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뇌졸중학회 2014 학술대회 하이라이트

 

국제뇌졸중학회 2014 학술대회 주제 가운데 '혈압'이 눈길을 끌었다. INTERACT2 연구에서는  수축기혈압의 변동성이 뇌졸중 예후악화의 위험요소로 새롭게 제시됐지만, SPS3 연구에서는 고혈압이 인지기능장애의 위험요소임에도 적극적인 혈압관리가 인지기능에 대한 혜택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축기혈압 최소 7일까지 관찰해야...변동성따라 57%까지 악화 위험 상승
■ INTERACT2 연구

INTERACT2 연구를 발표한 영국 레스터대학 Lisa S. Manning 교수는 "고혈압은 급성 뇌졸중의 위험요소로 알려져 있지만, 뇌내출혈 후 혈압변동성도 별도의 예후 인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서는 7일째까지의 수축기혈압 변동성이 뇌내출혈 후 환자의 예후 관리 및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급성 뇌내출혈 환자 중 수축기혈압 150~220mmHg인 환자 2839명을 대상으로 초기의 수축기혈압과 수축기혈압 변동성을 측정했다. 수축기혈압 변동성은 초급성기(최초 24시간째) 5번의 평가, 급성기(2~7일째) 12번의 평가에서 나타난 표준편차로 정의했고, 논리적 회귀분석 모델과 모델1(성별, 연령, 무작위 치료전략), 모델2(성별, 연령, 치료전략, 지역, NIHSS 중증도), 모델3(성별, 연령, 치료전략+평균 수축기혈압)로 나눠 사망 또는 90일째 예후를 평가했다.

연구결과 1일째 모든 모델에서 변동성에 따른 연관성이 나타났고, 표준편차와 수축기혈압 간 연관성을 평가했을 때 예후 악화 위험도가 41% 증가했다. 2~7일째에도 모델별로 세부적인 차이는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고, 표준편차와 수축기혈압 간 연관성에 따른 예후 악화 위험도는 57%까지 높아졌다. 이와 함께 초급성기와 급성기 시기의 최대 수축기혈압이 높을수록 예후도 안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혈압조절•이중항혈소판 인지기능감소 억제 효과 없어
■ SPS3 연구

열공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PS3 연구에서는 적극적인 혈압관리와 이중항혈소판요법이 인지기능에 영향은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발표한 캐나다 브리티쉬콜럼비아대학 Oscar R. Benevente 교수는 "고혈압과 열공성 뇌졸중은 모두 인지기능 장애와 연관성을 보였지만, 3.6년 동안 관찰한 결과 공격적인 혈압강하 전략과 이중항혈소판제요법 모두 인지기능감소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정리했다.

다기관 무작위 연구인 SPS3 연구에서는 180일 이내에 MRI로 열공성 뇌졸중 여부를 확인받은 환자들을 혈소판요법 분류와 혈압조절 분류로 나눠 분석했다. 혈소판요법은 단일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 325mg)과 이중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 325mg+클로피도그렐 75mg), 혈압은 높은 혈압군(수축기혈압 130~149mmHg), 낮은 혈압군(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으로 나눴다.

1차 종료점은 뇌졸중의 재발, 2차 종료점은 CASI(Cognitive Abilities Screening Instrument)를 비롯 8개의 도구로 평가했을 때의 인지기능 감소였다. 전체 환자수는 3020명으로 3.7년간 추적 관찰했다. 높은 혈압군은 1519명, 낮은 혈압군은 1501명이었고, 1년째 평가에서 높은 혈압군의 수축기혈압은 평균 136mmHg, 낮은 군은 125mmHg였다. 전체적으로는 환자별로 3.3개의 평가를 시행했고, CASI 점수는 1~9점으로 기저시점에서 1년째 0.11점 차이를 보였고, 3년째는 0.15점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혈압과 항혈소판요법에 따른 구분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도 다른 인지기능 예후에 차이는 없었다.

