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가정의학과 암정보교육센터 박상민 교수

현재 암 경험자 100만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특히 65세 이상 고연령군에서는 14명당 1명이 암을 경험하게 된다. 1차 의료 정의는 지역사회에 흔한 질병 발생을 담당하는 데 있다. 이에 암 치료 이후 환자관리 수요의 증가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 또 최근 임상가에는 암 진단부터 환자 마지막 정리단계까지를 통칭하는 '암 여정(Cancer Journey)'이란 용어가 빈번히 회자된다. 이는 암 환자의 건강관리 문제를 1차 의료 세팅과 연결하려는 의식의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22일 제 1회 강북삼성병원 소화기 암센터 심포지엄에서 서울대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가 '암환자의 치료 단계에 따른 맞춤 정보 교육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공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진한 내용을 소개한다.

이차암 발생에 대한 환자 인식 저조
2000년대 초반부터 암 치료분야는 암과 관련되지 않은 환자 치료(noncancer care) 연구가 뜨거운 감자였다. 대개 암 환자에서 치료 종료 후 걱정되는 흔한 건강문제를 살펴보면 치료 결과 외에도 이차암 발생위험, 치료 과정과 종료 후 건강관리(흡연, 음주, 비만 등 건강위험 행태와 만성질환, 예방접종 및 감염관리), 삶의 질, 영양과 보완대체요법 접근이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이에 작년 미국 NCCN 가이드라인은 암치료 생존자와 관련한 새로운 내용을 포함시켰다.

박 교수는 "이는 암환자들에서 운동, 예방접종, 우울, 불안, 불면, 통증, 피로, 수면, 임신, 성기능 문제, 만성질환, 이차암 발병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중 이차암 발생의 예를 보면 유방암의 경우 반대편에 새로운 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해 높았다. 특히 유방암 2.4배, 대장암 1.5배, 자궁내막암 1.6배, 난소암 1.7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국내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기존 환자의 타 부위 이차암 발병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3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중요한 사실은 위암이나 유방암 등 특정 암종에서 추적관찰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부위에 이차암 검진을 권유받은 환자 비율은 국내 경우 40%가 체 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더욱이 이차암 발생 위험도가 일반인 보다 낮을 것으로 인식하는 암환자가 20~25% 수준이라는데 우려를 표했다.

박 교수는 "실제 이차암 검진을 잘 이행하는 환자의 특성을 보면 의료진으로부터 적절한 암 검진 권유를 받았거나, 이차암 발생 위험을 올바르게 인식한 환자가 해당된다"며 "이를 고려해 의료진들이 적절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검진을 권유하거나 교육을 시행해야 이차암 초기 스크리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는 암 생존자의 맞춤형 이차암 검진 권고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있지 않은 상황이라 적어도 위험도를 근거로 한 권고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이에 박 교수는 "향후 맞춤형 권고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경제성 평가 방법도 필요할 것이다. 이중 대장암은 이차암 조기 발견을 위해 국가암검진사업의 분변잠혈 검사로는 효과성이 떨어져 대장내시경을 5년간격으로 실시하거나, 대상을 50세에서 40세로 낮추는 것도 타당성이 따를 수 있다"며 "이러한 연구를 효과적으로 환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확산되야한다"고 설명했다.

금연-절주, 모든 암환자 사망률 및 예후에 도움
암 환자의 건강관리 행태는 중요한 문제다. 흡연, 음주, 비만, 운동부족이 암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힌 연구는 상당히 많다. 여기서 건강행태가 환자의 예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 생긴다.

국내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흡연자와 비교해 1갑 이상 흡연하는 암 환자는 사망률 30%, 암종에 따라 5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역시 비음주 두경부암 환자 대비 음주 횟수가 많은 환자는 85%, 간암 위험은 25% 정도 높았다. 종합해보면 폐암 환자만 금연을 권유할 것이 아니라 모든 암환자에서 금연과 절주가 사망률 및 예후에 도움이 된다. 보다 많은 중재연구가 요구되지만 이같은 결과가 최근에 도출됐기에 더 많은 임상 사례들이 모여야 중재연구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박 교수는 전망했다.

암종 별 건강 체중관리, 치료 종료 6개월에서 1년 후 고려
박 교수는 암 치료 이후 비만과 체중증가 문제도 중요한 영향 인자로 꼽았다. 암종 별로 차이는 있지만 유방암과 대장암은 치료 이후 체중 증가가 흔하게 관찰된다. 유방암 외국 사례를 보면 체중이 평균 5~6Kg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여러 원인들이 있지만 암 치료과정 중 직업의 상실로 신체 활동량이 감소한데 기인 했을 수 있고, 항암치료나 호르몬 치료가 내장 비만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이와 관련 있다고 박교수는 전했다.
 
