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는 지난해 지질관리 가이드라인과 함께 새로운 심혈관위험도 평가도구인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척도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에 사용돼 오던 프래밍험(Framingham) 심혈관질환 위험척도를 대체하는 도구라는 점에서도 우선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보다는 ACC·AHA 지질관리 가이드라인에서 스타틴을 투여하는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적잖은 여파를 가져왔다. 가이드라인에서는 40~75세이면서 ASCVD나 당뇨병이 없고 LDL-C 70~189mg/dL인 이들을 ASCVD 위험척도로 평가했을 때 10년 위험도가 7.5% 이상이면 스타틴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분명 기존에 미국에서 사용되던 프래밍험 심혈관질환 위험척도가 제한점이 있었지만, 이를 ASCVD로 대체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컨센서스가 없다.  유럽심장학회(ESC)는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EuroSCORE를,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최근 발표한 드래프트 가이드라인에서 QRISK2 척도를 제시하고 있다.

▲ASCVD 위험척도
ASCVD 위험척도<그림 1> 역시 다른 지질관리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주요한 근거들을 중심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ASCVD 위험도 평가에 대해 7개의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권고사항에서는 인종, 성별에 무게를 뒀고(권고등급 Ⅰ, 근거수준 A), 가족력, 고민감 C반응성 단백질, 관상동맥석회화(CAC) 점수, 발목상완지수(ABI) 등은 비교적 낮은 권고등급으로 권고했다(Ⅱb, B). 하지만 ApoB, 만성 신장질환, 알부민뇨, 심폐기능 등은 ASCVD 위험도에 영향을 준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권고하지 않았고, 경동맥내막중막두께(CIMT)의 정기적인 평가는 임상적으로 위험도 평가에 혜택이 없다고 밝혔다(Ⅲ, B). 이 외 ASCVD가 없는 20~79세의 성인의 ASCVD 위험요소들은 4~6년마다 평가하도록 했고, 40~79세의 ASCVD가 없는 성인들의 10년 위험도는 4년마다 평가하도록 했다(Ⅱa, B).

 


권고사항들과 함께 ACC와 AHA는 온라인 ASCVD 10년 위험도 계산도구<그림 2>도 마련했다. 여기에서는 성별, 연령, 인종, HDL-C, 총콜레스테롤, 당뇨병 유병 여부, 고혈압치료 여부, 수축기혈압, 흡연 여부 등을 기입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최적의 위험요소 기준으로는 총콜레스테롤 170mg/dL, HDL-C 50mg/dL, 수축기혈압 110mmHg, 당뇨병이 없고 고혈압 약물을 복용하지 않으며 비흡연 상태로 제시했다.

ASCVD 워험척도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새로운 ASCVD 위험도 평가 척도는 ARIC, CHS, CARDIA, 프래밍험 코호트 연구 등을 기반으로 분석했고, 성인의 심장발작 및 뇌졸중의 10년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번 ASCVD 위험척도는 지난해 AHA 연례학술대회에서 지질, 생활습관개선, 비만 가이드라인과 함께 발표됐지만 발표 직후부터 격렬한 반대의견들에 부딪혔다.

브리검여성병원 Paul Ridker, Nancy Cook 박사팀은 지난 AHA 연례학술대회 기간에 이번 ASCVD 위험도 평가방법의 정확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ASCVD 위험도 평가방법뿐만 아니라 새롭게 발표된 지질 관리 권고사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새로운 ACC·AHA 지질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이 없는 환자들 중 LDL-C가 70~189mg/dL이고 10년 ASCVD 위험도가 7.5% 이상인 이들에게는 스타틴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즉 새로운 ASCVD 위험척도를 적용할 경우 스타틴의 과잉처방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Ridker 박사팀이 WHS, PHS, WHI-OS 등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새로운 ASCVD 위험척도를 적용한 결과 위험도가 75~150% 높게 나타났고, 3개 연구 모두에서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ACC·AHA 가이드라인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콜로라도 보건대학 David Goff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권고사항은 수백건의 근거들을 검토했다는 점을 강조했고, 위원회 위원인 노스웨스턴대학 페인버그의대 Donald Lloyd-Jones 교수는 “Ridker 박사팀의 연구 대상자들은 대부분 혈관성 사건 위험도가 낮은 저위험군이었다”며 일반적인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ASCVD 위험도 평가방법을 검토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더해 스위스 보두아대학중앙병원 Julien Vaucher 교수팀이 스위스 인구기반 코호트인 CoLaus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50~75세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 적용하고 있는 EuroSCORE 척도와 ASCVD 척도를 적용해본 결과 전반적으로 ASCVD 척도가 SCORE에 비해 더 많은 이들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60세 남성의 경우 ASCVD를 통해 위험도가 높은 이들로 분류된 이들이 30.6배 더 많았다. 이외 60~70세, 70~75세 인구에서는 각각 1.1배, 2.1배로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미국 외 국가에서 ACC·AHA 위험도 척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타당성과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ESC는 SCORE 척도에서 ACC·AHA 척도로 전환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uroSCORE
EuroSCORE는 미국의 플래밍험 심혈관질환 위험척도와 함께 가장 널리 사용되는 위험척도다. 유럽에서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들을 근거로 하고 있으며, 임상적 질환에 대한 전조가 없는 건강한 사람들의 위험도 평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ESC는 EuroSCORE가 조기에 위험도를 평가하는 시스템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EuroSCORE는 치명적인 죽상동맥경화성 사건의 10년 내 발생 위험도를 평가하는 도구로, 여기에는 심장발작, 뇌졸중, 다른 폐색성 동맥질환 등이 포함된다. ESC는 2007년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EuroSCORE를 통한 10년 심혈관사망 위험도가 5% 이상일 경우 죽상동맥경화성 사건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밝혔다.

