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8곳 의료법인 공시자료 분석, 매출 주춤해도 비용 그대로인 병원도

건강보험 재정과 인구 증가는 제한적이지만 병원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나눠갖는 '파이'가 줄어들면서 대다수 병의원들이 줄어든 환자수에 따른 이익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제자리를 지켜도 결국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올 지경이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지만 환자가 늘어나고 이익이 늘어나는 병원들도 있다. 848곳에 달하는 의료법인이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를 모두 마친 가운데, 눈에 띄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병원을 살펴봤다. 공익법인 공시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한 병원들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북삼성병원.을지병원.대전선병원 등 이익증가 선방  
보바스.한림.부민.나사렛.충무 등 매출 두자리수 증가...우리병원 200% 성장

의료법인 설립요건을 보면 3인 이상 의사가 상시 근무하는 진료소를 개설하는 재단, 개설하는 병원에 필요한 시설과 필요로 하는 자금 구비, 시도지사의 인가 등이다.

의료법인은 공익법인의 성격 상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고유목적사업 수행을 위한 공시제도가 도입돼있다. 일반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공익법인의 활동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의료법인 중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병원은 대체로 의료수익이 늘어나면서 이익도 성장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 병원은 재료비, 약품비, 인건비 등의 비용도 함께 증가했으나 수익의 증가폭을 더 크게 키우면서 당기순이익이 덩달아 늘어났다.

 
삼성의료재단 강북삼성병원은 2012년 3011억 6329만원(만원단위 반올림)에서 2013년 3280억1069만원으로 8.9% 성장했으며, 당기순이익도 9억6435만  20억101만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을지병원은 2012년 1111억2502만원에서  2013년 1156억2408만원으로 40억원 가량 증가했으며, 덩달아 당기순이익은 -58억7021만원에서 14억3563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훈의료재단 대전선병원은 1130억8076만원에서 1298억7066만원으로 14.8% 성장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9억5104만원에서 8876만원 등으로 흑자 전환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11개 전문센터와 혈액투석평가 최우수를 기록한 루가의료재단 인천나은병원은  2012년 452억3573만원에서 2013년 482억5125만원으로 늘었고, 동시에 당기순이익도 2012년 7억8839만원에서 2013년 8억 6405만원을 기록했다.  

규모를 키운 인성의료재단 인천 한림병원은 438억8055만원에서 521억4280만원으로 무려 18.8%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44억7647만원에서 -24억5552만원으로, 투자 등의 요인으로 발생했던 적자폭을 2배로 줄였다.

이것 저것 진료과목에 포함시키기보다는 한우물을 파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는 병원들도 있다. 심장수술로 유명한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은 2012년 803억4559만원에서 2013년 850억5739만원으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44억4000만원을 적립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38억6462만원 늘어났다.  

재활전문병원을 표방하는 늘푸른의료재단 보바스기념병원은 351억3625만원에서 407억0788만원으로 15.9% 성장률을 보였고, 당기순이익 1억6330만원에서 1억6585만원으로 마감했다. 단, 이익증가액은 255만원에 그치면서 이익률 자체를 높이지는 못했다.

건양의료재단 김안과병원은 2012년 매출 401억5365만원에서 2013년 425억6645만원, 2012년 당기순이익 18억1464만원, 2013년 19억7075만원을 기록했다. 한길의료재단 한길안과병원은 2012년 매출 194억9151만원에서 2013년 201억4882만원으로, 당기순이익은 7억254만원에서 9억8802만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우리의료재단 김포우리병원은 295억5582만원에서 609억0345만원으로 매출이 무려 2배 이상 늘었으며, 지역 최우수응급센터 선정 등의 쾌거를 달성했다. 국고보조금 19억2092만원 등도 이익에 보태면서 당기순이익 2012년 2억6447만원에서 2013년 8억7847만원을 기록했다.  


지방병원들도 성장세...지역거점병원 공고히  
포항세명기독, 구포부민, 부산봉생, 좋은삼선 등 부산경상권 강세

잘 나가는 지방 병원들도 다수 확인됐다. 지역거점병원으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는 모습을 알 수 있었으며, 부산경상권이 특히 강세였다.  

포항세명기독병원은 2012년 매출 761억3963만원에서 2013년 830억2161만원으로, 당기순이익 36억1016만원에서 41억6878만원으로 이익을 기록했다. 

