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약사업 부문 독립, 태평양 인수 등 변화 바람

 

최근 제약산업은 고인 물이 아니라 요동치는 바다와 같다. 간혹 적대적 M&A 이슈로 태풍전야의 긴장도 있다.

내수시장의 한계가 점차 드러남에 따라 고인 물이 마르듯 머물러있는 제약사는 도태될 수 없다는 것이 제약 관계자들의 공통된 관점이다.

이에 새로운 도전이 쉽지만은 않지만 몇 몇 국내 제약사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CJ헬스케어, CJ제일제당서 신설법인으로 출범

올해 출범한지 만 30년을 맞은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은 4월부터 'CJ헬스케어'로 새롭게 출발했다.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의 최근 3년 매출은 2010년 3612억원, 2011년 4192억원, 2012년 4488억원으로 매 년 꾸준히 성장해왔다.

CJ헬스케어는 이번 법인 설립으로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해 변화하는 제약산업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고 R&D를 확대하는 등 2020년 매출 1조의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CJ헬스케어는 CJ제일제당 김철하 대표와 기존 제약사업부문 곽달원 대표(부사장)가 각자 대표를 맡았다.

▲ 최근 CJ헬스케어는 신설법인으로 출발을 알리는 출범식을 가졌다.

곽 대표는 "혁신적인 사고와 도전으로 사업을 성장시킨 CJ그룹의 정신을 계승해 'Heal the World, Better life'라는 기업 비전을 달성하는 전문 제약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당장 바뀌는 것은 없겠지만 어떻게하면 더욱 효율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 동시에, 대중들에게 제약 전문기업으로 더욱 쉽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지분은 CJ제일제당이 100% 갖고 있기 때문에 독립의 의미보다는 리스크가 적으며, 부채비율도 70%에 그쳐 건실한 편이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을 위한 성장의 토대를 닦기가 보다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엠지 지분인수, 영양수액제 사업구도 재편

유한양행은 최근 영양수액제 전문기업인 엠지의 지분 36.83%를 확보하고 영양수액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다.

엠지는 3월 11일 유한양행 앞으로 13만2000주(1주당 3600원, 47억5200만원)를 신규발행한다고 공고했으며, 유한양행은 26일 주금을 납입했다.

엠지는 지난 2003년 설립된 회사로 국내 최초로 3 챔버백(3-Chamber bag)제품을 개발하는 등 영양수액제 분야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TOP3로 성장한 기업이다.

또 베트남, 몽골 등지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 거대 제약사인 일반천 제약그룹(Halfsky pharmacy)과 6500만 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제적인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이번 인수를 통해 영양수액제 시장에서 매출을 보다 확대하고 중기적으로 해외 진출에도 나서며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유한은 기존에도 약 50억원 규모로 엠지 수액을 판매해온 바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번 지분 인수 결정을 통해 유한양행의 강력한 마케팅 및 영업 역량과 영양수액제 제품 경쟁력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단 이번 지분 인수가 엠지에 대한 경영권 소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엠지의 경영은 기존 신철수 사장이 담당한다.

한편 유한양행이 영양수액제 사업부문 확대를 공식화하면서 1700억원대로 추산되는 관련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과 영업력을 갖춘 유한양행이 영양수액제라는 무기를 장착하면서 시장변동이 예상되는 것.

현재 영양수액제 시장은 프레지니우스 카비 코리아가 약 30% 이상을 점유하며 앞서고 있고, JW중외제약이 약 20%,  엠지와 박스터가 각각 약 15% 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녹십자, 일동제약 적대적 M&A 논란 등 성장통도

기업 규모 확대 등 성장을 위해서라지만 적대적 M&A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곳도 있다. 최근 녹십자는 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M&A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월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결정짓는 주주총회에서 일동제약 지분 29.36%를 보유한 녹십자가 반대표를 던지고,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는 등이 행보가 적대적 M&A 시도라는 것.
이런 의혹에 녹십자 조순태 사장은 "우리가 일동제약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적대적 M&A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산업은 이러한 풍토가 자리잡지 않았지만 언제가는 생태가 변할 것이고 그때는 당연히 상호 도움이되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누구든 재산을 증대시킬 수 있다면 시도하지 않는가. 그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말해 향후 M&A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를 의식하듯 일동제약은 3월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연진, 윤웅섭 대표이사를 재선임하고 이후 각각 부회장,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특히 창업주 3세 윤 부사장이 승진한 것과 관련해 회사의 경영체계를 공고히 하려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한독은 태평양제약을 575억원에 인수하며 규모 확대를 모색했지만, 지난 3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태평양제약 리베이트 수사에 착수하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한독이 구상한 매출 10위권 도약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게됐다.

태평양제약을 인수했지만 주력품목이던 '판토록'과 '알보칠'에 대한 판권을 손에 넣지 못한 것도 영업이익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독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한독의 영업이익은 2011년 223억9600만원에서 2012년 85억9800만원, 2013년 74억6200만원으로 몇 년사이 추락한 바 있다.

한편 그룹사의 제약산업부문 정리 움직임도 있다. 한화케미칼은 의약품 사업부문인 드림파마의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드림파마는 2012년 854억원, 2013년 9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화케미칼은 드림파마를 매각하고 주력 사업인 소재·화학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측은 "지분 매각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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