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트란서방정 복합 서방정 중 국내 최초 허가 획득, 블록버스터 도전

 

대원제약의 복합 개량신약 '원트란서방정'이 동일 성분·함량 제제로는 국내 최초로 중등도-중증의 '급성통증' 적응증을 획득했다.

원트란서방정은 트라마돌염산염(Tramadol HCI)과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의 복합제로 한국얀센의 '울트라셋이알서방정'이 오리지널이다.

주성분인 트라마돌은 지속적이고 강력한 진통작용이 특징이지만 고용량 투여시 경련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아세트아미노펜은 신속한 효과에 적은 부작용이 장점이지만 낮은 진통효과가 단점으로 지적됐다.

때문에 이들 복합제는 적은 부작용에 강력한 효과라는 시너지를 발휘했고 통증치료제 시장에서 약 800억원대의 규모를 차지했다.

그러나 속방형의 6시간 투여 간격(1일 4회)은 단점으로 꼽혔다. 원개발사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방형 제제를 개발했지만 속방형 제제와 다르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급성통증에 대한 허가를 획득하지 못했다.

반면 대원제약은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서방형 제제에 대한 급성통증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번 적응증 추가로 대원제약은 원트란 제품군의 사용 폭을 넓히고 오리지널보다 한 발 앞서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급성통증은 대상포진,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어깨 병변, 급성 편도염, 목구멍 및 가슴의 통증 등 11개의 상병코드를 모두 포괄한다.

▲ 인제대 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연준흠 교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연준흠 교수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급성·만성 통증에 대한 구분 및 Pain control 방법'을 발표하며 "급성통증 적응증은 현장에서 수술 후나 발치라든가 하는 외상에 마약류제제가 아닌 만큼 더 쉽게 처방이 가능할 것"이라며 "급성통증 치료제가 한정된 상황에서 약 선택의 폭이 좀 더 다양해졌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트라마돌은 단독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며 정형외과 등에서 주사제로 처방하는 경향이 있지만, 원트란서방정은 아세트아미노펜 복합 경구제이기 때문에 처방목록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국산 신약을 처방하고자 하는 의사들이 의외로 많은 편"이라며 "다양한 치료제를 접하고자 하는 의사들에게 원트란서방정의 적응증 추가는 환영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원제약 마케팅부 김혁래 이사는 "원트란서방정이 2012년 10월 허가받으며 만성통증에 대한 적응증은 확보했지만 서방형제제로서 국내에 급성통증 적응증을 갖고 있는 약물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모든 통증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자 연구에 들어갔다"고 개발 경위를 설명했다.

대원제약은 치과 대상 발치수술 후 급성 통증 환자 240명을 대상으로 서울대치과병원(명훈 교수), 한양대병원(황경균 교수), 부천성모병원(표성운 교수), 아주대병원(이정근 교수) 4개 기관에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에서는 급성통증 적응증이 있는 오리지널 속방정(울트라셋)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고, 1차 종료점을 통증강도 차이의 합(SPID), 2차 종료점을 통증 강도 차이(PID), 통증 완화 정도(PAR), 지각할 수 있는 통증 완화 시간, 구제약 사용량 및 최초 사용 시간, 피험자 만족도 등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SPID는 97.5% 단측 신뢰구간 하한치가 -0.12로 비열등성 한계인 -1.5 이상을 충족해 대조군에 비해 비열등함을 만족했다.

2차평가에서는 PID가 의약품 투여 후 3시간, 4시간, 5시간, 6시간 시점에 측정한 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했으며, TOTPAR(통증 완화 정도의 총합) 군간 차이도 통계학적으로 유의했다.

통증 완화 시간은 원트란서방정이 3.07시간, 대조약이 3.83시간으로 0.76시간 차이로 더 빠른 완화를 기록했다.

또 구제약으로 폰탈정(메페남산 500mg)을 사용했는데 투여 12시간 후 대조약은 31명, 원트란서방정은 22명이었으며, 시험대상자 만족도 평가도 4.24±0.67점으로 대조약(4.05±0.69)보다 근소하게 높았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원트란서방정은 2월 18일 식약처로부터 복합제 서방정제 중 국내 최초로 급성통증 적응증을 추가받았다.

서방형 제제의 장점도 그대로 가져갔다. 원트란서방정은 초기 약효발현속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약효를 유지하고자 속방층과 서방층의 이층정으로 설계됐다. 속방층은 아세트아미노핀 325mg, 서방층은 아세트아미노펜 325mg과 트라마돌 75mg으로 구성됐다.

▲ 급성통증 및 만성통증 상병코드 비교

속방층의 아세트아미노펜은 한 시간 이내 용출돼 통증환자에게 빠른 진통효과를 나타내며, 서방층의 아세트아미노펜과 트라마돌은 1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방출돼 1일 2회 복용으로 효과가 지속토록 개선했다.

이 때문에 PAR에서 통증완화효과가 대조약은 약 복용 후 감소하다 다시 약을 복용했을 때 증가하는 계단식 그래프를 보인 반면, 원트란서방정은 지속적인 완화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트라마돌의 고함량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와 정제 크기 때문에 복용이 불편한 환자를 고려한 원트란세미서방정도 지난해 6월 출시해 보다 탄력적으로 복용이 가능하다.

세미서방정은 원트란서방정보다 부피가 약 2.8배 작고 트라마돌 함량도 기존 75mg에서 절반 수준인 37.5mg으로 줄였다. 또 급성통증에 대한 적응증도 갖고 있다.

김 이사는 "원트란서방정과 세미서방정은 항정상태에서 오리지널 속방정과 동등한 생체이용율을 보였으며, 급성과 만성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을 입증했다"며 "환자의 증상 및 통증 정도에 따라 서방정과 세미서방정으로 맞춤형 처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트란을 담당하는 김재홍 PM도 이들 제품군에 대해 "실질적으로 노리는 것은 블록버스터다. 다른 기전의 개량신약으로 제네릭보다 먼저 출시했기 때문에 아직 시간도 좀 있다. 같은 진통제 품목인 펠루비(펠루비프로펜)와 함께 시장을 확대시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원제약이 개발한 국내 12호 신약 '펠루비정'은 소염진통제로 류마티스관절염 징후 완화와 요통 완화에 대해서도 추가 적응증을 획득한 품목이다.

또 현재도 '급성상기도 감염 발열에 대한 해열' 적응증 획득을 위해 임상이 진행 중이다. 원트란 제품군과 두 품목이 동시에 처방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대원제약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적응증 추가에 대해 MR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교육이 진행됐으며, 최근 전체적인 인원도 충원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급성통증 적응증 추가로 대상포진, 감기, 발이 부러지거나 인대가 늘어나는 경우, 기흉 등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처방될 여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로컬 중심 영업도 종합병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기본적으로 수술 후 통증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원내처방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 PM은 "향후 마케팅 방향은 급성통증 적응증 추가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올해 50억원, 내년도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육성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트란서방정의 보험약가는 418원, 원트란세미서방정은 279원이다. 오리지널인 울트라셋이알서방정과 울트라셋이알세미서방정도 각각 418원, 279원으로 약가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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