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임상 양상 반영한 맞춤치료 길 닦는 중

 


페노타입 연구 주로 중증환자 중심
페노타입 관련 연구의 최근 흐름은 특정 가설에 대한 규명보다는 환자군의 분류를 통한 관찰을 진행하는 방향이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연구인 미국 SARP(Severe Asthma Registry Program) 연구에서는 가설에 대한 규명이 아니라 FEV₁, 발생 연령에 따라 환자군을 분류하고 이후 나타나는 특징들을 관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SARP 연구에서는 기저 FEV₁ 68% 이상군과 미만군으로 분류하고, 68% 이상군의  최대 FEV₁ 108% 여부에 따라 2차적으로 구분하고, 68% 미만군에서는 최대 FEV₁ 수치 65%를 기준으로 나눈다. 추가적으로 기저 FEV₁ 68% 이상 최대 FEV₁ 108% 미만인 환자군은 발생연령에 따라 추가적으로 구분했다. 연령 기준은 40세다.

우리나라도 COREA 연구에서 흡연, 발생연령, 중증도(낮은 폐기능)를 기준으로 중증폐쇄성 천식, 흡연 천식, 초기 발현 아토피성(알레르기성) 천식, 늦은 발현 경증 천식 4개군으로 나눠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천식 페노타입 관련 연구들은 중증 환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중증 환자들이 현존하는 천식 치료제로도 조절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유숙 교수는 전형적인 양상인 기도 염증과 회복 가능한 기도폐쇄에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 지속성 베타2작용제(LABA)를 비롯 약물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고 지속적인 염증 양상을 보이며 회복 불가능한 기도폐쇄로 발전하는 경우를 중증 천식으로 정리했다.

조 교수는 “중증 천식 환자들은 5~10%로 집계되고 있고, 임상적 양상이 매우 다양해 페노타입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지만 자연경과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면서도, “페노타입이 명확하게 규명되면 특정 타깃 치료가 가능해진다”며 중증 천식 환자에서의 페노타입 중요성을 강조했다. 페노타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정확한 분류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컨센서스가 없는 상황이다. 국제천식기구(GINA) 가이드라인에서도 이에 대해서는 정리하고 있지 않다.

한편 조유숙 교수는 Airway Vista 2014 발표를 통해 천식에서 주요하게 나타나는 페노타입을 임상적 특징, 병리생물학적 분류, 자연경과로 크게 구분했다. 임상적 특징에는 알레르기성 여부, 연령에 따른 구분, 증상의 정도가 기준으로 제시됐다. 병리생물학적 분류 기준에는 유전자, 환경적 요소, 호산구 및 호중구, Th2 여부, 아스피린 과민성, 기도개형, 자연경과에서는 회복불가능한 기도폐쇄, 잦은 악화 호발 여부로 구분했다.

엔도타입, 페노타입 완성시켜줄 또다른 조각
페노타입이 중증 천식환자 및 난치성 천식환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의 실마리로 부각되는 가운데 엔도타입은 실질적인 치료 타깃을 제시해줄 수 있는 부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6년 천식의 임상적 구분에 대한 연구(Lancet 2006;368:804)를 발표한 미국 피츠버그의대 S. Wenzel 교수는 “중증 천식의 페노타입들이 연구를 통해 분류되고 있지만, 페노타입만으로는 면역학적 발생기전을 밝힐 수 없다”며 “생물학, 유전학을 통한 엔도타입과의 병행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Clinical & Experimental Allergy 2012;42:650).

현재까지 가장 잘 연구된 엔도타입은 Th2(T-helper type2) 세포 호산구 기도염증으로, 이를 타깃으로 한 IL-4, IL-5, IL-13이 잠재적 치료 타깃으로 제시되고 있다(JIFCC 2013;24:3). 개발되고 있는 잠재적 치료제들은 단일클론항체들이다.  IL-4 타깃 단일클론항체는 파스콜리주맙(pascolizumab), 피트라킨라(pitrakinra), 알트라킨셉트(altrakincept), AMG-317, 두필루맙(dupilumab) 등이 있고, IL-5 타깃 단일클론항체로는 메폴리주맙(mepolizumab), IL-13 타깃 단일클론항체로는 레브리키주맙(lebrikizumab)이 개발 중이다. 이들 약물은 대부분 임상시험 중이고, 특정 환자군에 대해 유의한 치료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Th1 세포형의 중증 천식환자를 대상으로 TNF-a 타깃 단일클론항체들인 에타너셉트, 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 골리무맙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천식 악화와 동반질환
천식 관리전략에서 페노타입과 함께 악화 관리에 대한 내용도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유럽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EAACI)는 2013년 천식 악화 및 중증 천식 관련 성명서(Allergy 2013;68:1520)를 통해 중증 천식과 함께 잦은 악화 호발성 천식 역시 주요하게 관리해야하는 천식의 페노타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명서에서는 “천식 악화와 중증 천식은 사망률 및 치료비용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천식 악화의 재발은 폐기능의 감소, 회복 불가능한 기류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에 관련된 3가지의 페노타입을 제시했다. 우선되는 페노타입은 불안정 천식(brittle or catastrophic asthma)로, 평소에는 경증 또는 무증상 양상을 보이지만, 원인불병의 갑작스런 중증 악화가 발생하는 타입이다. 이와 함께 천식 악화로 인한 요로감염 재발,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의 악화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이번 성명서에서는 선천성 면역결핍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악화 위험도가 높다는 점과 바이러스 감염과 알레르기 메커니즘 간 상호작용으로 악화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점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동반질환도 악화예방과 함께 천식환자의 예후 관리를 위해 확인 및 관리가 필요한 요소로 꼽힌다. 조 교수는 “이전 조사에서 천식환자 중 동반질환을 1개만 가지고 있는 환자는 13%뿐이었고, 대부분, 2~3개를 가지고 있었다”며 천식환자에서 다수의 동반질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5대 동반질환으로는 비강 질환, 감염 재발, 위식도역류질환(GERD), 불안장애·우울증 등 정신건강학적 질환, 수면무호흡증을 꼽았다.

