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OR·EXAMINE 연구 대상 환자 심부전 기준 따라 희비 엇갈릴 것

▲ 심부전 연구회 학술위원 부산의대 최정현 교수
지난해 8월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DPP-4 억제제들의 심혈관 안전성 데이터 연구들이 지금까지도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안전성 분석에서 심부전(HF) 입원율이 높게 나온 것을 두고 그 기전과 원인 분석을 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8일 경북대병원에서 열린 심부전 연구회 학술 세미나에서는 DPP-4와 심부전이라는 주제로 강의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발표를 맡았던 대한심장학회 산하 심부전 연구회 최정현 학술위원(부산의대 교수, 부산대병원 심장내과)을 만나 심부전 동반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 DPP-4 억제제가 풀어야 할 과제들을 들어봤다.

원래 심부전 있던 환자 더 악화된 것
전반적 심혈관 안전성은 이미 입증

- 지난 2월 8일 심부전 연구회가 발표한 내용은 정확히 무엇이었나?
심부전 연구회에서 발표했던 주제는 심부전과 당뇨병 치료 관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심부전을 일으키는 언더라인(위험요소) 질환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당뇨병이기 때문에 심부전 치료 시 당뇨병을 잘 관리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구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에 심부전 위험 이슈가 있어서 이를 다시 한 번 리뷰한 것이다.

- 심부전 환자에 있어서 당뇨병이 주는 위험은 어느 정도라고 할 수 있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를 A, B, C, D 네 단계로 나누는데 환자가 증상이 없어도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있으면 B단계로 격상된다. 특히 이들 위험인자 중에서 당뇨병은 심부전을 일으키는 매우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심부전 환자에서는 당뇨병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 그렇다면 지금까지 당뇨병 동반 심부전 환자의 당뇨병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일반 당뇨병 환자들의 치료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설포닐우레아 제제는 체중 증가가 있어서 피하는게 좋다는 견해가 많고, 메트포르민은 심혈관 예후 결과가 상반되게 나오고 있지만 크게 나쁘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초치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리뷰가 이뤄지고 있는 글리타존 계열 약제는 아직까지 쓰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지난달 유럽심장학회에서 당뇨병 환자에 대한 심부전 가이드라인이 나왔는데 여기서도 글리타존 계열약제만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심부전이 진행되면 이뇨제를 굉장히 많이 쓰게 되는데 이 경우 심장신장 증후군(cardiorenal syndrome)으로 가면 신장을 보호해야 하므로 메트포르민을 쓰는 경우가 많다.

- DPP-4 억제제 당뇨약은 어떤가?
지난해 8월 대규모 심혈관 예후 연구가 나오면서 DPP-4 억제제 계열의 당뇨약은 심혈관 위험에 안전한 것으로 입증됐다. 다만 일부 약물에서 심부전 위험성 이슈가 제기됐기 때문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기전을 알아야 위험 예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심박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2~3회 정도 증가하는 것이라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 SAVOR 연구에서 심부전 자체의 증가가 아니라 입원율 증가로 나왔는데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
기존에 심부전이 있는 환자가 더 나빠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근거로 NT-pro BNP 수치를 보면 처음부터 수치가 올라갔던 사람만 조금 차이가 났다. 이 효소는 심장의 스트레스 염증 바이오마커 중 하나인데 심장 볼륨이 많아지거나 압력이 올라가면 심부전 정도를 반영해준다. 다만 이러한 가설이 맞을지는 세부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

- 모든 DPP-4 억제제의 클래스 이펙트(계열 효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 모른다. EXAMINE 연구에서도 심부전 위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가 클래스 이펙트일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면서 현재 하위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열쇠를 풀어줄 핵심 관건은 무엇인가?
두 연구에서 심부전 환자를 포함시켰는데 어떤 기준으로 심부전을 정의했느냐에 따라 또 다른 새로운 결론이 나올 것 같다. 심초음파 검사 등과 같은 심부전 확진을 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 없이 그냥 단지 환자가 숨이 차서 입원했고, 또 BNP 수치가 올라갔다고 해서 이런걸로만 결론을 내기는 어렵다.
현재 연구를 보면 심부전 과거력이 있는 환자 비중이 SAVOR가 13%, EXAMINE이 28% 정도이다. 이러한 수치가 환자가 단지 한 번 숨이 차다고 한 것을 심부전으로 정의하고 포함시켰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즉 객관적 검사에 따라 분류된 어느 단계의 심부전 환자가 참여했느냐가 중요하다.

- 구체적인 하위 연구 결과는 언제 발표되나?
올해 미국심장학회(ACC 2014)에서 발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신임상결과 형태로 발표되는 것 같다고 들었다. 지금까지 삭사글립틴의 경우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증가했다고 발표한 상태고, 알로글립틴의 경우 세부 데이터는 공개를 안 한 상태이다. 당연히 추가 데이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 공개된 ACC 2014 프로그램에는 두 연구에 대한 발표 내용이 없는데.
그렇다. 따라서 공개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만약 공개가 안 되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해왔던 모습을 보면 추가 데이터가 아주 조금씩 나오거나, 공개하겠다고 하고 하지 않는 것은 대부분 결과가 안 좋았다. 최소한 안전하다고 나오면 공개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장기간 데이터를 더 보겠다", 또는 "환자수를 더 분석하겠다"고 하는 것은 부정적인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EXAMINE 연구의 경우 SAVOR에 비해 환자 수 차이가 많이 난다. 각각 1만6000명과 5300명이다. 통계는 마치 장난 같아서 어떻게 기준을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런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 그러나 전반적인 심혈관 위험에서는 모두 안전한 것으로 나왔다. 이러한 결과가 현재 처방 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전문분야가 어디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순환기 전문가와 내분비 전문가의 입장은 다르다. 심부전을 보는 사람이 주로 순환기 전문가라는 점에서 예측해보면, 일단 응급실로 실려올 정도의 환자에는 초기에 쓰지는 않을 것 같다. 퇴원할 시점에서는 심장 볼륨도 조절되고, 대부분 좋은 상태로 가니까 이 경우 DPP-4 억제제를 처방해도 될 것 같다. 내분비 전문의들은 아직까지는 세부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아울러 현재 몇몇 DPP-4 억제제들의 심혈관 결과가 진행 중인데 이들 결과에 따라서도 다른 견해가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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