주요 추진과제이며, 병원들도 권역 공공의료체계에 대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인천 지역의 여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인천 지역 주민들은 전국 평균에 비해 건강 상황이 좋지 않으면서도 질병이 생기면 서울 병원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우수한 의료진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공공사업을 한다면, 인천 자체에서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병원경영과 공공성이 상충되지 않는다. 적정진료를 제공하고 예방을 중시하고 양질의 인력을 양성하고 질병퇴치를 연구하는 등의 제 역할을 다한다면 상충이 아니라 공존이 가능하다”라며 “병원은 양적 팽창이 아니라 가치를 추구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인천시민들이 유입되고 공공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선행작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날 참석한 인천 지역 주요 보건의료 인사들도 공공의료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천시 보건복지국장 김장근 국장은 “인천광역시는 공공의료 지원단 운영에 대한 조례를 만들어 현재 인천의료원에서 위탁하고 있고, 백령병원 신축 개원으로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모자병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인하대병원도 대학병원으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시행하는 등 공공보건의료를 선도하는 인천이 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천광역시의료원 조승연 원장은 “공공의료는 사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본연의 행위를 가리키지만, 공공이란 개념은 그저 방만하고 무책임하다고 말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민간의 차선책이 아니라 기본적인 덕목을 가져 공공의료에 관한 별도 법률이 필요없길 바란다. 공공의료사업단과 인천 지역 주민들이 더 많이 혜택받도록 공공과 민간 모두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인천광역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임준 단장은 “인천시는 인구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그만큼 보건의료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인천시의 사망률 암,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자살 등의 사망률이 높다”라며 “반면 의료기관이 부족하고, 지역거점병원이 없다. 그만큼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단언했다. 

인천광역시 보건정책과 계재덕 과장은 “인하대병원은 처음 세월호 사건이 났을 때 트라우마센터를 무료로 진료하겠다고 나섰고, 곧바로 다른 병원에 확대됐다”라며 “민간의료기관이 90% 이상인 우리나라에서 민간에서 이런 역할을 한다면 인천 지역, 나아가 국민 보건의료 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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