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령 남성 환자에서 테스토스테론 제제가 심혈관 위험도를 높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 Stephanie Page 교수는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4월 28일 온라인 판에 "이제까지 관찰연구들과 일부 언론에서 고령 남성에 대한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잠재적으로 심혈관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들을 명확한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고령 남성 환자에서 테스토스테론의 위험성 문제를 제기한 2개의 관찰연구가 중대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Page 교수가 언급한 첫 번째 연구는 지난해 11월 JAMA(2013; 310:1829-1835)에 발표된 재향군인(Veterans Affairs) 코호트 관찰연구다. 연구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00ng/dL 미만인 남성 중 2005~2011년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8709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체 환자 중 1223명이 테스토스테론 대체 치료를 받았고 27개월 동안 추적관찰해 사망,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치료군에서는 11.3%, 비치료군에서는 10.1%로 나타났다. 이는 2년, 3년째까지 이어져 각각 18.5% 대 15.4%, 25.7% 대 19.9%로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는 올해 1월 PLOS one에 발표된 연구로, 미국 콘솔리데이트연구소 William D. Finkle 박사팀은 보건의료자료에서 급성 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도가 높은 이들 중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은 5만5593명을 대상으로 했다. 비교한 주요한 포인트는 심근경색 발생율로, 치료 시작 1년전과 치료 시작 90일 후의 발생율을 비교했다. 이와함께 PDE5 억제제(실데나필, 다다라필)를 처방받은 환자 16만7297명과도 비교했다. 연구팀은 PDE5 억제제가 테스토스테론과 유사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고 심혈관사건 위험도를 높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체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심근경색 위험도를 1.36배 높였고, 65세 이상 환자에서는 2.19배 높아진 것으로나타났다. 65세 이하 환자에서는 심근경색 위험도 증가 경향만 나타났다. PDE5 억제제군과 비교했을 때는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Page 교수는 "JAMA에 발표된 연구는 다른 보정은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고, 테스토스테론 치료 여부는 처방전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 처방기간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PLOS one에 발표된 연구에 대해서는 "이 연구 역시 테스토스테론 처방 여부에만 의존한 것으로 실제 사용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또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실측하지 않았다"며 한계점을 설명했다.

게다가 2012년에 J Clin Endocrinol Metab (2012;97:2050)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제시됐다는 점도 테스토스테론의 심혈관 위험성에 대한 결론에 조심스런 입장을 취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이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재향군인 중 총테스토스테론 수치가 250ng/dL 이하인 1031명을 대상으로 치료군(398명)과 비치료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사망률은 치료군 10.3%, 비치료군 20.7%로 차이를 보였고, 연령, BMI, 테스토스테론 수치, 당뇨병, 관상동맥심질환 등의 영향력을 보정했을 때도 사망위험도를 39% 낮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에 Page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의 심혈관 위험도 문제의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존에 진행된 연구들은 과도한 심혈관사건 발생으로 인해 조기종료 되거나, 대상 환자군의 위험도가 낮았다는 것.

게다가 미국립보건연구원(NIH)에서 진행하고 있는 T 연구(Testosterone Trial in Older Men)도 800여명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테스토스테론이 전립선암이나 심혈관사건에 미치는 형향을 평가하기에는 수가 부족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현재 유럽 보건당국에서 테스토스테론 치료의 안전성 검토에 나섰고, 미국내분비학회에서도 대규모 임상시험을 요구하고 있는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한편 Page 교수는 "테스토스테론 관련 시장이 수십억 달러 규모인 만큼 환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마케팅이 시행되고 있을 것이고, 의사들도 자신이 큰 비판의식없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방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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