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ert M. Wah 차기 미국의사협회장 강조

 

"의사는 전문가로서 환자들을 대변해 리더로서의 역할을 사회에서 수행해야 한다. 또 환자들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의료에 대해 권위 있는 목소리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야 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신뢰 위에서 특정 보건의료 이슈와 관련해 지역사회 환자들의 더 나은 건강을 위해 그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면 그들은 동참한다. 의사는 긍정적 변화의 선도자가 돼 국민의 건강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의 신뢰는 매우 가치 있지만 얻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1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Robert M. Wah 차기 미국의사협회장은 미국의사회 비전선언문은 "미국의사회는 의사들이 환자를 도울 수 있도록 의사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의사와 환자·국민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아시아계 2세로 첫 미국의사협회장에 선출돼 오는 6월 10일 취임하는 그는 먼저 최근 엄청난 변화의 한복판에 있는 미국의 보건의료개혁과 관련해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의료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있는 사안이기에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한 후 "이 변화는 접근성 보장 확대, 복지·예방 증진, 환자들에 대한 더 나은 건강결과를 위한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의사의 전문지식과 의료기술이 뛰어나지만 접근성에 제약을 받는 무보험자들이 많다. 또 민간보험과 공공보험의 비효율적이고 낭비되는 조합으로 인한 문제가 많아 21세기 의료 환경에 맞는 보건의료시스템의 개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의사들은 잘 인지하고 있으며, 미국의사협회를 통해 어떻게 보건의료시스템이 개혁돼야 하는지를 꾸준히 지원해 왔다.

한국은 전국민건강보험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미국과 다르다. 미국은 현재 보건의료시스템이 포괄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의료비는 급속히 상승하고 있고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결여된 사람들이 많다. 인구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만성질환(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개혁법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건강보험개혁법은 일차의료서비스와 만성질환자에 대한 지원을 증대하고(전문서비스 감축 없이), 서비스 제공에 있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며, 예방서비스 및 서비스 조정을 개선함으로써 팀 체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통합된 팀 체제는 의사가 주도된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통합된 팀으로서 환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들에게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근거 기반 임상 가이드라인을 통해 서비스의 조정을 가능케 하는데 책임의료기구(ACO)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건강보험개혁법이 통과된 이래 250여개의 ACO가 창설됐고 미국의사협회에서는 이러한 기구를 개발하는데 있어 강력한 목소리를 내왔다. 400만명의 국민이 ACO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의사가 이러한 기구의 절반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의사의 연합된 목소리가 강력한 힘을 발휘한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메디케어에 있어 지속가능 목표진료비(SGR)는 현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는 양질의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 미국의사협회에서 미 의회에 이를 폐지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2013년 미국의사협회는 Fix Medicare Now 캠페인을 통해 78만개의 이메일과 6000통의 전화를 걸어 의회에 변화를 요구했다. 

Wah 차기 미국의사협회장은 이러한 노력이 불합리한 지불제도의 폐지를 이끌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사협회의 3대 전략을 소개했다. 3대 전략은 서비스 제공·지불제도의 개선을 통한 의사의 만족도 향상, 의학교육의 개선, 환자들의 건강결과 향상을 통한 의사들의 성공적 미래 보장이다.

먼저 의사만족도는 예측 불가능한 소득, 업무량 증가, 행정적 방해, 자율성의 손실, 전자의무기록에 대한 우려 등으로 낮은 편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진료 도구와 자원의 개발, 더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모델의 개발, 전자의무기록의 활용편의성 개선, 법적·규제적 방해물 제거, 새로운 제공 모델에 있어 의사의 리더십 보장 등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으론 의학교육의 개선 노력이다. 현재는 팀 체제를 통한 수련이 부족하고, 수련이 주로 입원 위주로 되어 있어 의사들의 외래경험이 부족하다. 학생들이 점점더 복잡해진 의료제도에 있어 비즈니스 교육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1100만 달러의 장학기금을 마련했고, 작년 전국 의과대학의 82%가 의학교육 개선관련 계획서를 제출했다. 의대들이 점점 팀 체제 서비스, 인구보건, 만성질환관리 등으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의사협회는 이 중 11개 의대를 선별해 5년간 장학기금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의 건강향상을 위해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비용손실을 유발하는 관상동맥질환과 제2형당뇨병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당뇨병은 에이즈와 유방암을 합한 것만큼의 사망자를 유발한다.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의 1/3을 차지한다. 당뇨병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YMCA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YMCA는 의사의 의뢰로 건강한 식이습관과 신체적 활동습관 등의 생활습관 교정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의사들로 하여금 당뇨병 보유 메디케어 환자들을 지역 YMCA에 의뢰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한 피드백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3개주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으며, 향후 전국으로 확대한다. 관상동맥질환과 관련해서는 우선 고혈압에 집중한다.

미국에서 3000만명의 환자가 정기적 서비스를 받고 있고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 존스홉킨스병원과 협력해 고혈압 관리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계획을 통해 환자의 건강결과 향상과 비용의 절감을 꾀할 수 있고, 의사들은 지속가능하고 전문적으로 만족하는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며, 21세기 의학에 맞도록 수련된 의료인을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사협회는 대의원회가 최고에 있으며, 대의원회는 50개주 의사회, 전문과목학회, 군진, 다양한 민족·인종집단을 대표하는 541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된다. 의대생, 전공의와 펠로우, 병원종사의사, 집단개업의 등도 대의원회 구성원으로 포함된다. 미국의사협회의 모든 정책은 대의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고 있다.

Robert M. WAH 미국의사회 차기 회장은 오리곤 건강과학대학에서 의학사(MD)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해군 의료센터에서 산부인과 레지던트 수료, 하버드 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서 생식내분비학을 전공했다. 이후 하버드 의과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산디애고 대학 등에서 강의했다.

미국의사회 젊은의사모임 의장, 17년간 미국의사회 대의원, 2011~2012년 미국의사회 이사회(Board of Trustees) 의장, 미국의사회 장기발전전략기획위원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2013년 6월 미국의사회 차기 회장에 당선돼 오는 6월 10일 취임 예정이다.

특히 건강정보기술(health information technology) 전문가로 미 국방부 해군건강시스템에서 수석 공보장교(associate chief information officer), Computer Sciences Corporation의 수석 의료관 (chief medical officer),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산하 국가건강정보기술 조정관실(Office of the National Coordinator for Health Information Technology) 수석 부조정관을 역임했으며  2012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의사 5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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