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기 사고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고등학교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한정신건강의학회를 비롯한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등 정신과 의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언론 보도 내용을 조심해 달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진도 여객선 참사 위기 대응팀'과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심리지원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학회 이소영 홍보이사는 "현재 학회에서 심리지원팀에서 활동한 의사를 계속 모집하고 있고, 대부분 대학에 계신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사고 현장에 내려가 도움을 주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고등학교가 있는 안산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구조가 최우선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진료가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면 안 되기 때문에 굉징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학회는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해 청소년 생존자들과 가족 그리고 그 밖의 피해자들의 애도반응을 돕고 고위험군 학생에 대해 전문적인 상담과 교사 자문을 할 것이며 학부모나 학생 모임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홍보이사는 사고로 인한 증상들은 적절한 정서적 지지를 통해 시간이 지나면 대개 호전되지만 한 달 이상 장기화되는 경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로 진행돼 문제가 만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소년은 세상을 불신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가치관에 혼란이 야기되는 등 인격 발달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정신의학회도 진도여객선 사고로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부상자와 가족 등을 위해 무료 상담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정신의학회는 17일 100인 위원회와 대한불안의학회,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등을 중심으로 전문가를 모집해 보건복지부, 소방방재청, 교육부 및 다른 유관 전문가단체와 협의해 스트레스 장애의 조기발견과 대처를 위한 상담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회 김영훈(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사장은 "대형참사는 피해당사자뿐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과 친지, 친구, 그리고 구조인력에도 심각한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대구지하철 참사를 비롯한 재난사고 이후에 나타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오랜 기간 피해자와 가족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만큼 외상사건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실종자들이 안전하게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현재 극심한 혼란과 충격을 경험하고 있는 사고 피해자들과 가족, 친구 등 사고로 인해 깊은 상실감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과 함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전문가 단체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협이 공식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 지원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고, 공식 피해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고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들도 있었다"며 이 점을 참조해 달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