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창업자 방한..."웨어러블 성패, 기술과 시장성에 있는 것은 아니다"

웨어러블 기기의 경쟁력은 기술력과 시장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분명한 ‘가치’를 주는 것이 핵심이었다. 착용하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패션 디자인을 기반으로, 소비자 행동을 의미있게 변화시킬 수 있는 제품을 목표로 했다.

웨어러블기기의 창시자인 핏비트(Fitbit)의 공동창업자 겸 CTO 에릭 프리드먼(Eric Friedman)은 21일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강연을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 핏비트(Fitbit)의 공동창업자 겸 CTO 에릭 프리드먼

 그는 닌텐도 위가 출시되고 밤새도록 게임을 하면서 제품의 영감을 얻었다. 손으로 잡는 컨트롤러 센서를 통해 전자게임 형태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처음 웨어러블기기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많은 연구와 분석을 토대로 스마트폰 이후의 색다른 모델인 핏비트를 내놓게 됐다. 센서를 통해 체지방, 체중, 수면 효율성 등을 자동으로 전달되게 하거나, 활동량, 걸음 수 소요 칼로리, 오른 계단수 등을 측정할 수 있다.

프리드먼 대표는 “과거에는 한쪽에는 디바이스, 다른 쪽에는 웹사이트를 놓고 디바이스를 보면서 개별적으로 수치를 입력해야 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행동이 바뀌지 않았다”라며 “자동 데이터 전송이 필요하며, 직접 입력해서는 절대 행동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핏비트 개발 초기에는 패션 디자인에 많은 연구를 했다. 동네 한 바퀴를 돌더라도 여성은 어느 정도 차려입고 간다는 것에 착안했다. 여성 옷에는 주머니가 없어 핏빗을 장착할 때가 없고, 착용하더라도 숨기고 싶을 때도 있었다. 패션 기능을 부각한 팔찌 형태의 핏비트 플렉스(Flex), 데이터만 전송되길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속옷에 부착하는 핏비트 원(One) 등의 추가적인 형태로 개발했다

▲대표 제품인 팔찌 형태의 Fitbit Flex


그는 “더 건강한 삶, 더 많은 운동, 더 충분한 수면 등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 중독성이 있어 핏비트에 빠져있다는 이야기가 늘어났다”라며 “운동하러 갔다가 핏비트를 놓고 와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는 사용자의 경험담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핏비트를 통해 운동에 대한 작은 노력을 인정해주면서 서로 공유하고 동기부여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 버스정류장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간 결정이나 등산하면서 정상까지 간 것도 칭찬했다.

그는 “핏비트 유저는 12주 후 이전에 비해 활동량이 43%이 늘었다고 한다. 개인마다 나름대로의 동기부여 방식이 다르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칭찬해주길 바란다. 가족, 친지들이 서로 격려해줄 수도 있고,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들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목표를 나누고, 목표에 도달하면 서로 응원해줄 수 있다. 웨어러블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정서적인 연결'에 주력한 것이다. 데이터가 취합되고 여기에 소셜미디어의 연결수단을 형성했다. 

그는 “사용자가 성취하는 목표를 토대로 동기부여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꼭 1등으로 활동량이 기록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나 더 잘했는지 확인 가능하게 하면서 동기부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핏비트는 대량의 생체데이터를 구축, 여기서 통찰력을 얻어 진화하고 있다. 친구를 얻으면 활동량이 27%가 더 늘어나는 사실을 발견했고, 소비자의 더 많은 친구들을 커뮤니티에 끌어오는 것을 과제로 보고 있다.

 


손목시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감동 그대로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올해 웨어러블기기 1920만대 판매를 예측했다. 그만큼 많은 제품들이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하드웨어는 패션에서 시작해 사람들이 착용하길 원하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핏비트는 지난해 웨어러블 시장점유율 67%를 기록하면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42개 국가, 3만5000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고, 올초 한국에서도 런칭했다. 미국에서는 직원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기업의 대량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야 직원 생산성이 높아져 기업경영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제품은 현재 가장 단순한 핏비트 집(Zip)의 60달러에서부터 100달러까지 책정돼 있다. 우선 저렴한 형태로 착용해보게 하고, 더 많은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확대하도록 했다. 무선 블루투스로 연결돼 안드로이드, 아이폰에 전송되고, 더 많이 동기화시키는 선순환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웨어러블은 17세기에 손목시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혁신 그 자체다. 당시 시계는 시간을 잘 알게 하면서도 패션아이템이 됐다”며 “웨어러블 역시 고도의 기술력을 묘기로 삶을 변화시켜 준다. 멋진 패션 아이템이 됐고 유용한 정보를 전달한다”고 피력했다.

대규모 센서나 기계 시스템이 부착돼야 했지만, 4mm짜리의 작은 칩에 모든 기술이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초소형 센서 하나에 고도의 기술이 집약됐다.

그는 “다음 단계의 웨어러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센서 기술력에는 그리 큰 관심이 없다. 대신 어떻게 해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고, 행동을 취하게 만들지를 연구하고 있다. 좀 더 걷게 하고 좀 더 움직이게 하는 것이 핏비트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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