뇌졸중 관리전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들도 모습을 보였다. 이식형 심장 모니터(ICM)를 활용한 원인불명 뇌졸중 환자의 심방세동 진단전략이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 발생 후 병원 도착 전 이송 중의 마그네슘 투여전략은 예후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식형 심장 모니터 원인불명 뇌졸중 후 심방세동 진단에 효과
■ CRYSTAL AF 연구

ICM이 원인불명 뇌졸중 후 심방세동 진단에 혜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CRYSTAL AF 연구는 뇌졸중 재발 위험도 감소전략으로 주목받았다. 심방세동에 한정되고 있지만, 심방세동이 뇌졸중 재발의 주요한 위험요소라는 점과 위험 환자군에게 조기에 항응고제를 투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CRYSTAL AF 연구를 발표한 노스웨스턴의대 Richard A. Bernstein 교수는 "심방세동은 간헐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무증상인경우도 빈번한 데다가 심방세동 동반 뇌졸중 환자가 제대로 관리받지 못한다면 잠재적으로 예후가 더 좋지 않은 뇌졸중이 재발될 위험이 있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연구에서는 원인불명 뇌졸중 발생 90일 이내에 ICM(제품명 Reveal XT)군과 표준군으로 환자들을 무작위 분류해 비교했다. ICM군 221명, 표준관리군 220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61.5세였다. 인종, 지리학적 요소, 위험요소, CHADS2 점수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1차 종료점은 무작위 후 6개월 내의 심방세동(30초 초과) 검진율이었고, 2차 종료점은 12개월째의 심방세동 검진율이었다. 모든 환자들은 혈관영상 검사, 경식도 초음파 검사, 24시간 이상 지속적 심장관찰을 받았다. 연구에 등록하기 이전 경구용 항응고제를 장기간 처방받은 환자는 없었다.

분석결과 ICM군에서 1차 종료점에 도달한 환자는 8.9%, 표준관리군에서는 1.4%로 ICM이 6.4배 높았다. 12개월째 평가에서는 각각 12.4%, 2%로 차이가 더욱 커졌다(7.3배). 36개월까지 연장해서 관찰했을 때도 양 군 간 차이는 더욱 커져 ICM군 검진율 30%, 표준관리군 3%로 8.8배 차이가 났다. 항응고제 복용률은 12개월째에 97%로 나타났다.

응급실 전 치료전략 추가 혜택 입증 실패
■ FAST-MAG 연구

급성 뇌졸중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동안 구급차에서 마그네슘을 투여하는, 소위 '응급실 전 치료전략'이 추가적인 혜택 입증에 실패했다. 하지만 실제 구급행위의 지연없이 현장에서 3상임상을 완료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Jeffrey L. Saver 교수가 발표한 FAST-MAG 연구는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군 3상임상으로 뇌졸중 증상 발생 후 2시간 이내에 구급차에서 정맥 마그네슘 투여군과 비투여군으로 나눠 초급성환자의 장기간 예후 개선정도를 평가했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 대상군의 조건은 1)LAPSS(Los Angeles Prehospital Stroke Screen) 척도로 뇌졸중 증상을 보이는 환자 2)40~95세 3)증상발현 후 2시간 이내에 치료받은 환자 4)결손시간 15분 이상인 환자였다.

총 315대의 구급차, 40개의 응급의료기관, 60개의 병원에서 연구가 시행됐고, 이를 위해 구급요원 2988명이 훈련을 받았다. 정맥 마그네슘의 용량은 15분간 4g이었고 대조군에게는 식염수를 투여했다. 응급실에 도착한 이후에는 24시간 이상 동안 16g의 마그네슘을 투여했다.

90일째 mRS(modified Rankin Score)를 비교한 결과 양 군 모두 2.7로 차이가 없었다. 이외 하위분석을 시행했을 때도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혜택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메사추세스종합병원 Lee Schwamm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초기 마그네슘 용량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마그네슘의 잠재적인 효과가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실패로 인해 마그네슘에 대한 가능성이 저평가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가 실제 현장에서 시행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이에 Saver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시도된 방법은 다른 가능성인 약물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제의대 홍근식 교수(일산백병원 신경과)도 "FAST-MAG 연구는 응급실 도착 전 조기 관리 전략의 가능성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며, "연구 결과는 실패로 나타났지만, 실제로 구급차에서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성돼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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