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동력 없는데 강행...1년간 달라진 것 없다"

 ▲울산시의사회 김정곤 의장
울산광역시의사회는 26일 롯데호텔울산에서 제 18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 바로 하루 전날 있었던 원격진료 국무회의 통과라는 날벼락 같은 소식에 깊은 우려를 전했다.

김정곤 의장은 "지난 1년간 기대했던 의료제도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노환규 의사협회장도 오늘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참석 안한 건지 못한 건지 모르겠지만, (국무회의 통과) 이유가 포함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의 갈등도 심각하지만, 회원들 간 갈등도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회원들 중에서도 강경파, 온건파, 중도파 심지어 각자도생파 등으로 나눠져 봉합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김 의장은 “우리는 다같은 의사이고 선배이고 후배이고 형제이고 자매이다. 단결과 단합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의견이 다른 것은 조율을 하면 되지만, 그저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자”라며 “의사회 내부에 갈등이 생기면 봉합이 돼야 한다. 30일 임시대의원총회에도 관심을 갖고 의견을 하나로 모으자”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지난 3월 10일 파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본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복지부 파업 집계결과, 파업참여율이 울산시는 5%, 광주시는 2.7%, 전라북도 1.6% 등이었다. 총회에서도 무작정 집행부를 따라 강경대응에 나서기보단, 회원들 모두가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주문했다.

김 의장은 “2000년도 의약분업 때 울산이 선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때처럼 전국적으로 투쟁이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동참하자고 했겠지만, 지금 의협에는 제대로 된 투쟁체가 없었다. 의협 상임이사는 다 도망가고  비대위 위원 3~4명만 남아있었다. 투쟁동력이 없는 상태로 투쟁위원회 한 번도 안 열리면서 노회 장 혼자 강행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지난 10일 있었던 집단 투쟁의 여러 가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의장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큰절을 올리고 싶지만, 상황상 단상에 올라가지 않은 채 개회사를 하는 것으로 대신 용서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5년 전에도 원격의료법이 추진됐다. 전임 집행부, 회장단, 감사단에서 심도있게 반대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다. 이 정부에서는 환자와의 라포가 매우 중요한 정신과에서도 원격진료를 하겠다고 한다'라며 "아무것도 모르고 밀어부치는 복지부 공무원이 한심하다. 노 회장도 책임지고 막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백승찬 회장도 “원격의료법안이 국

▲울산시의사회 백승찬 회장 무회의를 통과해 국회로 넘어갔다. 원칙과 신뢰를 중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시의회, 국회의원 등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의장, 회장단에서 파업 참여 반대 이끌었나? 이날 이강희, 박철 감사의 감사보고서에서“3월 10일 휴진 투쟁 당시 전국에서 70% 이상의 회원 찬성으로 가결된 휴진투쟁을 울산시의사회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마지막 순간에 오히려 반대해 전국에서 최하위권의 파업률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감사보고서는 울산시의사회 집행부가 회원의 뜻을 받들기보다는 자신들의 보신을 위해 행동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명심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대의원들의 마땅한 추가 의견개진 없이 다소 심심할 정도로총회가 진행됐다. 이에 김 의장은 "30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비대위 구성 운영과 재정에 관해 논의하게 된다. 임총에서는 중앙대의원 개인이 아니라 울산시대의원들의 의견을 대변해야 한다. 비상간담회에도 참석한 사람이 몇 사람 없으며, 이 자리에서라도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수차례 의견개진을 주문했다. 이어 몇몇 대의원들로부터울산시 집행부가 파업에 대한 진행상황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고 않고, 심지어 하루 전날인 9일파업에 참여하지 말자는문자를 돌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울산시 집행부와노환규 회장과의 불협화음이 아닌 단합하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백승찬 회장은 "처음에는 의협 투쟁지침에 따르자는 문자를 보냈다. 9일 오후 6시부터 4시간가량 회의를 거친 결과, 휴진 계획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리는 행정처분인 업무정지 15일은 매우타격이 클 것으로판단했다. 9일 오후10시 쯤 군 ,구 차원에서회원들에게 파업 참여를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고 알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백 회장은"관심을 이끌어냈다는 측면이 있지만, 노 회장 혼자 독선적으로 투쟁하자고부추기면서 무모하게 나서는 모습을 봤다.잘못된 판단으로 자칫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은 채 회원이 몰살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동참하자는 의견을 밝힐 수 없었다"고 전했다. 김 의장도"투쟁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6개월간 원격진료 시범사업이 진행될 때어떻게든 환자들에게 설득시키고 투쟁자금을 모으고 회원들의 투쟁동력을 이끌어내야한다.지금과 같은 회장 독단적인 추진이 아닌, 회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원격진료를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총회 안건 중에서 의협회장 간선제 추진하자는 안, 의협 체제를 회장중심제에서 대의원중심제로의 개편안은 대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원격의료 도입 저지 대책 강화, 건정심위원 합리적 재구성, 수가 원가보전 대책 강화, 처방일수 따른 탄력적 처방료 도입 등은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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