EuroSCORE는 환자관련 요소, 심장관련 요소, 수술관련 요소로 나눠서 위험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환자와 관련해서는 연령, 성별, 만성 호흡기질환, 심외 동맥질환(하나 이상의 혈관파행, 경동맥 폐색 또는 50% 이상 협착, 복부대동맥에 대한 중재술 병력 등), 신경학적 기능부전, 심장수술 병력, 크레아티닌 200μmol/L 초과, 심내막염, 치명적인 수술전 상태 등을 요소로 제시했다.

심장관련 요소에서는 불안정 협심증, 좌심실 기능, 최근의 심근경색 병력, 폐동맥 고혈압 여부를, 수술관련 요소에서는 응급수술, 관상동맥우회로술(CAGB) 외 수술, 흉대동맥 수술, 경색 후 중격파열 여부를 평가하도록 했다. 

하지만 EuroSCORE 위원회는 2011년 이후부터 세부적인 사항을 업데이트한 EuroSCOREⅡ<그림 3>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큰 평가요소 구분은 같지만, 각 요소별 평가내용에 변화를 줬다. 환자 관련 요소에서는 신장장애, 이동성(mobility) 취약, 당뇨병 관련 인슐린 투여 여부의 사항들이 추가됐고, 만성 호흡기질환은 만성 폐질환으로 용어를 변경했다. 신장장애는 크레아티닌청소율에 따라 85mL/min 초과는 정상, 50~85mL/min은 중등도, 50mL/min 미만은 중증으로 구분했다. 투석의 경우에는 크레아티닌 청소율에 상관없이 기재하도록 했다.

심장관련 요소들도 불안정 협심증에 대한 부분을 NYHA, CCS class 4 협심증으로 확대 개편했다. 수술관련요소에서는 CABG 외 수술 여부만 확인했던 부분을 CABG, 판막거치술, 대동맥부분 이식술, 심장종양 절제, 구조적 결손 수술, 메이즈 수술 등을 포함해 수술한 횟수를 선택하도록 했다. 단 EuroSCOREⅡ는 95세 이상 인구에서는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

▲QRISK2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지난 2월 발표한 지질관리 드래프트 가이드라인을 통해 심혈관질환 10년 위험도 평가도구로 QRISK2<그림 4, 5>를 제시했다. QRISK2는 영국 노팅험대학이 EMIS사와 함께 운영하는 비영리기관인 QRESEARCH에서 개발한 것으로 심질환이나 뇌졸중이 없는 이들의 10년 심장발작 또는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는 도구다. QRESEARCH는 QRISK2가 플래밍험 위험척도에서 평가하고 위험요소인 연령, 성별, 콜레스테롤/HDL-C 비율, 혈압, 당뇨병(있을 경우 제1, 2형 구분), 흡연 위험요소와 함께 추가적인 요소들도 함께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QRISK2에서는 이 사항에 더해 인종, 심장발작 및 심방세동 병력, 가족력, 만성 신장질환, 심장세동, 고혈압 치료, 류마티스관절염, 수축기혈압, 체질량지수 등을 함께 평가하도록 했다.

QRISK2는 영국과 웨일즈를 대상으로 한 인구대상 연구에서 변별력과 타당성을 입증한 바 있다(BMJ 2008;336: 1475). 이 연구에서는 프래밍험 위험척도 개정판과 비교한 결과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대한 치료결정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프래밍험 위험척도에 비해 영국인의 10년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영국 THIN 코호트 연구에서 QRISK2 척도와 플래밍험 위험척도에서 고위험군으로 평가된 이들 중 실제 심혈관사건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QRISK2가 더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QRESEARCH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는 정확한 학술적 내용은 아니지만, 임상적 판단에만 의지하는 것보다 낫다”면서도 “프래밍험 위험척도의 경우 영국 인구에게 적용했을 때 위험도가 과장되는 측면이 있고 프래밍험 위험척도에 배제된 위험요소들이 있었다”며 QRISK2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한편 QRISK2는 2007년 QRISK1에서 업데이트된 것으로 뇌졸중 및 일과성뇌허혈발작(TIA)이나 인종, 당뇨병 등 심질환 관련 위험요소들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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