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맨 왼쪽부터 술탄 씨. 민상일 교수, 정창욱 교수, 모하메드 씨, Ahmed 씨, 양재석 교수 등 의료진

말기신부전으로 생명이 위독한 아랍에미레이트(UAE) 환자가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특히 그의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UAE 군인 출신인 술탄 씨(Sultan Salem Abdullah Al-Zaabi, 58세, 남)는 평소 고혈압과 비만으로 2009년부터 만성신질환을 앓아왔다. 이듬해 극심한 가슴 통증을 동반한 허혈성심질환으로 10년에는 관상동맥우회술을, 11년에는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았다.

 그 사이 신장 기능은 더욱 나빠져 2010년 3월부터는 혈액투석을 받았다. 그가 다니던 자이드 군병원에서는 신장이식을 권했다. 그와 혈액형이 같은 첫 째 아들(3남 3년 중) 모하메드(MOHAMED SULTAN ALZAABI, 30세)씨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UAE에는 신장이식을 하는 병원이 없었다.

술탄 씨 가족은 전 세계 주요 병원을 수소문 하며 이식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 지난 해 4월 중국 소재 모 대학병원에 신장이식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가족들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UAE 국방부를 통해 서울대병원에 연락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해 UAE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군인을 비롯한 자이드 군병원 환자들 중, 현지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2월 입국한 술탄씨 가족을 위해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의료진들은 한 자리에 모였다. 술탄 씨는 신장뿐 아니라 심장도 좋지 않아 수술 위험이 높았다. 심장이 장시간 마취를 견디기 위해서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하고 신속한 수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장기이식센터 양재석 교수는 아버지와 아들의 수술 전 신장상태 평가와 이식 후 관리를, 비뇨기과 정창욱 교수는 아들의 신장 적출을, 외과 민상일 교수는 적출된 신장의 이식과 이식 후 관리를 맡으며 긴밀한 협진을 했다.

2월 6일 아버지와 아들은 나란히 병원 2층 수술장으로 향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술탄 씨는 아들의 건강한 신장을 받고, 병실에서 회복 하다 27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술탄 씨는 "한국에서 치료 받으라고 한건 UAE 의사들이었다. 한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지만, UAE의사들이 바른 선택을 했을 거라 믿었다. 한국에서 치료 받는 동안 숙련된 의사들의 긴밀한 공조와, 신속한 진료절차, 국제진료센터의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했다" 고 말했다.
 
양재석 교수는 "술탄 씨는 심장질환의 기왕력을 가진 환자로 신장이식 수술 준비가 쉬운 케이스는 아니었으나 각 과의 협력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고, 민상일 교수는 "성공적인 이식이다. 이식된 신장이 기능을 잘 하고, 환자 상태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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