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립선학회 유탁근 회장

국내 전립선암이 급격히 증가하며 남성암에 큰 분포를 보이는 추세에 '전립선을 바로 알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비뇨기과 전문가들의 연구모임이 있다. 대한전립선학회가 그 주인공으로, 1997년 제1차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학문적 공유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작년 3월 회장직에 선임돼 2년 임기 중 절반을 지나온 을지의대 유탁근 교수(을지병원)를 2014 정기학술회장에서 만나 학계 최신 동향과 학회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 대한전립선학회-유탁근 회장
-이번 춘계 학술대회의 핵심 주제는 무엇인가?
세션을 크게 전립선암, 전립선염, 비대증 3가지로 구분했다. 특히 암분야에 독일 뮌헨대학 Christian Stief 교수를 초청해 강연의 질을 높였다. 최근 서양에서 초기 전립선암은 성질이 양호하고 예후가 좋아 '일단 지켜보자'는 적극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을 주로 한다. 기존 양 극단의 치료 방식에 대한 중간적 요구가 늘면서 focal therapy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작은 크기의 종양에 대해서는 병소 부위만 중점적 치료를 하자는 것이다. 아직 국내는 활발하지 않지만 하나의 치료 옵션이 될 것이다. 또 임파선 전이가 일정수준 일어난 환자는 수술 금기에 해당됐다. 반면 유럽은 굉장히 공격적인 치료를 하는데, 전이가 있더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예후에 좋다는 것이다. 아직 이런 컨셉이 가이드라인에 등재되지 않았지만 해당 연구를 다량 확보하고 있기에 회원들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전립선암 예방에 있어 '5-ARI' 타과 처방으로 논란이 됐다.
5-ARI(5 alpha reductase inhibitor)는 전립선 비대증에서 전립선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약제다. 장기간 처방했을 시 작은 크기의 전립선암이 없어질 것이라는 연구가 2003년 발표된 바 있다. 사용 후 발생빈도는 줄었지만, 일부 성향이 좋지 못한 종양이 발견되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문제는 이 같은 전립선 비대증 약이 가정의학과, 내과 등 타과에서도 빈번히 처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5-ARI의 상반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뇨기과 전문의가 판정을 해야만 한다. 적어도 암 발생 위험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립선 전문가들이 다뤄야한다는 생각이다.

-학회에서 한국형 'PSA관리' 전문가 의견을 발표할 예정이라 들었다.
PSA(prostate specific antigen)는 늘 이슈가 되고 있다. 보통 PSA 수치가 2.5 혹은 3이 되면 조직검사를 하라고 권한다. 하지만 개원가를 아울러 학회조차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실정이다. 전립선암의 전반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는 없겠지만 PSA에 대한 전문가 제안을 통해 의료진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PSA 검사 주기 및 시작시점, 조직검사 적응증 및 시작시기, 추후 간격까지 지침을 주자는 의미에서 외국 사례와 국내 논문들을 참조해 기본 틀을 짰다. 작년 11월과 올 2월 두 차례 상임이사들과 검토 후 최종 발표만을 남겨둔 상태로, 안내책자 배포와 함께 학회 홈페이지에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적어도 3월안에는 전립선학회가 제시하는 한국인에 적합한 PSA 전문가 의견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전립선염 진단 치료에 새롭게 제시된 'UPOINT'는 무엇인가?
전립선염은 증상이 다양 하면서도 재발이 빈번한 질환이다. 1999년 NIH-CPSI에 이어 최근 6가지 항목(Urinary, Psychosocial, Organ specific, Infection, Neurologic, Tenderness)에 근거, 증상을 객관화하고 점수화하는 진단치료 시스템이다.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즉 UPOINT는 어떠한 방식으로 진단적 접근을 할 것인가로 출발해 환자의 증상과 표현형태를 판단, 직접 치료하는 전략이다. 향후 CPPS(chronic pelvic pain syndrome) 치료는 이 진단 체계를 기반으로 한 기전 증명 임상이 다양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CPPS 환자 진료 상 애로사항이 빈번하다는데. 
얼마 전 클리닉에서 불만을 품은 환자의 불미스런 피격 사건도 있었고, 개원의협의회에서는 이와 관련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CPPS환자들이 클리닉이나 2차병원을 방문하면, 대개 의사를 30분 이상 잡아 둔다. 환자 자신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니 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당연하다. 재발을 잘하는 질환이기에 더욱 시급한 문제다. 이렇게 진료하고 합당한 진료비가 책정되질 않으니 개원의들이 문 닫는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의사들에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고 환자를 환기시킬 창구가 생긴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더욱이 진료 시 많은 교육을 요하는데, 정신과에서 컨설트 피(consult fee)를 추가로 받듯 제도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전립선암 치료에 대한 최신 학계 이슈는 무엇이 있나?
전립선암을 국가 암 검진사업에 포함시키려했던 데 일부 차질을 빚어, 현재 연구 데이터를 모아 재추진 중에 있다. 전립선암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답이 없다. 대개 남성호르몬이 기름역할을 하기에 부작용이 따라다닌다. 여러 호르몬을 최소화하고 예후에 악영향이 없는 암에 가급적 수술을 배제하고 덜 침습적인 방법을 고민한다. 심지어 예의주시만하다 심각한 결과가 예견되는 경우만 수술을 시행한다. 반면 예후가 좋지 못한 악성 종양의 경우는 적극적으로 수술을 한다. 이는 주도적인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인 추세다. 더불어 호르몬치료에 불응해 마땅한 표준 치료가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 분야 대안적 치료법 개발에 집중할 것이다.

-학회지 편찬에 대한 진행 상황은 어떤가?
10년 전부터 총학술지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비뇨기과학회 내부에 학술지가 많다보니 반대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전립선은 비중이 큰 분야인 만큼 의학회 가입을 내다보고 있다. 이에 60%이상 전립선암을 다루는 학회 실정에 맞게 비뇨기종양학회와 손을 잡았다. 작년 3월 회장 임기를 시작해 이제 1년이 지났는데 내년 3월까지 남은 기간 동안 여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학술진흥단체 등재 후보지에 먼저가입 할 생각이다. 종양학술지와 힘을 합쳤기에 적어도 2년 후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점 중 하나는 국문으로 기술하는 유일한 학술지라는 점이다. 의학회 신청은 2015년 예정이다.                   

-최근 발간한 '전립선 바로알기 3판' 에 대해 소개해 달라.
통상 의사와 환자 사이에 소통부분이 지적돼 왔다. 이 책은 의사가 환자에 미처 전하지 못한 미묘한 내용까지 매끄럽게 정리가 됐다. 장점은 불필요한 내용은 덜어내고, 어려운 용어는 쉽게 풀어 지난 4년 간 새롭게 바뀐 약제와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것이다. 대한민국 남성들이라면 한번쯤 구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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