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건강의학교실 심포지엄서 중독 치료전략 논의

인터넷·도박·알코올·약물 중독성 질환 환자수는 급증하는데 반해 정부 관심도와 환자의 치료 적극성은 매우 낮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질환 치료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2일 고려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궁금해 하는 임상실제 A to Z'라는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국내 중독질환의 유병률 증가와 저조한 관리율을 과제로 제시했다.

강남을지병원 중독브레인센터 이재원 교수는 최근 스마트폰 중독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보상 결핍 증후군을 꼽았다. 보상 결핍 증후군은 내부의 보상이 부족하면 보상이 되는 물질이나 행동을 추구해 자신의 불행을 치유하고자 하는 심리장애 유형의 하나다. 현대에 와서 이 증후군이 빈번히 발생하는데, 환경 및 사회 가치의 변화와 조기 교육, 높은 교육열에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현재 인터넷 중독은 DSM-5 개정판에서 정식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일종의 행위중독으로 질병의 실체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태다. 하지만 다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과사용은 인지 자율성을 저해하고 구조적인 이상을 일으킨다. 특히 안와전두엽 기능이 저하되고 도파민 부족현상이 나타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질환을 동반하는데 충동성과 우울증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와 함께 강남을지병원 중독브레인센터 최삼욱(한국정신중독의학회 연구이사) 교수는 도박 중독에 대해 임상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통한 치료 전략을 발표했다.

최 교수는 "알코올 중독은 치료를 통해 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도박은 한 번 시작하면 영원히 끊지 못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라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가 어떻게 치료를 받고 있는지 등의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박 중독은 인터넷 중독과 달리 DSM-5에 정식질환으로 분류됐다.

진단기준은 총 9가지로 △도박에 집착 △내성 △조절실패 △금단 △부정적 결과는 DSM-4와 동일하지만, △회피성도박 △추격도박 △거짓말 △채무가 특별 유형으로 추가됐다.

진단기준 가운데 조절력의 상실과 거짓말이 가장 중시 여겨지는데, 이 두 가지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환경관리를 철저히 해야하며 도박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변화에 핵심을 두고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9가지 모두 해당이 됐을 때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인식도와 적극성을 먼저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에 대해서는 두 질환 모두 다양한 접근전략이 제시됐다.

이 교수는 "인터넷 중독에는 날트렉손 등의 약물치료와 상담을 병행했을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됐다"면서 "뇌기능 등의 구조적 이상에 중점을 둔 약물 치료를 병용했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 중독환자는 두 가지 성격유형으로 High risk-Taker군과 Anxiety-depression군으로 나뉜다. 제1군은 TCI 검사결과 새로운 자극이나 신호에 매우 들뜨거나 흥분하는 유전적 성향인 탐구성(Novelty Seeking)이 높았다. 이에 반해 제2군은 위험요소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고, 인터넷을 일종의 도피처로 생각했다. 이 교수는 "제1군에 속하는 환자에게는 날트렉손을 가장 먼저 처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도박 중독도 인터넷 중독과 동일하게 △날트렉손 등을 이용하는 약물치료 △인지행동과 동기강화 △환경적 제한 △가족치료 △집단치료 등이 있다. 최 교수는 "환자에서 무엇보다 치료의 자발성이 중요하므로 동기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야 한다"면서 "전문의들은 도박을 끊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도박을 끊고 난 후에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양한 중독 문제로 개인, 가족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폐혜로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중독 문제의 원인을 생물·심리·사회과학적인 방법을 규명하고, 중독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야 한다"면서 "중독성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홍보 및 교육을 실시해 체계적인 진단 및 치료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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