한편 조 교수는 동반질환과 올바른 진단, 순응도, 잘못된 흡입기 사용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상적인 천식이지만 조절되지 않는 천식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12~30%로 나타나고 있는만큼 회복 가능한 기도폐쇄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TS·ERS TF, 천식 페노타입 분류

미국흉부학회(ATS)와 유럽호흡기학회(ERS)는 미국립심장폐혈액연구원(NHLBI),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와 함께 2009년 천식 페노타입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세계알레르기기구 자료에 따르면, 태스크포스 멤버인 NHLBI 폐질환부 James P. Kiley 박사는 “천식은 다양한 페노타입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일반적으로 정의한 자료는 없고 임상연구 발견에도 쉽게 적용할 수 없다”며 “태스크포스에서는 페노타입 정의를 통해 연구에 대한 이해도 증가, 적절한 연구 간 비교, 유전자형과 연관성 있는 페노타입의 규명 등을 과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는 페노타입을 천식의 임상적 특징과 동반질환, 천식의 바이오마커, 천식의 생리학 등에 초점을 맞춰서 구분했다. 이에 △발생원인: 알레르기성, 비알레르기성, 아스피린 악화성 호흡기질환, 감염 관련, 운동 유발성 △임상적 특성: 유아에서의 천식 전 바이러스성 천명, 다발성 천명, 악화유발 천식, 회복불가능한 기류제한이 동반된 천식 △염증마커: 호산구성 천식 및 호중구성 천식 9가지로 분류했다. 태스크포스에서 논의된 내용 중 많이 나타나는 페노타입에 대해 정리했다.

- 알레르기성 천식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페노타입으로, 주요 연구들에서는 45~88%의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소아 환자에서 호발하지만, 일부에서는 고령 환자에서도 유병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남성에서 더 일반적이고, 가족력의 영향을 받는다. 또 알레르기성 천식환자들은 비알레르기성 환자들보다 계절에 의한 변화폭이 더 크다.

- 비알레르기성 천식
알레르기성 민감도가 나타나지 않고 알레르겐에 대한 반응이 없으며, 알레르기성 천식에 비해 IgE 반응이 정상이거나 낮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성인에서 늦은 시기에 발생하고, 여성에서 호발한다. 유병률은 10~33%로 가족력은 큰 영향력이 없다. 계절성 또는 알레르겐 노출에 대한 연관성이 적지만, 알레르기성 천식보다 중증으로 나타나고,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반응도 낮다.

- 아스피린 악화성 호흡기질환(AERD)
천식환자에서 유병률은 3~5%로 나타나고 있지만, 성인 천식환자에서는 21%, 소아에서는 5%로 나타난다. 아스피린이나 다른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제(NSAID)에 천식성 반응이 나타나고, 지속적으로 혈액 호중구증가증 소견을 보인다. 평균 발생 연령은 30~34세로 보통 중증으로 나타나지만, 비용종성 만성 비부비동염이 동반된 20세 이상 성인에서도 발생한다. 난치성 천식과 연관성을 보이고, 외래 천식 환자에 대한 주요 위험요소로 간주된다. 이 환자군에서는 아스피린으로 인해 중증~치명적인 천식 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 유전자와의 연관성은 드물게 나타난다.

- 악화유발성 천식
이들의 비율은 전체 천식환자에서 20%지만, 천식 관리 비용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악화유발성 천식은 FEV₁이 낮고 흑인, 폐렴 병력에서 호발하고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며, NSAID 악화성 기도질환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보인다. 여성의 경우 월경과 함께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천식 증상이 악화되고 PEF가 69% 미만으로 나타나며,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나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용량을 2배 이상으로 해야 한다.

- 감염 유발성 천식
호흡기 감염은 질환의 발생, 악화 등과 연관성을 보이고, 이는 동반질환 상태가 천식 조절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질환의 지속성 또는 중증도에도 연관성을 보인다. 천식의 발생에 영향을 주는 감염원인으로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라이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 등이 있고, 악화에는 라이노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인플루엔자(파라인플루엔자), 코로나바이러스, 천식의 지속성 및 만성화에는 아데노바이러스, 클라미디아, 마이코플라스마가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천식의 진단과 치료에 영향을 주는 동반질환 및 기여요소로는 음식, 비부비동염(알레르기성, 비알레르기성, 감염, 비용종 등), GERD, 성대기능부전, 비만, 골다공증, 정신건강학적 질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임신, 흡연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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