인당의료재단 부산 구포부민병원은 2012년 매출 824억3956만원 909억9994만원으로 두자리 성장을 했고, 당기순이익은 -6억0800만원에서 26억1246만원으로 32억원 가량의 이익 증가를 보였다.  

정화의료재단 부산봉생병원은 2012년 매출 692억474만원에서 2013년 734억9146만원으로, 2012년 당기순이익 7억0455만원에서 2013년 8억6117만원을 기록했다. 

은성의료재단 부산 좋은삼선병원도 1198억6517만원에서 1309억8517만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6억5622만 64억1394만원 등으로 매출, 당기순이익 모두 껑충 뛰었다. 

나사렛의료재단 인천 나사렛병원은  355억2442만 415억4553만원으로 16.9% 성장했고, 당기순이익은 5억1832만원에서 28억2127만원으로 23억 가량 늘었다. 

영서의료재단 천안충무병원은 20.0% 성장세를 기록했다. 매출은 380억6262만원에서 456억8492만원으로 당기순이익 113억3021만원에서 129억1110만원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안동병원은 2012년 매출 1215억5051만원에서 2013년 1240억5800만원으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70억원을 적립하고서도 44억8228만원의 추가 순이익을 보여줬다. 


매출 줄거나 주춤한데 비용 그대로면 (-)성장
강남차, 명지, 베스티안, 성애, 한라, 부평힘찬 등 실적 부진

반면, 유명세에 비해 위기임을 알 수 있는 병원도 있었다.

성광의료재단 강남차병원은  2012년 매출 4041억8396만원에서 2013년에는 200억원 가까이 매출이 빠진 3789억9490만원에 그쳤다. 덩달아 당기순이익도 215억9355만원에서 43억8521만원으로 이익이 1/4토막이 났다.  
 
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은  2012년 1164억0626만원에서 1167억2759만으로 매출은 소폭 늘어난데 비해 비용은 크게 늘어나면서 실적이 주춤했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늘어났고 영업외수익이 절반에 그치면서 2012년 당기순이익 15억0570만원에서 2013년 -138억7876만원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화상전문병원으로 알려진 베스티안의료재단 베스티안병원은 2012년 매출액 129억267만원에서 2013년 110억4024만원으로 20억 가량 줄었으며, 당기순이익도 1억7812만원에서 -586만원에 달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늘었으나 실적이 주춤한 병원도 있었다. 또는 매출은 유사하나 비용의 증가를 막지 못해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병원도 보였다. 주로 인건비 등의 비용 지출을 줄이지 못하면서 이익에 마이너스를 남긴 공통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성애의료재단 성애병원(서울)은 2012년 매출 454억7369만원에서 2013년 462억6947만원이었고, 비용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당기순이익이 -2억5540만원에서 -19억5555만원으로, 8배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했다. 

성삼의료재단 미즈메디병원(강서)은 2012년 매출 450억3670만원에서 2013년 444억5878만원으로, 2012년 당기순이익 5억9371만원에서  2013년 3억3506만원으로 다소 주춤한 실적을 보여줬다.

한라의료재단 제주 한라병원은 809억4165만원에서 794억2048만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22억1881만원에서 -78억8587만원으로 급감했다.   
 
포항시티병원은 2012년 매출 80억4485만원에서 2013년 83억0876만원으로 매출은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2012년 5억1415만원에서 2013년 1억2974만원에 그쳤다. 

척추전문병원들도 과잉수술 기획조사, 검찰 수사 등 각종 악재로 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원의료재단 부평힘찬병원은 774억4250만원에서 790억4026만원으로 매출은 소폭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108억2696만원에서 39억6845만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우리들의료재단 강서우리들병원은  540억9733만원에서 464억1378만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줄었고, 급여 등 비용 지출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당기순이익이 6억6355만원에서 -3억21340만원의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한편, 이들 의료법인은 제한적 수익수단을 이유로 자법인 설립과 부대사업 수행을 주장하고 있으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모양새다. 주요 내용은▲의료법인 등도 학교법인과 같이 자법인 설립 허용 ▲해외진출목적 자법인 설립 촉진, 인센티브 부여 등으로 해외 신시장 개척 지원 ▲지역거점병원, 공공의료서비스 지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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