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나 들판에서 독초를 산나물로 잘못 알고 먹어 탈이 나 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실려 오는 중독환자들을 치료하는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의사가 한국에서 자라나는 독초에 대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임경수·손창환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김원학 전 환경전문기자가 식용식물로 오인해서 빈번하게 중독사고를 일으키는 식물들에 대한 소개와 구별법을 담은 '독을 품은 식물이야기(공저)'를 펴냈다.  

저자들은 대한민국 산야 곳곳을 누비며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감자와 고사리, 수선화, 겨우살이, 양귀비, 목화 등 50여 종에 이르는 독성을 가진 식물들에 대해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와 다양한 사진을 담았다.

특히 세간에 잘못 알려진 정보의 위험성을 독자들에게 경고한다. 잎 모양과 꽃 색깔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 곰취와 동의나물은 자라는 환경이 다르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바로 옆에서 함께 자라기도 해 구별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한 독초의 구별법뿐만 아니라 역사와 과학 지식까지 담았다. 1970년대 '신초(神草)'라 불리며 국내에서 접골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컴프리의 경우, 어원이 '뼈를 접합하다'라는 라틴어 'con firma'에서 유래했고,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온 병사들이 이슬람에서 가져와 그 효용이 알려졌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유래 탓에 컴프리에 대한 맹신이 커졌지만, 실제로는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라는 유독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간정맥 폐쇄성 질환을 일으키고, 간경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손창환 교수는 "응급실에 중독 사고로 오시는 분들은 약초라는 사실에만 매몰돼 독초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라면서  "약초와 독초는 양날의 검이다. 유독성분도 사용하기 따라서 약이 되고, 반대로 약으로 쓰이는 식물도 일정량을 초과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경수 교수도 "사람에게 저마다의 색깔이 있듯이 이름 없는 풀 하나에도 저마다의 특성이 있다"면서 "독초에도 저마다의 색깔과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독초의 이름과 모양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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