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 삭감하고 약품비 아껴도 속수무책...매출 늘어도 이익은 사라져

서울대병원 2012년대비 2013년 이익 -285억1581만원
삼성서울병원 -171억9892만원
서울아산병원 -334억5128만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이른바 잘나가는 병원들도 의료수익성이 악화됐다. 의료수익 적자폭은 늘어났고 재료비 마저 아껴가며 비용절감에 나섰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4월 30일에 일제히 공시된 12월 법인들의 공공기관 알리오와 국세청 공익법인 2013년 회계결산 조회결과, 서울대병원은 2012년 대비 의료수익(외래, 입원, 검진 등 기타매출)이 349억6641만원(만원단위 반올림) 성장한 8277억 1596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의료수익 증가율 2.9%에 비해 의료비용 증가율 4.3%로 비용 증가를 막지 못했다.

서울대병원은 인센티브를 삭감하면서까지 제수당을 40억9154만원 감소시켰다. 여기에 여비교통비, 통신비, 수선비, 차량유지비, 도서인쇄비, 접대비, 행사비, 소모품비, 부서운영경비, 포상비, 조사분석비 등 줄일 수 있는 비용을 모두 줄였다. 

다만 의료외수익(부대사업, 임대료수익, 이자수익 등)에서 임상의학연구소 수익이 839억2684만원으로 전년대비 183억4817만원이 증가하면서 연구 수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부금수익도 늘었다. 133억7692만원으로 전년대비 26억8588만원이 증가했다.

전년 대비 적자폭이 2배로 늘어났으나, 2012년에는 5년간 사업예비비 명목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을 160억원 적립한데 비해 2013년 0원으로  실제 수익성은 훨씬 더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의료이익에서 손실폭을 늘리면서 -251억 9726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늘어난 적자폭과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 차이를 합치면 2012년보다 2013년에 285억1581만원의 이익이 사라진 셈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서울병원 외에 삼성어린이집 등 재단 3곳을 합산해 계산한다. 병원만 계산한 의료수익은 전년대비  299억1913만원 늘어나 1조 1252억 7109만원으로 기록됐다. 삼성은 의료수익 증가율이 6.9%로 의료비용 증가율 4.4%에 비해 수익성 개선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전년 대비 의료이익의 적자폭이 더 커지고, 의료외이익 폭도 줄었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교육훈련비, 소모품비, 보험료, 광고선전비 등의 비용을 줄인 흔적이 보였다. 단, 수익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기부금인데, 434억7783만에서 931억1466만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수익에 보탬이 됐다.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전입액은 전년에 비해 20억원 늘어난 120억원을 적립했지만, -619억 6140만원의 적자로 결산했다. 전입액 120억원을 합쳐도 -5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을 이익에 합산했을 때 2012년에 비해 2013년 171억9892만원에 달하는 이익이 날아갔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서울아산병원 외 강릉아산병원 등 7개병원을 두고 있다. 의료수익은 전년 대비 248억5522만원이 늘어 1조4974억1846만6997원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1802억원에 이르는 규모의 의료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의료외수익마저 감소했고, 보험료, 교육훈련비, 광고선전비 등을 줄였다. 특히 재료비, 약품비 등까지 줄이면서까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으나, 수익과 비용 증가율이 각각 1.6%, 1.4% 등으로 둔화된 성장세를 보였다.

아산은 의료외이익에서 적자폭을 줄이면서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으로 900억 3613만원을 적립했다. 그러나 전년 당기순이익 70억7269만원에 비해 줄어든 41억 1526만원을 결산치로 남겼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과 합치면 941억원에 달하지만, 2012년 1205억을 적립한 것을 봤을 때는  전년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즉, 2012년 대비 2013년에는 334억5128만원의 이익이 없어졌다.  

빅5병원 중 가톨릭의료원, 연세의료원 등 학교법인은 2월 결산으로 5월 말경 결산자료를 공시하게 된다.

이들 병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초음파 급여화, 포괄수가제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시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 폐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의 굵직한 현안이 남겨져 있다"며 "특단의 지원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대형병원들이 환자를 더 많이 봐야 간신히 살아남고 수익성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회계 개념 상 수익은 생산적 활동에 의한 가치의 형성 또는 증식을 뜻한다. 재화, 용역의 제공에 의해 기업이 받는 대가로 측정되며, 매출과도 같은 개념이다. 이익은 수익을 바탕으로 ‘수익-비용= 이익’의 계산에 의해 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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