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티브로 브리즈헬러
- LABA + LAMA 복합 흡입제

울티브로 브리즈헬러(코드명 QVA149)는 노바티스가 개발한 새로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로, 아직 국내허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강력한 효과와 안전성으로 벌써부터 차기 치료제로 거론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온브리즈로 시판되고 있는 인다카테롤(indacaterol) 성분에 글리코피로니움(glycopyrronium) 성분을 추가해 하나의 흡입제로 만들었다. 즉 LABA(지속성 베타2작용제)와 LAMA(지속성 항콜린제)가 합쳐진 최초의 약물이다.

기기 작동방식은 분말이 들어간 캡슐을 하나씩 넣어 환자가 호흡하는 DPI(건조분말흡입기) 방식이다. 외형은 기존의 온브리즈와 유사해 환자들이 새 제품에 낯설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다. 캡슐 내에는 인다카테롤 110㎍과 글리코피로니움 50㎍이 들어 있다.

주성분 중 하나인 글리코피로니움은 국내에 판매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씨브리(SEEBRI)로 명명된 LAMA 제제로 국내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는 티오트로피움(제품명 스피리바)과 같은 계열이다. M3 무스카린 수용체를 차단해 24시간 기관지 확장 효과를 나타낸다. 여기에 인다카테롤 성분이 더해져 이중 기전으로 강력한 호흡기 개선 및 확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울티브로 브리즈헬러는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가 한 개의 임상을 보유한 타 약물과 달리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연구를 바탕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전방위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IGNITE clinical trial PROGRAM’이 그 주인공으로 여기에는 52개국에서 모집된 1만명 이상의 COP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ILLUMINATE, SHINE, BRIGHT, ENLIGHTEN, SPARK, BLAZE, ARISE, BEACON, RADIATE, LANTERN, FLAME 등 11개의 다국가 무작위 3상임상이 포함돼 있다. 이 중 ILLUMINATE, SHINE, BRIGHT, ENLIGHTEN, SPARK, BLAZE, ARISE, BEACON 연구가 완료됐으며 일부는 저명 저널에 실린 상태다. 매년 호흡기학술대회에서 하나씩 발표되고 있어 이를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울티브로 브리즈헬러는 이러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안전성, 내약성, 폐기능, 악화, 삶의 질 분야를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 중 의사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연구를 꼽으라면 단연 ILLUMINATE와 SPARK 연구다. 경쟁약과 비교한 헤드투헤드 연구이기 때문이다. 두 연구 모두 2013년 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발표됐다.

ILLUMINATE는 1일 1회 울티브로 브리즈헬러와 1일 2회 세레타이드 500 디스커스를 비교한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다. 참고로 세레타이드 500 디스커스는 국내에서는 COPD 적응증이 없고 해외에서만 있다. 총 52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울티브로 브리즈헬러의 호흡능력 개선 효과(FEV₁ AUC 0~12h)가 세레타이드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오면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SPARK는 국내 COPD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티오트로피움과 비교해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서 악화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는지를 관찰한 연구로 주목을 받았는데 울티브로 브리즈헬러가 티오트로피움보다 14%를 감소시켜 악화 예방의 기능도 검증받았다. 뿐만 아니라 안전성에서도 유사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렇듯 울티브로 브리즈헬러는 단일제제 또는 기존 표준치료제 대비 뛰어난 호흡개선 능력을 확인한 데 이어 조만간 다양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추가로 나올 예정이어서 근거로 무장한 강력한 블록버스터를 예고하고 있다.
 



렐바 엘립타
- 플루티카손 + 빌란테롤 제제

호흡기 신약 렐바 엘립타(유럽허가명, 미국허가명은 브레오 엘립타)를 소개하기에 앞서 세레타이드(성분명 플루티카손 + 살메테롤)를 잠시 언급하고 넘어가자. 이 약은 호흡기질환 환자에게 한번도 처방해보지 않은 내과의사를 찾기 어려울 만큼 국내에서 많이 처방되는 인기 약물이다.

우선 세레타이드는 다양한 용량과 형태를 갖추고 있어 맞춤형 선택이 가능하다. 제품명 뒤에 붙는 디스커스와 에보할러는 장치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의미하는데, 디스커스는 환자가 직접 건조분말을 흡입하는 DPI(건조분말흡입기) 제형으로 원반 모양을 띠고 있고, 에보할러는 가스의 힘으로 분무해주는 주성분을 환자가 호흡하는 MDI(정량식분무흡입기) 제형이다. 마치 립스틱처럼 생겼다.

제품이 나온 지 꽤 오래됐지만 비슷비슷하게 생긴 제품이 많아 잘 처방하지 않을 경우 혼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호흡형 약물들은 환자의 호흡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호흡력이 약하면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효과가 나지 않는다. 두 가지 기기로 만든 것은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 것이다.

DPI의 경우 약물이 폐까지 도달하려면 높은 호흡능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환자가 어리거나 고령이라면 DPI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MDI를 고려할 수 있다. MDI는 주성분을 가스로 방출해주고 나온 성분만 깊게 호흡하면 되므로 상대적으로 호흡능력이 떨어지는 환자가 쓰기에 용이하다.

얼마전 영국 애버딘대학 호흡기내과 데이비드 프라이스 교수가 방한했는데 “제품 간 차이를 비교하는 시간에 환자들의 호흡능력 평가를 통해 디바이스를 추천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즉, 환자의 호흡능력을 최우선 고려해 선택하라는 의미이다.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용량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역시도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처방이 가능하다. 국내 허가받은 세레타이드는 모두 6개다. 에보할러는 50, 125, 250 디스커스는 100, 250, 500 등 용량에 따라 다양하다. 숫자는 모두 주성분인 플루티카손의 용량(μg)을 의미한다. 환자의 증상 정도에 맞춰 처방할 수 있다.

이 중 반드시 좀 더 알아야 할 제품은 세레타이드 디스커스 250이다. 우리나라에서 6개의 제품 중 유일하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적응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적응증명은 ‘만성기관지염과 관련된 COPD 환자의 기도 폐색 치료를 위한 유지요법’이다.

마지막으로 꼽을 수 있는 장점은 방대한 연구이다. 천식은 물론 COPD 분야에서 수만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그 중에서 COPD에 대한 효과는 TRISTAN, TORCH, OPTIMAL, INSPIRE, SUPER 연구를 비롯 2012년 코크란 그룹이 발표한 메타분석 연구에 잘 나와 있다.

서두가 좀 길었는데,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렐바 엘립타는 이러한 세레타이드의 장점을 그대로 갖추고 있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매우 기대되는 신약이다. 이 약제는 기존 복합제에 사용되던 성분인 살메테롤을 더 안정적인 빌란테롤로 대체하면서 투여 간격을 하루 2회에서 1회로 줄였다. 따라서 환자의 순응도를 높인 최적의 약물이다.

제품형태도 조금 바뀌었다. 원반형 모양에서 흡입이 보다 용이한 타원형이며, 현재는 DPI 형태만 나와 있다. 미국은 COPD 치료제로만 허가됐고, 유럽에서는 천식과 COPD 모두 가능하다.

이번 승인을 위해 유럽의약품청(EMA)은 총 7783명의 COPD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10건의 임상시험과 9326명의 천식 환자들을 충원한 가운데 진행된 18건의 임상시험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바 있다.

렐바 엘립타가 세레타이드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내과의사라면 한번은 처방하는 약물로 이름을 올릴지 주목된다.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측은 1일 1회로 24시간동안 효과를 지속하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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