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연구보고서 발표, 자녀 양육 관련 휴가 및 업무재배치 '절실'

간호사들은 3교대로 인한 불규칙한 근무와 과중한 업무량, 낮은 임금 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의료현장을 떠난다.

이에 따라 다양한 자녀양육 휴가를 신설하고 임신기 간호사의 업무재배치, 근무 시간 내 인수인계, 표준 급여기준 등의 마련이 시급하다.

9일 대한간호협회와 이화여대 간호학부 이건정 교수 연구팀은 ‘경력단절 간호사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무작위로 추출한 전국의 경력단절 간호사 1073명을 대상으로 2013년 11월21일∼2014년 1월8일까지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력단절 간호사 10명 중 8명이 취업경력이 10년 이내였으며, 46.5%는 퇴직 당시 나이가 29세 이하였다. 또 경력단절기간은 5년 이내라는 응답이 59.6%로 가장 많았다.

특히 경력단절 간호사 중 49.8%는 퇴직시 월 200만원 이하의 낮은 임금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46%는 이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현장을 떠난 이유로는 74%가 '임신과 출산, 육아문제'라고 답했고, 간호사로서 근무당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절반에 못미치는 44.8%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화여대 간호학부 이건정 교수는 "간호사들이 불규칙한 근무와 과중한 업무량, 낮은 임금 등 구조적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결혼, 출산, 양육 등 여성생애사라는 두 가지 차원이 결합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재취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경력단절 간호사의 재취업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92.4%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이에 대한 이유는 '내 일을 갖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58%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경제적 필요에 의해서'(30.9%),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7.7%) 등이 뒤를 이었다.

재취업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는 '자녀양육'(64.5%)이 가장 많았으며, '재취업에 대한 두려움'(14.9%)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경력단절을 해결하려면 다양한 자녀양육 휴가를 신설하고 양육비지원, 육아휴직, 가족 돌봄 휴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임신기 간호사의 업무재배치, 간호사 인력 확충, 간호사 직제개발, 선택적 근무제, 근무 시간 내 인수인계, 시간외 수당 지급 의무화와 연차 활성화, 표준 급여기준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간호대학 교과과정 개선을 통한 직업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과정 개발, 직업탐색 프로그램 이수, 다양한 인턴십 프로그램, 실습교육 내실화, 인성교육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보고서에서는 간호협회가 표준 근로계약서를 개발하고 간호사의 권익 옹호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협회가 나서서 간호수가 연구 및 개발을 실시하고, 간호사의 업무 자율성과 독자적 역할이 명시된 법안 및 제도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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