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결과 LDL-C 최대 70% 이상 줄여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90%에게 투여되고 있을 만큼 효과가 뛰어난 약물이다. 수십만명의 대규모 다국가 임상을 통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은 스타틴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주로 고용량 스타틴을 투여해도 여전히 LDL-C가 높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이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다양한 스타틴 병용요법이 쓰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영역을 극복하고자 항체로 이뤄진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들이 하나둘씩 개발되고 있다. 이른바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 계열 약제가 그것이다. 이 약들은 인슐린처럼 피하주사 형태지만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번만 맞으면 되는 약물이어서 관심이 높다. PCSK9 계열 개발 동향과 주요 약물의 성과에 대해 살펴봤다.

PCSK9 발현 억제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낮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간장에서 생성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은 현재 고지혈증 치료제로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다. 스타틴은 세포 내 콜레스테롤 합성과정의 율속 효소(rate-limiting enzyme)인 HMG-CoA reductase의 활성을 억제해 세포 내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키고 결국 혈중으로 분비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킴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춘다.

둘째는 LDLR(LDL receptor)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간장세포막에 존재하는 LDLR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세포 내로 유입시켜 콜레스테롤이 간장에서 대사돼 배설되게 함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감소시키는 단백질이다. 이로 인해 혈관 내 위험성을 줄인다.

이 과정에서 PCSK9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LDLR의 EGF-A(표피성장인자) 도메인과 결합해 세포 내로 이동한 후 세포 내에서 LDLR이 라이소좀(lysosome)에서 분해될 수 있도록 한다(Horton, J. et al. 2007. Trends in Biochemical Sciences 32: 71-77). 간에서 LDL 수용체와 결합 후 라이소좀을 통해 LDL 수용체를 소멸시킨다.

과학자들은 기초연구를 통해 PCSK9의 발현이 증가될 경우 LDLR이 감소돼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PCSK9 활성이 증가하는 획득형질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는 상염색체 우성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autosomal dominant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이 발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PCSK9의 유전자 기능이 상실된 결실 기능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에서 혈중 LDL-C의 농도가 정상인에 비해 감소돼 있는데 이 경우 관상동맥질환의 발병 확률이 매우 낮게 나타난다(Cohen, J., et al. 2005. Nat. Genet. 37: 161-165).

따라서 PCSK9의 발현을 억제할 경우 LDLR 양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감소시켜 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이런 기전으로 PCSK9 계열 약물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새로운 표적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PCSK9 억제 약물의 유용성은 스타틴의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저하 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는 보조적인 약제로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스타틴은 LDLR의 양을 감소시키는 PCSK9의 발현을 전사수준(transcriptional level)에서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제약사들 앞다퉈 개발…8개 품목 윤곽

지금까지 개발되고 있는 PCSK9 계열 약물은 대략 8개 품목으로 요약된다. 나열해보면 암젠의 에볼로큐맙(Evolocumab, 코드명 AMG145), 리제네론·사노피의 알리로큐맙(alirocumab, 코드명 SAR236553, REGN727), 노바티스의 LGT209, 화이자의 PF 04950615(RN316), BMS의 BMS-844421, 산타리스의 SPC5001, 앨나일램의 ALN-PCS02, 릴리의 LY3015014 등이다.

▲ 개발중인 PCSK9 억제제들
미국 임상시험등록기관인 clinicaltrial.gov에 PCSK9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이들을 중심으로 총 48개의 임상연구가 나오는데 절반은 임상이 완료됐고 나머지 절반은 환자 모집단계다. 이 중 몇 개는 기초임상이다. 현재까지 가장 빨리 개발되고 있는 약물은 암젠사의 에볼로큐맙과 리제네론·사노피의 알리로큐맙이다.

미국 임상시험등록기관에 등록된 임상을 보면 에볼로큐맙과 관련된 임상이 18개이며 알리로큐맙은 13개로 두 약물과 관련된 임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임상을 보면 두 약물은 스타틴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진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며, 현재는 다양한 조합 또는 1차 약물에서의 효과를 검증 중이다.

