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용 성균관의대 교수, 강북삼성병원 호흡기내과

 

최근 독감, 미세먼지 증가 및 큰 일교차로 인한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악화로 각 병원마다 응급실과 병실이 만원이 되고 있는 상태에서 최근 COPD 관련 최신지견에 대한 심포지엄이 있었다. 연자는 캐나다 UBC St.Paul’s hospital 소속 Don Sin 교수로 GOLD committee member로 활동 중이기도 세계적인 COPD 전문가이다. COPD 악화로 인한 입원률을 줄일 수 있는 전략과 관련된 기존 연구 결과들이 소개되었고 이를 위한 최적의 흡입치료제의 사용에 대한 강의가 있었고 국내 전문가들과의 토론이 있어 이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1년에 4~5회의 반복적인 COPD 악화로 잦은 입원치료를 받는 68세 환자의 증례가 소개되었는데, 하루 한 갑씩 26년 동안 흡연을 했고 20년전 금연했다. 폐기능 검사에서 FEV₁(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은 정상예측치의 30% 였으며 금연에도 불구하고 FEV₁의 감소는 빠르게 진행되어 왔다. 이 증례는 잦은 악화자(frequent exacerbator) 표현형을 갖는 COPD class D 환자로 증상이 많고 악화 위험이 높은 군이며 국내지침으로는 다군에 해당된다.

2010년 Hurst 등이 NEJM에 발표한 ECLIPSE 연구 결과를 보면 폐기능이 낮을수록 악화가 증가하여 GOLD III 또는 IV 환자의 33~47%에서 잦은 악화를 보였고, 병력상 잦은 악화력이 중요한 악화 예측인자였다. 최근 Han 등이 미국 21개 병원의 4484명을 대상으로 COPDGene 연구를 분석하여 Lancet에 발표한 결과에서도 class D 군이 전체 환자에서 가장 많은 41%였고 폐기능과 악화력에 따라 같은 군내에서도 연간 악화률에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Don Sin 교수는 fluticasone(FLU) / salmeterol(SAL) 복합제와 tiotropium (Tio)의 삼제요법이 Tio 단독군보다 33% 가량 입원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킴을 보여준 2007년 Aaron 등의 Optimal trial 결과를 제시하고 삼제요법이 잦은 악화자들의 입원률 감소에 가장 중요한 치료임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삼제요법 약제 선택시 고려 사항 중 최근 FLU 같은 inhaled corticosteroid (ICS)가 폐렴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어 어떤 ICS가 포함된 흡입제를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 졌다. 2008년에 발표된 INSPIRE 연구에서 FLU/SAL군이 Tio에 비해 유의하게 폐렴 발생률이 높았고, 최근 발표된 PATHOS 연구에서도 FLU군에서 budesonide (BUD)군보다 폐렴발생률이 높고 폐렴으로 인한 입원률도 45% 이상 높게 나타나서 FLU이 BUD보다 폐렴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었다. BUD에 상대적으로 폐렴 발생위험이 낮다는 PATHOS 결과는 2009년의 Don Sin 교수의 메타 분석과도 같은 결론으로 BUD에 의한 폐렴 발생 위험도는 1.05로 크지 않고 FLU보다는 상대적으로 폐렴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CS 제제에 따라 폐렴 발생이 다른 기전으로는 ICS의 약리학적 특성 차이에 기인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ICS 흡입 후 폐에 침착이 되면 고농도로 존재하면서 면역억제 효과를 나타나게 되는데 FLU은 BUD에 비해 10배 이상 면역억제 효과가 강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질친화성이 높아서 기관지 내에 오래 머무를 수 있어 국소적인 세균 증식과 폐렴 발생을 더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이 폐렴 발생의 차이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결국 BUD는 상대적으로 친수성과 면역억제 효과가 덜 하기 때문에 FLU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렴 발생이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에서 언급한 ICS 강도 차이 외에 입자의 크기 및 흡입 용기(device) 차이 또한 치료 효과와 부작용에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ICS 마다 입자 크기와 device 형태가 달라 폐침착률에 서로 차이가 있는데, 입자 크기는 폐침착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이며 5μm 이하의 크기가 치료의 주요 목표인 소기도에 침착될 수 있다. ICS의 폐침착률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 FLU DPI(dry powder inhaler)의 MMAD(mass median aerodynamic diameter) 5.4μm, BUD DPI 4.0μm로 폐침착률은 각각 15%, 32%로 차이가 있다. 흡입시 fine particle의 양에 따라 폐침착률과 치료 효과에 차이가 있는데 FLU diskus는 방출 용량의 10.9%만이 fine particle이지만 BUD turbuhaler는 방출용량의 51.5%가 fine particle로 폐침착률이 더 높은 요인이 된다.  

 

흡입제는 경구복용제가 아니므로 환자가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흡입제의 교육 또한 COPD 입원 감소에 중요한 요소인데, 최근 Tommelein 등이 Br J Clin Pharmacol 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734명의 대상 환자중 12%에서 흡입제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였는데 흡입 교육을 시행한 대상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중증 악화와 입원률, 재입원률 모두 의미있게 감소되는 결과를 보여서 흡입제 교육이 COPD의 경과에 미치는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임상의가 흡입제의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환자에게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고, 이는 흡입제의 사용률이 서양보다 현저히 낮은 한국에서 특히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결론적으로 COPD 환자에서 잦은 악화로 인한 입원을 감소하기 위해서 ICS와 기관지확장제의 삼제요법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되며 ICS 흡입제 선택시 입자 크기와 흡입 device에 따라 폐침착률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면서 폐렴과 같은 부작용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약제를 선택하고 환자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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