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ACT2 사후분석, 변동성 클수록 뇌졸중 사망·장애↑
24시간 지속형 혈압조절·혈관경직도 개선효과 고려돼야

혈압 변동성이 심·뇌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 뇌졸중)의 중요한 예측·예후인자로 부각 중이다. 이에 따라 고혈압 환자 치료시에 변동성(variability)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 또한 주목받고 있다.

혈압변화의 폭이 큰 고혈압 환자와 심혈관사건 위험증가 간의 연관성이 지속적으로 보고되면서, 혈압강하력에 더해 변동성 조절의 추가적 혜택이 가능한 항고혈압제 선택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혈압이 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잠자리에 들 때와 일어났을 때의 혈압이 조변석개하고, 일중(daily)은 물론 계절에 따라서도 높고 낮음이 변덕을 부린다.

24시간 활동혈압을 측정해보면 이 같은 현상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백의(white-coat) 또는 가면(masked) 고혈압 등이 드러나면서 혈압의 반복적인 측정과 이를 통한 평균혈압의 중요성이 지적돼 왔다.

△혈압 변동성 개선···혈관경직도·염증·내피세포기능에 영향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고혈압 치료와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어) 평균혈압에 더해 혈압 변동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혈압이 수시로 변한다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의 하나일 수 있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왜 이제 와서 주목받는 것일까?

혈압 변동성을 설명하는데 주요 근거로 사용되는 것이 바로 ASCOT-BPLA 연구다. 연구에서는 칼슘길항제 암로디핀과 베타차단제 아테놀롤의 심혈관사건 에방효과를 비교한 결과, 혈압강하력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궁극적인 임상결과인 뇌졸중의 상대위험도는 암로디핀군에서 23%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의 원인 중 하나로 혈압 변동성 조절효과를 꼽고 있다. 혈압 변동성의 조절이 혈관경직도·염증·내시세포기능 등을 개선해 뇌졸중 위험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칼슘길항제가 베타차단제에 비해 이 부문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INTERACT2 사후분석···변동성 조절로 집중강압 혜택↑

가장 최근에 발표된 INTERACT2 연구에 대한 사후분석 결과(Lancet Neurology 2014;13:364-373)도 심·뇌혈관사건의 예측 또는 예후인자로서 혈압 변동성의 역할을 지지하고 있다. 급성 뇌내출혈 환자에서 혈압 변동성의 폭이 클수록 사망 또는 장애와 관련한 예후가 악화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INTERACT2 연구(NEJM 2013;368:2355-2365)에서는 수축기혈압이 150~220mmHg로 상승한 급성 뇌내출혈 환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또는 표준 혈압조절의 임상혜택을 비교한 결과, 사망과 장애의 비율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영국 레스터대학의 Lisa S. Manning 교수팀은 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압 변동성에 따라 사망과 장애 비율은 어떻게 변하는 지를 보고자 사후분석을 실시했다.

분석결과, 초급성기 환자에서 수축기혈압의 표준편자(혈압 변동성)에 따라 사망·장애 비율이 41%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odds ratio 1.41, P=0.0167). 급성기 환자 역시 빈도가 다소 높아진 가운데 같은 양상을 보였다(odds ratio 1.57, P=0.0124).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급성기 뇌내출혈 환자에서 수축기혈압 변동성이 열악한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로서 역할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140mmHg 미만으로 혈압을 낮추는 집중요법의 혜택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강압, 특히 최대 수축기혈압 변화를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동성 조절의 임상적용

혈압 변동성이 중요하다면 임상현장의 고혈압 치료는 어떻게 이를 반영해야 할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혈압강하력에 더해 변동성 조절의 부가적 혜택을 제공하는 항고혈압제의 선택을 주문하고 있다. 심혈관 보호효과에 더해 24시간 지속적으로 혈압(혈압 변동성)을 조절해주는 약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항고혈압제 중에는 칼슘길항제가 혈압 변동성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그 기전으로는 혈관경직도의 감소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혈관경직도가 증가돼 있는 환자에서 혈압 변동성 폭이 크고 이들 환자에서 칼슘길항제를 사용하게 되면 혈관경직도 감소에 따른 혈압 변동성 저하가 관찰된다.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학의 Gianfranco Parati 교수팀이 지난 2013년 Hypertension Research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4시간 지속적인 혈압조절 또는 혈압 변동성 감소효과를 제공하는 항고혈압제가 표적장기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시사돼 왔다"며 칼슘길항제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 단독 또는 병용요법의 혜택을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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