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아산 등 적자와 흑자 뜯어보니...한 푼이라도 아껴야 간신히 흑자?

서울대병원 2013년 회계결산 -252억, 서울아산병원 941억
인건비 비중 서울대 43.6% vs 서울아산 35.0%  

 

국립대병원이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채 2013년 실적을 마감했다. 이를 지켜본 의료계는 당연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그렇다면 국립대병원은 정말 치료하지 못하는 환자를 치료하거나 의료급여 환자가 많아서, 아니면 본연의 연구와 교육의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에 적자일까?

이에 공공기관 알리오와 국세청 공익법인 회계결산 자료를 토대로 흑자인 민간병원들과 비교를 통해 수익과 비용 내역을 들여다 봤다.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서울대병원은 적자를 기록했고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서울아산병원은 흑자다. 둘다 의료이익은 적자, 의료외이익에서는 흑자를 냈다. 특히 아산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900억원을 적립하고도 41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의료수익 증가율이 의료비용 증가율을 이기지 못해 의료외이익에서 400억원의 흑자를 내고도 당기순이익에서 -251억 9726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세부 지출 비중을 따져보면, 서울아산병원은 수입합계 1조6929억원 중 의료수익은 1조 4974억1847만원(만원단위 반올림), 의료비용은 1조6776억6132만원이다. 

의료비용에서 차

▲서울아산병원은 인건비 비중을 35%까지 줄인 것이 서울대병원과의 차이점으로 보인다.  
지하는 비율은 재료비 4967억399만(29.6%), 급여 5404억8483만(32.2), 퇴직급여 472억4108만원(2.8) 등이다. 보험료 5억7735만원(0.03), 복리후생비 661억8611(4.1) 등도 직원들을 위한 비용으로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관리비에 포함되는 감가상각비 780억9352만(4.7), 임차료 5억4862만,  여비교통비 6억114만, 차량유지비 81억4375만, 교육훈련비 30억3734만, 소모품비 29억2257만, 광고선전비 15억4070만원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의료수익 8277억1596만원이고 의료비용 8898억 1940만원이다. 이중 재료비 2689억7570만원(30.2)는 아산과 비슷했다.

급여 1432억 6796만(16.1), 수당 1369억 0468만(15.4) 기타 598억6749만(6.7)원을 합친 급여총합 3400억4013만원(38.2), 퇴직급여 481억991만원(5.4)의 비율을 보면 아산보다 인건비 총합 비율이 약 8.6% 가량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임차료 170억4293만(1.9), 감가상각비 485억6010만(5.5), 복리후생비 414억1553만(4.7) 교육훈련비 82억9272만(0.9) 등 직원들을 위해 쓰는 경비에서는 아산보다 비중이 약간 높았다.

서울아산병원은 의료외비용으로 처리한 사회사업비 53억1472만원이 서울대에서는 의료비용

▲눈에 띄는 서울대병원 관리비 일부 내역
지출에 있었다.

특이할만한 점은 서울대병원의 연구비 141억7282만원, 부서운영경비 111억8947만, 외주용역비 302억4155만, 포상비 4억1192만, 조사분석비 8357만원 등은 아산에는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기타' 처리하거나 아예 없는 비용 항목들이었다. 
 
강원대병원vs세종병원 인건비 비중 비슷
의료이익, 의료외이익 적자와 흑자 차이  

500병상 전후의 매출이 비슷한 강원대병원과 세종병원의 명세서도 비교해봤다.

강원대병원은 의료수익 835억7104만원이며 의료비용 886억5443만원으로 의료이익에서 적자를

 ▲재료비, 인건비, 관리비 비중은 두 병원이 유사하지만 의료이익, 의료외이익에서 흑자를 낸 세종병원은 최종적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기록했고, 의료외이익 15억원을 합쳐 당기순이익-35억 3383만원으로 최종 마감했다. 

의료비용 중 재료비 264억8649만(30.0), 급여 348억2192만(39.3), 퇴직급여 43억1642만(4.9), 보험료 5713만, 복리후생비 34억591만원(3.8) 등의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에 임차료 9억5398만(1.1), 감가상각비 59억2945만(6.7), 교육훈련비 1억8126만, 소모품비 5억1921만, 광고선전비 2124만, 외주용역비 40억41만(4.5)와 연구비 11억2116만원(1.3) 등이 있었다.

세종병원을 보면  의료수익 850억5739만원 대비 의료비용 827억3613만원이었다. 이중 재료비가 281억6714만(34.0), 급여 336억2059만(40.6), 퇴직급여 23억8649만(2.9), 보험료 8634만원 등으로 강원대병원과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감가상각비 48억1034만(5.8), 교육훈련비 2억9381만(0.4), 복리후생비 35억3463만(4.3) 등도 국립대병원 못지 않게 쓰고 있었다.  

