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G·자보 심사 탓? 피부과·마취통증·정신과만 살아남아

지난해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침체가 심각했다. 안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영상의학과, 성형외과 등 인기과들마저도 청구율이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중 피부과, 마취통증의학과만 위기를 면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2, 2013년도 진료비통계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은 1차의료기관의 어려움이 드러났다.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청구건수는 2012년 5억2489만건에서 2013년 5억1503만건으로 떨어졌고, 내원일수 역시 5억3404만일에서 5억2361만건으로 줄었다.

특히 전통 강호인 안과는 2012년 3146만건에서 2013년 3056만건으로 감소했고, 이비인후과 마찬가지로 6200만건에서 6078만건으로 크게 떨어졌다. 성형외과도 16만건에서 15만건으로 감소했다.

인기과로 급부상하고 있는 영상의학과, 정형외과의 날개도 꺾였다.

영상의학과 의원의 청구건수는 2012년 126만건에서 2013년 123만건으로 크게 줄었고, 정형외과도 5290만건에서 5274만건으로 떨어졌다.



이들 과는 청구율만 떨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청구비용도 급감하는 사태를 맞았다. 진료수가가 해마다 인상돼 청구건이 떨어지더라도 평균을 유지했던 진료비 장벽마저 무너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7월 포괄수가제와 자동차보험 심평원 위탁심사 등으로 관련과인 안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영상의학과 등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안과의 경우 지난해 요양급여비용은 8억6541만원으로 2012년 8억8483만원보다 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자보의 영향을 받은 영상의학과의 청구비용은 2012년 8억2550만원에서 2013년 7억5176만원으로 7000만원이나 줄었다.

그간 지속적으로 청구율과 진료비가 급감해왔던 산부인과는 DRG여파까지 겹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산부인과의 청구건수는 1707만건에서 1610만건으로, 진료비는 5억2320만원에서 5억1999만원으로 감소했다.

원래 청구율과 진료비가 급감해왔던 진단검사의학과, 핵의학과, 결핵과 역시 하락세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이들 모두 전년대비 청구건수와 청구된 진료비 모두 감소해 각각 지난해 4만건, 5900건, 8만건에 대해 54만원, 157만원, 106만원 등의 진료비를 청구했다.

다만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다른 과들과 달리 피부과, 마취통증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띄었다.

이들 과는 모두 전년대비 청구건수와 청구비용이 모두 증가하면서, 각각 1668만건, 1075만건, 719건에 대해 2억7940만원, 3억8559만원, 3억138만원의 급여비를 기록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