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 진료에서 놓치지 말아야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에서 지질, 혈압 관련 가이드라인이 새롭게 발표되면서 변화된 내용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근거 중심으로 새롭게 업데이트 됐다는 점에서는 환영하면서도 이를 적용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제의대 홍근식 교수(일산백병원 신경과)는 최근 발표된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노인 환자의 연령기준과 혈압 타깃을 지적했다. 홍 교수는 “가이드라인에서는 노인 환자의 수축기혈압 타깃을 150mmHg로 제시하고 있는데, 70세 이상 노인도 건강하다고 판단될 경우 더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질 가이드라인에서는 고용량 스타틴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환자들은 미국 환자들에 비해 저용량 스타틴도 효과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저용량 스타틴에 대한 근거가 많지 않아 명확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고 부연했다.③ ④

 

홍 교수는 혈압·지질·혈당과 함께 심방세동도 1차 의료기관에서 관리해야할 위험요소로 꼽았다. 이는 국내 뇌졸중 유병률에서 심장탓 뇌졸중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홍 교수는 “심장탓 뇌졸중의 80~90%가 심방세동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고, 심방세동에서 기인한 뇌졸중 환자들의 예후가 ‘몹시’ 좋지 않아 3개월째 사망률이 20%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심방세동 역시 고령일수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고령화를 보정해도 심방세동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에게 CHADS₂ 척도 평가를 기반으로 아스피린이나 와파린을 처방하지만, 와파린이 뇌졸중 위험도를 62% 감소시키는데 비해 아스피린의 경우 22% 감소에 그치고 있어 실질적으로 와파린을 주로 처방하고 있다.

문제는 실제 1차 의료기관에서 와파린을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와파린의 적정 사용을 위해서는 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관리가 필요하지만, 1차 의료기관에서 즉각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고 우리나라 환자들의 조절률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출혈 합병증 위험도가 크다는 것.

게다가 홍 교수는 “서양의 TTR(Time in Therapeutic Range)이 60~64%가 평균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아시아 환자들은 임상시험에서 50%대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TTR이 최소 55~58%는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국내 환자들에서의 와파린 사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OAC)들이 주목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NOAC은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홍 교수는 “다비가트란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심근경색 발생률이 높아 관심을 모았지만, 실제 임상자료에서는 심근경색이 유의하게 높지 않았고, 위장관출혈 발생률도 낮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NOAC의 비용문제로 쉽게 사용할 수 없고, 보험 급여기준상 사용 가능한 이들도 와파린을 투여한 후 INR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다. 이에 홍 교수는 “현재는 환자들의 위험도를 높인 후 약물을 사용하라는 것과 같은 의미로, 심방세동 환자들에 대한 NOAC 전략의 활용을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⑤⑥

이번 호에서는 1차 예방을 위한 위험요소 관리부터 2차 예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들이 논의되고 있는 뇌졸중을 중심으로, 혈관성 치매, 경동맥질환까지 포괄하는 뇌혈관질환의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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