문제는 체중증가 없던 환자에 비해 증가가 과도한 경우 재발이나 사망위험도가 동반 상승할 수 있어 항암치료 후 적정 체중관리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환자에 언제부터 체중관리가 가능한지가 시사점이다. 박 교수는 "모든 환자에서 체중관리가 필요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유방, 대장, 전립선암 경우 비만이 예후에 좋지 않은 결과를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많기에 실제 많은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식도암이나 두경부암은 오히려 저체중인 경우 생존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절한 영양이 필요하다"며 "시기와 관련된 부분은 대부분의 연구들이 보통 암 치료 종료 후 3~6개월 전후부터 시작을 추천하지만, 여러 요인을 고려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치료 종료 후 6개월~1년 정도에 환자와 상담을 통한 체중 관리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체중관리 약 처방 이슈
여기서 건강 체중 관리를 위한 약 처방이 가능한가에 논란이 많다. 예전 리덕틸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심혈관 부작용 문제로 시장에서 철수됐다. 이와 관련 일부 연구에서는 제니칼의 이점이 제시된 바 있으며, 메트포르민의 혜택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리덕틸과 제니칼이 없을 때 메트포르민을 체중감량 목적으로 일부 사용했지만, 최근 인슐린 저항성 감소와 유방암 생존자의 유효성 임상연구가 진행되면서 메트포르민의 사용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만성 질환 관리, 이차암 검진 방향 설정에 교두보
국내 암 환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금연이나 절주에 대한 실천율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75%의 암환자가 운동부족이고, 수면 불충분은 60%에 이른다. 이에 암 환자의 만성질환 관리는 당뇨병, 심혈관질환, 뼈건강 문제가 항상 따라다닌다. 국내 암환자의 비만, 고혈압, 당뇨병의 유병률은 각각 30%, 41%, 10% 이다. 이는 일반인과 큰차이가 없지만 암환자에서 당뇨병은 예후와 이차암 발생에 있어 정상혈당을 가진 환자 대비 40~50% 내외로 끌어올린다고 알려져 있다. 또 이차암 발생률은 췌담도계 약 3배, 폐암을 포함 흡연과 관련된 암은 대략 2배 상승한다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박 교수는 "국내 자료를 포함 메타분석을 실시했을 경우 당뇨병은 암환자의 사망위험도를 40% 증가시키고, 대장암은 30% 높인다는 결과들이 나왔다. 게다가 당뇨병을 앓는 유방암 환자는 반대쪽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2배 증가한다"며 "어떤 만성 질환을 가졌느냐에 따라 이차암 검진 방향을 설정하는 데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메트포르민, 대장암 환자의 당뇨병에 긍정적 영향
현재 메트포르민 사용과 소화기암 치료에 대한 이슈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연세대 의대 소화기 내과팀이 연구를 다양하게 진행해 메트포르민이 당뇨병이 있는 대장암환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또 대장암 환자에서 메트포르민의 사용이 용종의 발생률을 떨어뜨릴 수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왔다.

더불어 국내 암 환자는 정상 혈압군 대비 160/100 이상 고혈압군은 사망률 20%, 암종 별 40~50% 증가한다는 결과를 나타냈다. 원인에는 함암제 중 심장 독성이 있거나, 호르몬 치료가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심혈관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유방암 환자는 고혈압이 있으면서 타목시펜 복용 시 뇌졸중 위험도가 급격히 올라갈 수있다는 결과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암환자의 골밀도 검사, 보험 확대 적용 필요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는 골생성세포의 기능저하를 유발한다. 유방암 환자의 아로마타아제 억제제 복용 역시 위험도를 끌어 올리며, 전립선암 환자의 안드로겐차단치료(ADT)는 폐경 여성보다 골밀도 감소 속도를 10배까지 증가시킨다고 보고됐다.

이러한 암 환자들의 골다공증 약물 치료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가 1차 약제로 사용된다. 심지어 외국 사례에서는 골다공증이 없더라도 고위험군(항암치료 및 호르몬 치료를 받은 남녀 암 환자, 조기 폐경된 여성 환자, 위절제술 받은 암 환자)에서 예방적 치료제 사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박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투약군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유방암 예방 효과에 대해 시사를 하는 부분이다. 문제는 식도암에서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가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해 장기간 사용에는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메타분석 결과 생각보다 식도암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대장암 경우 작년 추가 발표된 논문을 보면 발생률이 감소해 오히려 예방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65세 이하 여성과 70세 이하 남성 암 환자에서 골밀도 검사 실시와 관련해 추후 연구들이 쌓이면서 보험 적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양 및 보완대체요법, 흡연환자에서 빈번
국내 암 환자 가운데 흡연자들이 비흡연자에 비해 2배 정도 영양 보완대체요법을 더 많이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환자들이 흡연과 음주 등 근거가 명확한 위험인자들은 그대로 유지한채 영양이나 보완대체요법으로 자기 위안을 삼기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이어 그는 "암 환자에서 항산화 보충제를 쓰는 경우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메타분석 결과가 종종 나오지만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지속된 흡연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