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총회 예결심의위원회에서 '논란'

직원비용은 많고, 전공의 등 유관기관 지원은 3분의 1 수준으로 감액
한방대책 예산 “너무 적다”...논란 끝에 “지난해처럼 1만원씩 모금” 결정


▲ 제66차 정기대의원총회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 심의위원회

대한의사협회 직원의 급여가 지나치게 많은 반면, 유관기관에 대한 지원금이나 한방대책 예산 등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이 나왔다.

27일 대한의사협회 제66차 정기대의원총회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 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대의원회 활동비를 비롯한 올해 예산안과 사업계획안이 논의됐다.

우선 A대의원은 "회원연수교육에 대한 사무국을 운영 중인데, 여기에서 채용한 신입직원의 급여가 7000만원에 달한다"며 "사무국 운영 인건비 치고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집행부 강청희 총무이사는 "연수교육에 대한 신규 예산을 잡으면서, 직원을 채용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신규 예산을 잡은 부분이 부적절하다면 현재 직원으로 대체하겠다"고 정정 의사를 밝혔다.

이후 의협은 내용 확인 결과 신입직원 급여 7000만원에 대한 건은 1명의 인건비가 아닌 2명의 인건비였다고 해명했다.    

B대의원의 2명의 인건비가 2억원에 달한 부분도 발견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청희 이사는 "20년 이상 근속하고 있는 직원이어서 그 정도 된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으나, 의협 관계자는 "의협에는 1억원 급여를 받는 사무국 직원이 없고 한 명의 직원이 여러 팀에 소속되는 등의 이유로 2억원은 5명의 급여가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의협 관계자는 "대의원 질의나 집행부 설명은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후 근거를 바탕으로 명확히 해야 하는데, 확인없이 던지는 질문과 사실과 다른 대답을 하는 모습이 오늘의 의협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는 의협 직원들의 급여에 퇴직적립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결코 의협 직원들의 인건비가 많은 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직원월급은 많은데, 전공의 등 유관기관 지원엔 '야박'

직원들의 높은 연봉과 달리 대한전공의협의회나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유관기관에 대한 지원은 5년간 70% 가까이 삭감해 대의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올해 예산 중 보조금 지원 부분에 대해 김일중 대의원(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원칙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7000만원에서 현재 5000만원가량으로 줄었는데, 이건 활동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 제66차 정기대의원총회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 심의위원회
노만희 대의원(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도 "재정 건전화 대책, 적립금 충당 등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의협에서 우리의 업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현실성 있게 올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권민석 대의원(대한전공의협의회 홍보이사)도 "지난해 3300만원에서 올해 2500만원으로 감액됐고, 지난 5년간 거의 3분의 2를 삭감했다"면서 "전공의들은 회비 납부율이 일반회원보다 높고 3.10 투쟁에 있어서도 상당히 도움이 됐는데, 무슨 이유로 예산에서는 일괄 삭감 대상이 됐는지는 의문"이라고 성토했다.

C대의원도 "지난해 예산에서 30% 삭감돼 많은 단체의 지원이 줄었던 바 있다"며 "우리 단체뿐 아니라 의협 산하단체, 유관단체에 대해 계속 깎아서 줄여버린다는 것인지, 아니면 사정이 나아지면 괜찮아질 것인지를 분명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집행부 강청희 이사는 "당분간은 재정 건전화에 힘쓰고, 다다음해부터 새로운 스탠스를 가지고 지원하겠다"며 "그동안의 추세를 보고 직역에 따라 결정한 것이므로 어쩔 수 없다"며 보조금에 대한 불만에 대해 무마시켰다.

논란이 커지자 대의원 표결에 부쳐졌고, 집행부 원안대로 가자는 의견이 27표, 반대가 18표로 개원의나 전공의들의 불만에도 올해 보조금이 크게 삭감돼 지급된다.

또 한 대의원은 젊은 의사 권익 향상 등을 위해 마련된 500만원가량의 김일호상 후원에는 생색을 내 일부 대의원들로부터 비판을 샀다.

D대의원은 "김일호가 누구냐? 왜 여기에 예산이 500만원이 투입되냐"며 PA 반대 등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다가 암에 걸려 숨진 김일호 전 대전협 회장에 대해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전공의 권민석 이사는 "그 노고를 인정하고 시행해야 한다"며 "전공의협의회에서 모처럼 올린 안이므로 승인해야 하고, 매년 그정도의 상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혜영 대의원도 "이 상을 제정하는 것은 적절하다"며 "올라온 대로 처리해야 한다. 김일호상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제청했다. 

결국 찬성 41표, 반대 5표로 '김일호상'에 대한 의협의 500만원 지원은 원안대로 이행할 수 있게 됐으나, 몇몇 대의원들의 전공의에 대한 무관심, 무지, 야박함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방대책 예산 “너무적다”...논란 끝에 “지난해처럼 1만원씩 모금” 결정

한방대책 등이 포함된 '악법대책기금' 2억7300만원이 새롭게 올해 예산안에 편성되자, 일부 대의원들이 "한방에 왜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해에 특별기금으로 1만원씩 걷었는데 또 모금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특별회비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유용상 위원장은 "그간 연구비나 법적 대응 등 소송비를 아직 집행하지도 못했다"며 "접대비 등은 개인 돈으로 지출하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앞으로 한방 영문 명칭 변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재활의학 교과서 고발, 천연물고발이나 약침학회 등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이고, 명예훼손이나 최원철 넥시아 관련 한정호 위원의 피소 문제를 해결 중"이라고 현재의 업무에 대해 보고했다.

유 위원장은 "한의학이나 한방 광고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면 수십억으로도 부족하다. 이러한 비용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반박 데이터 마련, 소송비 사용 등을 위해 특별기금을 지속적으로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대의원들은 한방특위원장의 이러한 성토에 수긍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방대책 기금화에 대해 찬성이 32표, 반대 6표로, 한방대책특별기금 올해에도 1만원씩 지속적으로 걷게 됐다.

E 대의원은 "회비에 1만원씩 특별기금에 추가하는 것은 찬성"이라면서도, "만약 특별기금을 걷는다면 단일적으로만 걷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한의사에 대한 문제나 한방법, 의료법의 문제 등에 대한 대처에만 한정하고, 악법으로 이들을 묶지 말고 위원회에 따로 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한 투표 결과 91%인 43명이 찬성해 '악법대책기금' 대신 '한방대책 기금'으로 일컫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2014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7억6885만원이 감소된 97억628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러한 예산은 현지조사, 삭감, 자동차보험 심사위탁, 포괄수가제(DRG) 등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는 사업에 사용된다. 

올해의 주요 사업으로는 일차의료 활성화 대책, 의료상업화 방지, 공공의료 활성화 및 보건소 진료 기능 폐지, 한방 불법의료 행위 대책 마련, 기획정책위원회 운영, 리베이트 쌍벌제 개선 등을 이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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