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미국 조사에서 청각장애가 있는 성인 여성이 정상인 혹은 농인 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JAMA 온라인판(3월 6일자) '이비인후과학 두부 및 경부 수술' 결과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은 70세 이상 여성에 비해 중년에서 빈번히 발생했다.

일부 소규모 연구가 난청과 우울증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을 제시한 바 있지만 국가적으로 광범위한 표본에 근거한 게 아니라 결과는 상반됐었다고 연구의 주저자인 Chuan-Ming Li 교수는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원에서 청각장애인과 기타 소통장애에 대한 새 연구를 시행한 것이다. Li박사 연구팀은 2005~2010년 동안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18세가 넘은 남녀 1만 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정신 및 육체적 건강도를 평가했다. 70세 이상 노인은 의료진이 난청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평가 설문지에는 참여자의 청력을 평가하기 위해 청각상태를 '좋음'에서 '완전소실'까지 4개 등급으로 나눴다. 증상 수준에 '일정부분' 또는 '대부분'에 체크한 인원은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셈했다.

더불어 조사 당시 우울증상에 대한 9가지 질문도 함께 진행했다.

조사 결과 약 80%가 청력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됐지만 정상으로 나타난 6% 인원 대비 일부 청력에 문제를 가진 11% 이상 환자가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을 보였다.

청력문제를 가진 응답자 가운데서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은 남성과 여성 각각 9%, 15% 비율을 나타냈다.

우울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사례를 보였지만 반대로 청각문제에 있어서는 증례가 더 적었다. 또 낮은 교육수준, 독신, 흡연, 폭음은 청각문제와 우울증 둘다 관련이 있었다.

대개 완벽한 청력소실을 경험한 사람을 제외하고 여성은 우울증 위험 상승과 함께  청각장애가 악화됐다. 또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에서도 절반정도는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있었다.

Li 박사는 "심각한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은 이미 청각장애를 진단 받거나 보청기 혹은 인공와우이식술을 권고 받은 환자였다. 이들은 오히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청각장애 인원 보다 우울증에 대해 낮은 이환율을 보였다. 이는 대다수가 일찍이 진단을 받고 초기에 중재치료를 받은 사실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비록 청각장애는 70세 이상 고령에서 많이 나타났지만 참가자 스스로 보고한 청각문제와 우울증 사이에는 별다른 연과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그룹 역시 청력소실에 대한 신체검진 결과, 고령 여성일수록 청력감소와 우울증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연구진들은 결과에 대해 어떠한 병태 기전으로 여성들에서 이러한 연관성이 강한 양상을 보이는지 결론짓기 이르다고 전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을 경험하는 빈도가 높았지만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연구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남성은 중년에서 3~6kHz 고주파에 청력을 잃기 시작한다. 여러 요인에 기인하겠지만 특히 소음이 청력 소실을 유도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반면 여성은 평균적으로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말을 잘 알아들으며 상대적으로 고주파에서도 자신의 청력을 잘 지킨다는 사실은 중요한 차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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