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속에서도 병원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센터, 클리닉이 눈에 띈다. 대형병원들은 국내에 없는 질환 치료로 승부수를 띄워 최후의 의뢰를 받는 '4차 병원'의 야심을 드러내거나 진료과 간 경계를 허물고 환자를 위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통합진료'와 '환자중심'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사망원인 1, 2, 3위인 암과 심뇌혈관 질환에 이어 노인성 질환인 치매, 재활 등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초 새롭게 생겨난 병원의 각종 병원, 센터, 클리닉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서울아산병원 심장 '통합진료'로 승부수 

서울아산병원은 암 치료에 이은 심장 질환의 통합진료를 내세우고 있다.

 

아산은 지난해 말 난치성 질환인 폐동맥고혈압과 정맥혈전질환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통합진료를 내세운 '폐고혈압.정맥혈전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폐동맥고혈압 클리닉, 정맥혈전 클리닉, 혈액응고장애 클리닉, 소아 폐동맥 클리닉으로 세분화해 운영된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프로토콜을 만들고, 모든 진료과 전문의들이 센터 내 통합진료실에 모여 치료계획을 세우고 경과를 관찰하는 통합진료 시행을 내세웠다.  

국내에 없는 센터를 구축하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제적인 임상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의 예방, 진단, 치료를 표준화하고 새로운 치료 약제 및 중재적 시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등 국제적인 전문치료센터로 자리매하겠다고 밝혔다.

센터 송종민 소장(심장내과 교수)은 "내과에서는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류마티스내과 등이, 혈관외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이 관여하게 된다"며 "검사가 끝난 다음에는 여러 관련과에서 통합진료를 할 수 있고, 환자 치료를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 팔다리의 혈관 및 경동맥, 복부동맥 등이 막힌 말초혈관질환의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말초혈관질환센터'도 개소했다.

조기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까다로운 말초혈관질환 치료를 위해 내과적 시술과 외과적 수술을 적절히 적용하는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심장내과와 혈관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핵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협력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을 세워나갈 방침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암 병원의 통합진료가 자리잡으면서 심장에도 확대되고 있다"며 "당장은 익숙하지 않지만 시스템을 확대해 나가고 국내 병원 어디에도 치료받을 수 없는 질환의 최후 의뢰를 받는 '4차병원'의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등 환자중심 구현

삼성서울병원도 암병원과 심장뇌혈관병원 등 2개 특성화병원과 10개 특성화센터를 주축으로, 의료진이 한 곳에서 통합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환자중심 의료시대’를 내세웠다.  

12일에는 심장뇌혈관병원을 공식 출범하고 뇌졸중, 혈관 질환 관련 유관 진료과를 합쳐 통합진료를 실시, 근본적인 예방과 치료, 치료 후 관리까지 한 곳에서 모두 제공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심장뇌혈관병원은▲심근경색환자의 뇌졸중과 같이 두 군데 이상의 혈관에서 질환이 발생하는 다혈관질환 클리닉, ▲목에서 뇌로 피를 공급하는 동맥인 경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동맥협착 클리닉, ▲불규칙하게 맥박이 뛰는 심방세동환자-뇌졸중 클리닉, ▲심정지 클리닉 등으로 구성됐다.
 
예컨대 심방세동-뇌졸중 클리닉처럼 가장 흔히 발생하는 복합질환에 대해 첫 진료부터 다학제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프로세스를 바꾸고, 치료에서부터 재활과 예방활동까지 한 번에 이뤄지게 했다. 그만큼 치료성과를 높일 수 있는 것과 동시에 혹시 발생할 수도 있었던 후유장애로부터 지키도록 했다.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은 "미국의 하버드대병원(MGH)이 지난해 시도한 심장뇌혈관병원과 차별화되는 고유 모델로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새로운 통합 시스템"이라며 “심장, 뇌혈관 질환, 뇌졸중이 3가지가 융합된 진료로 서울아산병원의 심장병원과도 차별화되며, 성공적으로 안착해 전세계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초기 대응에 따라 생사가 달라지는 대동맥질환을 치료하는 24시간 대동맥 전담팀 운영을 시작했다. 심장외과, 혈관외과, 순환기내과를 비롯, 중환자의학과, 응급의학과 교수진과 전담 코디네이터 등 전담팀을 구성, 24시간 신속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 전무한 대표적인 피부암인 흑색종을 치료하는 클리닉도 별도로 개설했다. 흑색종 피부암 클리닉은 피부과를 비롯해 성형외과, 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관련 진료과들이 다학제협진 형태로 운영된다. 지난해 개원한 암병원은 올해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하면서 또 한차례 도약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4월 암병원 개원 촉각

세브란스병원은 4월 암병원 개원으로 사활을 걸게 된다.

