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는 삶이다> 펴낸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

 
"우리가 행복해야 그 속에서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 속에서 나의 존재를 인정받는 가운데 자존감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나는 이것을 고등학교 때 알게 된 후로 언제나 '우리' 모두를 위한 삶을 살고 싶었고 부단하게 노력해 왔다. 의대에 다니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학생운동에 전념했던 것도 임상의사의 길을 포기했던 것도 모우 나와 우리를 융합하려는 노력이었다"

최근 <복지국가는 삶이다>를 출간한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 이상이 교수의 말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와 복지국가정치추진위원회 대표이기도 한 이 교수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집권여당의 보건의료 정책 자문위원을 역임하며 통합의료보험제도인 국민건강보험의 창설과 의약분업의 제도화를 주도적으로 수행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반대하던 의약분업을 앞장서 진행시켰던 그는 이후에 마음고생도 심했다고 한다. 

그는 "제일 눈치가 보였던 것은 제주의대 학생들이었다. 전국 의대생들이 투쟁대열에 합류했고 의사국시를 거부하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학생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며 "의료계 5적중 한명이라는 이유로 수업을 거부하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학생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당시 그 학생들이 너무 고마웠다며 슬몃 웃는다.

하지만 이후 8년 동안의 지난한 재판과정을 겪어야 했던 혹독한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계는 김대중 정부와 집권여당을 의료사회주의 정책을 추진한 좌파세력으로 매도하면서 한나라당과 긴밀하게 교류했다. 한나라당도 의료계의 이런 흐름에 적극 호응했다"며 "한나라당에서 의약분업을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비난하는 상황이 많이 벌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보건의료전문가로 활동하던 그가 왜 갑자기 복지국가 운동가에 뛰어들었을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행복할 기틀을 마련하려면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것은 경제성장과 복지 분배가 함께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복지 요구가 폭증하지만 복지는 개선되지 않고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이 모두 늘고 있다. 근본적 문제를 찾아야 했다"며 "복지 확충만으로는 안 되고 국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이에 동의하는 이들이 모여 6개월을 준비해 '복지국가혁명'이라는 책을 2007년 7월에 내고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행복한 삶은 복지국가를 통해 구현된다고 주장한다. 연대를 통해 '나'와 '나'들이 소통하고 융합해 민주적인 '우리'가 된 것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새로운 국가발전 체계가 바로 복지국가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이를 위해 신명을 다 바칠 생각이라며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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