대신 광고선전비 1억9044(0.2)는 오히려 강원대병원보다 훨씬 더 썼다. 대신 강원대병원의 의료외이익은 15억원인 반면, 세종병원은 의료외비용 지출이 크지 않으면서 의료외이익에서 31억원의 흑자를 냈고, 고유목적사업준비금 44억4000만원을 적립하고 당기순이익 9억1531만원으로 마감했다. 
 

민간병원보다 연구비, 외주용역비 등 더 쓰는 듯 
부대사업은 국립대병원마다 다르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  


서울대-서울아산, 강원대-세종병원에서 보면 항목이 다른 것은 비용 지출에서 인건비 아니면 외주용역비, 연구비 등의 관리비 차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고대구로병원은 연구비, 외주용역비 등의 관리비가 충남대병원보다 적었고, 충남대에는 조사분석비, 포상비 등의 별도 비용 항목이 있었다.
 지출 항목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다른 병원도 연구비, 외주용역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사립대병원과의 비교를 한 번 더 시도했다. 1000병상 정도로 비슷한 규모의 고대구로병원과 충남대병원 실적을 살펴봤다.

아직 2013년 회계결산 전인 고대구로병원은 2012년 자료를 토대로 의료수익 2365억1910만원, 의료비용이 2239억2130만원을 확인했다. 인건비(급여, 퇴직급여) 1093억2488만(48.8), 재료비 790억1470만원(35.2)이면서도 의료이익 125억978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관리비 항목에 연구비 4억4364만, 외주용역비 60억1385만원이 있었다. 의료외수익 81억9990만원, 의료외비용 90억5031만원으로 의료외수익에서는 오히려 적자를 기록했지만, 의료이익 흑자로 인해 당기순이익 117억4740만원에 달했으며,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 30억을 합쳐도 147억원에 달했다.

충남대병원 2013년 결산을 보면 의료수익 2700억2495만, 의료비용 2926억9428만원이고, 의료이익에서 -226억 적자에 힘입어 84억원의 고대병원보다 훨씬 높은 의료외이익을 거두면서도 당기순이익 -184억1600만원 적자 수치를 남겼다. 

의료비용에서 인건비 1223억3937만(41.8), 재료비 964억5840만원(33.0)으로 오히려 사립대인 고대보다 적은 비중이었다. 다만, 유사한 규모의 고대구로병원보다는 좀 더 많은 수준의 연구비 10억8302만, 외주용역비 93억1852만원 등이 있었고 조사분석비, 포상비 등의 항목이 추가적으로 더 있었다.

결론적으로 국립대병원이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건비 비중을 줄여 의료이익 자체를 높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노조 등의 문제로 불가능하다면 연구비, 외주용역비, 포상비 등의 관리비를 삭감해 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국립대병원 뿐만 아니라 적자를 보고 있는 병원 모두 마찬가지다. 아니면 부대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들은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국립대병원의 특수성을 살려야 하는 주장이 있는 반면, 경영효율화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국립대병원 보직자는 "일반 병원과의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 국립대병원은 본연의 연구와 진료 목적에 충실해야 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투자에 나서지 않아 부대사업도 확대할 수 없다. 국립대병원 우선 급여가 사립대병원보다 낮은 수준이고, 다른 병원은 규정을 무시한 채 펠로우, PA 등의 과잉 채용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석했다.

다른 사립대병원 관계자는 "국립대병원은 어려움 속에서도 직원을 위한 혜택을 줄이지 않거나 비용절감에 둔감하다. 소위 말하는 '철밥통'으로 은근한 구조조정 압박이나 진료수익, 검진수익의 압박이 적다. 국립대병원은 국책연구 수혜를 많이 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연구비 지출도 국립대의 특수성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꼭 필요한 재료비, 인건비 비중이 이미 70%가 넘고 의료비용이 의료수익을 훨씬 초과하는 지출 과잉은 국립대나 사립대병원을 포함한 민간병원 모두 같은 상황. 더이상 줄일 비용이 그리 없는 만큼, 이대로 가다간 현재 흑자를 내고 있는 병원들조차 조만간 위기에 닥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대다수다. 

병원 관계자들은 "민간병원들도 마른수건짜듯 부족한 직원을 쪼아가면서 겨우 버티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적정수가를 보장받지 못한 상태에서 4대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나 3대 비급여 폐지 등의 정책 추진이 이어지다간 직원은 직원대로 죽어나면서도 병원은 수익을 내지못해 문닫아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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