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아이 중심 출산 강조하는 'EASY BIRTH' 개소

일부 산부인과병원 사이에서 늘어나고 있는 '자연출산센터'가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강북삼성병원이 지난 12일 오픈했다. 국내 출산 건수가 감소되고  상급종합병원에서는 규모를 축소하는 상황인 만큼 주목되는 행보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계현 진료과장(왼쪽부터)과 전호경 진료부원장, 신호철 원장, 이교원 교수 등이 12일 자연출산센터 오픈식에서 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자연출산센터 'EASY BIRTH'는 '순산'이란 뜻으로 병원 또는 의료진이 주체가 되어 아기를 태어나게 하는 분만(Delivery) 개념과는 다른 '출산(Birth)'을 테마로 한다. 슬로건은 '편안한(Cozy), 믿을 수 있는(Reliable), 품격있는(Dignified) 출산'으로 정했다. 센터장은 평소 자연출산을 강조해온 산부인과 이교원 교수가 맡는다. 

 'EASY BIRTH'는 촉진제 등의 약품을 쓰거나 간호사와 조산사가 출산을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행위 등의 의료개입을 하지 않는다. 또한 산모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무통주사,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을 뿐더러 산모에게 인격적 모독이 될 수 있는 관장과 제모를 없애고, 내진도 최소화한다. 

대신 태아가 온몸으로 오감을 각인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준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엄마, 아빠와의 눈맞춤 시간을 가진다. 탯줄을 자르지 않고 엄마, 아빠의 가슴위에서 휴식을 취하게 하는 '캥거루 케어'를 통해 촉각을 경험하게 된다.

엄마, 아빠의 아기를 위한 응원 목소리를 통한 청각과, 모유수유를 통한 미각과 후각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오감의 각인' 시간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태반을 벗어난 낯선 환경에서의 공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산 중에 일어나는 모든 진통을 태아와 산모 그리고 함께 있는 남편이 온전히 느끼게 한다. 단지 의료진은 산모와 태아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생의 순간을 준비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준다. 고통을 함께 공유한 아이와 산모, 남편은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공명방, 버딩방으로 명명된 출산공간은 민감한 산모를 위해 온도조절이 가능한 온돌방에 침실, 고급 욕조를 갖추고 친환경 소재로 마감한 1인실로 꾸며져 프라이빗한 환경을 조성했다. 
 
'EASY BIRTH'는 신생아실, 신생아 집중치료실, 일반 분만실과 인접해있다. 대학병원의 전문 의료진과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며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일반 개인병원은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이 없어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어려우나, 대학병원만의 응급진료시스템이 이점을 준다고 자신했다.

대신 자연출산은 산모와 태아 모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임신 전, 초기 임신부와 임신 30주 전후 과정의 투트랙 교육을 진행한다. 전문조산사가 진행하는 자연출산 준비교실을 통해 아직까지 낯선 개념으로 이해되는 자연출산에 대해 이론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된다. 또한 실전 교육인 자연출산 리허설교육과 자연출산 체조교육을 통해 자연출산을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된다.

이교원 센터장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올바른 태교와 자연출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태교와 출산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 태어나고 있는 아기들이 앞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이기 때문이다. 자연출산센터를 통해 이전의 병원 중심 분만이 아닌 아이 중심의 출산을 강조하는 올바른 태교와 출산문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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