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과 다른 전략…“잘할 수 있는 체외치료기기 선정해 개발해야”

체외치료기와 창조경제

배하석
이화의대 교수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제1의 국정목표를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로 선정했다. 이에 따른 추진전략이 제시됐으며, 가장 핵심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동력 강화로 '보건산업 미래산업으로 육성'과 '고령 친화산업 육성'이다.
헬스케어산업은 창조경제 이행을 위한 핵심산업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분야로 뽑힌다. 의료기기 산업은 융복합 신의료기기 R&D 강화,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지원, 융복합 서비스(u-Healthcare) 시범사업, 고령자 복지형 헬스케어 융합제품서비스, IT기반 스마트케어 기술개발 등의 추진계획에 힘입어 창조경제를 지원하고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있어서 크게 고려돼야 할 요소는 기술혁신(innovation)과 수요자 요구(needs)가 있다. 한국은 이미 첨단 반도체, IT를 통한 첨단 산업의 리더이자, 의료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의료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 환경적 변화에 따라 유망 분야로 주목 받고 있는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있어 한국의 역할 또한 유망주로 꼽힐 만하다.

대부분 국가의 보건의료정책은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형평성있는 의료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한 재원과 정책적 관리를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창조경제가 내세우고 있는 융합, 창의, 효율과 상반되는 입장에 있다. 그럼에도 의료기기는 창조경제의 주요 요소인 융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이로 인한 고용확대가 가능한 분야이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인한 예방중심의 의료와 개인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 증가는 신의료기기와 이를 이용한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요구하게 될 전망이다.

의료기기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80% 이상의 시장규모를 글로벌 선진국이 점유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세계 시장 속에 생산력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은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매출액, R&D 투자, 종업원 수 등 모든 면에서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주로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의공학 관련 학교의 벤처기업 생성, 우수 의료진의 의료기기 기술개발 등의 노력으로 일궈내고 있으나 아직 기업 성공률이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음파영상진단장치, 치과용 임플란트 등 일부 품목이 벤처기업을 모태로 세계시장을 점령하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꾸준한 지원에 의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은 기술혁신을 통한 시장진입, 매출증대, R&D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중소기업의 자생적 기술혁신이 가능한 임계규모에 다다를 수 있도록 정부의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역할은 필수적이다.

반면 대기업은 생산규모 확대를 통해 효율성과 성장성 확보가 가능하다.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한결 같이 대규모 R&D 투자, 우수기술을 보유한 전문 중소기업 인수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 및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미래 의료기기 산업에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들의 참여로 인해 협력기업의 고용 창출 및 성과창출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금까지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R&D 투자 및 기반 조성 등의 양적 성장은 중장기적 지원이 부족하고 산발적인 지원으로 인해 질적 성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창조경제의 기본 목표에 따라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정부 지원이 매우 절실한 입장이다.

정부와 국내 기업들도 의료기기 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공룡과 같은 외국기업과 경쟁을 하기 위해 그들과는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우리가 주로 잘해왔던 분야를 보면 체외치료기기 분야가 많다.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고 남들보다 앞설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체외치료기기라고 생각한다. 전세계적으로 레저 활동의 증가와 스포츠의 활성화로 인해 근골격계 통증관련 의료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이기 때문에 우리의 기술력을 가지고 가장 개발 가능성이 높은 혁신적인 통증치료관련 체외치료기기를 선정해 개발해야 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임상경험을 가진 의료진과 기술력을 가진 혁신적인 중소기업이 함께 할 경우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틈새를 뚫을 만한 충분한 잠재적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최첨단 기술의 개발만 추구하는 것이 궁극의 목적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해당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의 맞춤형 의료기술과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맞춤형 의료기기의 개발과 보급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가적으로도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맞춤형 의료기술과 의료기기 개발과 수출dmf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체외치료기기 개발 산업 참여를 유도하면, 창조경제 활성화와 국가 브랜드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