 

최근 법인이사회는 암병원 명칭을 '연세암병원'으로 승인하고, 연세암센터의 전통과 역사를 계승하고 직제는 세브란스병원 소속이었던 연세암센터와 달리 의료원 산하로 편입된다고 밝혔다.  그만큼 '연세' 브랜드 전체를 내걸어 차기 성장모델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기존 세브란스병원 15대 암전문클리닉은 센터로 승격되면서 암병원으로 들어간다. 고위험군 관리와 2차암 예방을 위한 암예방센터와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완화의료센터, 유전체연구 기반의 개인별맞춤형치료센터, 환자 참여형 암지식정보센터가 신설된다. 또한 개원 초기 효율적인 조직과 인력운영을 위해 암병원 병원장과 부원장 직제가 신설된다.

암병원은 암환자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환자경험(Patient Experience, Px)'을 실현하게 된다. 실제 환자들이 병원을 이용하면서 느낀 불편을 최소화하고 치료에 집중도를 높이면서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탄생한다. 약속을 잘 지키는 병원, 설명 잘하는 병원,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은 병원,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환자를 위한 따뜻한 병원의 개념을 내세웠다.

병원측은 "환자들이 치료나 수술 후 느끼는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통증을 관리함으로써 통증 없는 병원을 실현하며 야간, 새벽 시간대 채혈, X-ray 등을 줄이고 환자들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다양한 암정보자료를 대기공간에 비치하고, 각종 편의시설 배치를 통해 지루하지 않은 병원을 실현한다"고 소개했다.

대상포진·치매 등 노인성 질환 센터

갈수록 늘어나는 질환을 미리 선점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국회에서도 관심갖고 있는 치매가 가장 대표적이며, 대상포진, 성인백신 등의 클리닉도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서도 통합진료, 환자중심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명지병원 치매진료센터는 노인들의 건강한 노후 관리를 위한 핵심 프로그램인 '뇌건강인지클리닉'을 열었다. 뇌건강 인지 클리닉은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서부터 치매가 심화돼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난 경우까지 폭넓은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그동안 치매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인지훈련, 운동치료 및 뇌건강 식이요법, 음악 및 미술, 연극 및 동작치료 등이 경도인지장애 코스와 인지기능장애 코스로 각각 운영된다. 명지병원 치매진료센터 한현정 교수(신경과)는 "관련 진료과들의 통합적인 진료와 치료를 기반으로 통합된 프로그램이 제공됨으로써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동아대병원은 14일 부산시 광역치매센터를 개소,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치매 치료·돌봄 기관에 대한 서비스 기술지원 및 종사인력에 대한 교육·훈련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치매 예방과 조기진단, 치료 및 뇌 기능 증진을 포함하는 치매 통합관리 서비스를 수행할 계획이다.

경북대병원은 지난달 대상포진센터를 열었다. 대상포진센터는 대상포진에 대한 조기 집중 치료와 예방을 위해 피부과, 마취통증의학과, 감염내과 등이 유기적인 협동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한다. 피부과에서는 증상 발생 후 72시간 내에 빠른 진단으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급성기 통증, 피부 발진의 치유기간, 흉터 등을 줄인다. 마취통증의학과는 급·만성기의 다양한 통증에 따른 맞춤형 약물치료를 하며, 감염내과는 면역이 떨어진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선택적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급성기-요양 중간...재활센터 확대 중

병원급에서는 급성기와 요양병원 간 사이의 재활치료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올해 급성기-요양의 중간단계인 '회복병원' 개념을 도입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예수병원은 지난달 20일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재활센터를 새단장했다. 예산이 투입각종 검사실과 언어/예술 치료실이, 4층부터 6층까지는 160여 재활치료 병상이 들어서 있다.

또한 장애 진단을 위한 최신의 방사선 장비와 무중력 상태로 체중 부하를 줄인 보행 훈련기, 로봇 장치를 장착하고 마비된 다리를 집중적으로 보행 훈련시키는 첨단의 장비와 스포츠 손상, 직업 손상 환자의 상지 기능 평가와 재활을 위한 고급 장비 등 200여 개의 새로운 재활장비가 갖추어졌다.

광화의료재단 러스크병원은 어린이들을 위한 꾸러기 소아재활센터의 문을 열었다. 특히 센터는 입원낮병동, 심리치료, 작업치료, 물리치료, 일상생활훈련, 감각통합훈련 등 다양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성인과는 다른 환아 개개인에 적합한 맞춤 치료를 실현하는 것에 주력한다. 

대구산재병원은 부설 재활의학연구센터를 설립한다. 산재환자의 사회복귀촉진 을 위한 선진 재활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해 재활치료 분야의 표준 임상진료지침(Clinical Pathway) 모델을 정립할 계획이다.

향후 산재 장애 등급 평가와 관리체계를 확립해 나가는 한편, 산업재해에 관한 역학조사를 통해 산재 장애 연구센터의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대학병원 및 재활의학분야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새로운 재활치료기법도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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