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협 임총 개최...4개 안건 모두 통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장성인 회장이 "의료영리화를 찬성하고 있고,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소통방식에 거부감이 들었다"면서, 3.10 의사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털어놨다.

이에 따라 이번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에서 구성한 '3차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에는 전공의 대표에 장성인 회장 대신 '의료영리화 반대'입장을 가진 전공의가 배석할 예정이다.

 

▲ 대전협 장성인 회장.

26일 대전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장성인 회장이 이 같은 의료영리화 찬성의 입장을 밝히자, 이날 모인 대의원들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임총의 4번째 안건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3차) 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 장 회장은 "현재 의협은 상당히 다이나믹하게 돌아가고 있고, 어떻게 이끌어갈지도 의문스러운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우선 장 회장은 1~2차 의협 비대위 참여에 대한 과정을 설명했고,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꾸렸던 1차 비대위에는 전공의가 1자리 배석돼 여기에 대전협 회장자격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후 1차 의정협의가 결렬되자 2차 의협 비대위(특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여기에서 의협 총파업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2차 비대위에서는 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 송명제 위원장이 전공의 대표로 참여했으며, 전공의비대위가 해산되면서 현재 의협 대의원회가 신설한 3차 의협 비대위는 현 집행부인 장성인 회장, 안상현 부회장이 참여자로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장 회장은 "임시로 대전협 회장, 부회장의 이름을 올려놨지만, 앞으로 의협 비대위에 참여를 할지, 또 1명이 참석할지, 2명이 참석할지, 아니면 불참할지 등을 정해야 한다"면서 해당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이에 세브란스병원 윤정원 전공의가 의사발언을 통해 "의협이 지금 이중권력이 됐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노선'을 정하는 것이 먼저"라면서 "의협 비대위 참여 결정 전에,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논의하자"고 건의했다.


 

 

하지만 장 회장은 분명히 선을 그었고, 의료영리화에 대해 '찬성'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저러한 모임은 특별위원회가 아닌 단순한 사모임이다. 또 이와 관련한 대의원 표도 모으지 않았고, 각 병원 전공의들의 동의서도 구하지 않았다"며 "안건으로 넣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공의들은 의협의 '원격진료·의료영리화·건강보험정책 반대'라는 3가지 아젠다에 대해 단 한번도 의결한 적이 없다"면서 "현재 전공의들이 의료영리화에 대해 전부 다 반대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논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1월말에 진행된 대전협 임시총회에서 '원격의료'나 '의료영리화'에 대한 내용이 나온 바가 없었음을 분명히했고, 이같은 사안은 비대위원회 출범 이후 논의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도 장 회장은 '의료영리화 반대'에 대해 수긍이 가지 않는다면서, "의협 전 회장이 영리화가 되면 전공의로서의 삶이 힘들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이중 옳지 않은 추측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전체 의료비용이 감소하는 방향은 전공의와 의사의 활동에 유리한 정책도 아니다"라며 "지난 의협 집행부는 지나치게 한면만 본 논리였고 편향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뒤늦게 밝힌 이유는? "말할 기회도 안 줬고, 비대위에 전권 이양했기 때문"

파업까지 이미 마친 상황에서 뒤늦게 이를 고백한 이유에 대해 "의협과 입장이 달랐기 때문에 비대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간 이러한 입장을 밝힐만한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전권이 전공의 비대위에 위임된 상태에서 송명제 위원장이 이를 통째로 받아들여 침묵한 것이고, 이제는 공이 집행부로 넘어왔기 때문에 소신 발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본인이 참여한 1차 의협 비대위에서는 '원격진료'는 다뤄졌지만, '의료영리화'는 다룬 적이 없었다"며 "본인을 비롯해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 등 대다수 시도의사회장들은 삭감, 강제지정 등 규제를 풀고 싶어했고 궁극적으로 의료영리화에 대해서 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여의도광장에서 치러진 12.15 궐기대회부터 보건의료노조와 손을 잡으면서 의협이 '의료영리화 반대'를 주장했는데, "이때 노 전 회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니 의협 비대위에서 나가라고 했다. 이때문에 집행부 권한을 위임해 비대위를 꾸리고 비대위원장을 따로 뽑았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교과서적인 최선의 진료를 하려면 비급여 행위가 불가피하므로, 의료영리화 즉 영리자법인 허용에 찬성한다"면서 "보건의료노조는 의료비를 줄이는 방향이므로, 시도의사회를 비롯해 대다수 의사들이 노조와의 관계가 언젠가는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의협 비대위에 전공의 대표로 회의에 참여하게 될 서울대병원 최정원 전공의(가장 왼쪽), 세브란스병원 윤정원 전공의(가장 오른쪽).
이같은 장성인 회장의 입장발표 이후 전공의 대의원들의 분열음이 발생했다.

A병원 전공의 대표는 "파업 아젠다였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에 반대했다는 것인가"라며 "7만 전공의가 뜻을 모아 어렵게 파업했는데 그때는 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B병원 전공의 대표 역시 "전공의들은 충분히 의협 아젠다에 동의하고 자발적으로 파업에 참여했다"면서 "이러한 발언은 비대위에 대한 폄훼이자, 파업 참여 전공의들에 대한 폄훼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장 회장을 지지하는 입장도 있었다. C병원 전공의 대표는 "개인적으로 의료영리화와 자법인은 반대하지만 이에 대한 전체 전공의들에 대한 의견을 모은 적도 없고, 파업 참여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시간도 상당히 부족했다"면서 "용어 정립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의견이 분분한채 결국 '의협 비대위 참여' 안건은 표결에 부쳐졌고, '참여는 하되, 전공의 대표로 현 집행부를 넣을 수 없다'는 내용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비대위 참여자 2명에 '원격진료 및 의료영리화에 반대'하는 세브란스병원 윤정원 전공의, 서울대병원 최정원 전공의<사진>가 자원했으며, 이들은 대의원 과반의 찬성을 얻어 당장 27일 열리는 첫 비대위 회의에 이들이 참여하게 됐다. 


한편 이날 전공의 임시총회에서는 △임총 개회와 관련한 정관 개정 △2차 의정협의안에 따른 전공의수련환경 평가 단체 참여를 위한 TFT구성 및 활동 범위 △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 송명제 위원장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및 단체행동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참여 등의 안건이 논의됐고, 모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의결에 따라, △임총은 대의원 5분의 1 이상 발의가 있을 때 4주 이내에 소집하도록 정관이 바뀌었고, △수련환경 TFT(소위원회)를 꾸려 보건복지부 회의 참여 및 의견 공유 등을 시행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고발여부를 검토 중인 송명제 위원장을 재정적으로 도우며 이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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