화이자도  PF-04950615의 2상 임상을 끝내고 3상을 위한 환자를 모집 중이며, 노바티스와 릴리는 각각 LGT209와 LY3015014의 1상 임상을 끝낸 상태로,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다.

PCSK9 저해제 개발 어디쯤 왔나?

에볼로큐맙 : 12주 후 매 2주마다 140mg LDL-C가 64% 감소

암젠사가 개발 중인 에볼로큐맙은 현재 개발속도가 가장 빨라 향후 허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2만80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13개의 대규모 다국가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3상 연구에는 매2주마다 투여하는 전략과 한 달에 한번 투여하는 전략이 포함돼 있다.

임상이 종료된 연구는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과 병용하는 LAPLACE-2 연구, 스타틴을 복용할 수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GAUSS-2 연구, 에볼로큐맙 단독효과를 본 MENDEL-2 연구,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RUTHERFORD-2 연구다. 아울러 심혈관 아웃컴 연구인 DESCARTES 연구도 종료됐다.

그 밖에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TESLA, TAUSSIG 연구와, 심혈관 아웃컴 연구인 FOURIER, GLAGOV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암젠은 GAUSS-2, LAPLACE-2, RUTHERFORD-2 연구의 탑라인(TOP-LINE)을 지난 1월 공개했다.

▶GAUSS-2
GAUSS-2 연구는 근육 관련 이상반응으로 스타틴을 복용할 수 없는 환자 3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다. 모두 네 가지 그룹(매2주마다 에볼로큐맙 140mg + 위약 병용군, 한 달에 한 번 420mg + 위약 병용군, 매2주마다 위약 140mg + 에제미티브 10mg 병용군, 한 달에 한번 위약 420mg 투여군 + 에제미티브 10mg 병용군)으로 관찰했는데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LAPLACE-2
LAPLACE-2 연구는 고콜레스테롤혈증과 이상지질혈증(LDL-C ≥80)을 동반한 1896명의 환자를 스타틴 종류와 용량에 따라 무려 24개 그룹으로 나눴다는 점이 흥미롭다.
우선 기본적으로 아토르바스타틴을 복용한 군을 모두 6개그룹으로 나눴다. 매2주마다 에볼로큐맙+위약 병용군, 한달에 한번 에볼로큐맙+위약 병용군, 매2주마다 위약+위약 병용군, 한 달에 한번 위약+위약 병용군, 매2주마다 위약 + 에제미티브 10mg 병용군, 한 달에 한번 위약 + 에제메티브 10mg 병용군 등이다. 아토바스타틴이 10mg과 80mg 두군을 대상으로 했으므로 모두 12군이다. 또 로수바스타틴 5mg, 40mg, 심바스타틴 40mg을 복용하는 환자는 매 2주마다 에볼로큐맙 + 위약 병용군, 한 달에 한 번 에볼로큐맙 + 위약 병용군, 매2주마다 위약+위약 병용군, 한 달에 한 번 위약 + 위약 병용군 등 4군으로 나눴다.

▶RUTHERFORD-2
RUTHERFORD-2는 스타틴과 그외 다른 지질저하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이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32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다. 이를 매2주마다 에볼로큐맙 140mg 투약군, 한 달에 한 번 420mg 투약군, 매2주마다 위약 140mg 투약군, 한 달에 한 번 위약 420mg 투여군으로 나눴다.

■ 주요 연구성과
이런 가운데 지난해 유럽심장학회(ESC 2013)와 미국심장협회(AHA 2013)에서는 에볼로큐맙의 2상 임상 메타분석 결과가 발표된 바 있는데 그 결과가 꽤 파격적이다.

MENDEL, LAPLACE-TIMI 57, RUTHERFORD, GAUSS 등 네 연구에 참여한 1200여명을 메타분석한 결과 LDL-C가 최대 64%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주 후 매 2주마다 140mg을 투약한 군에서 기저치 대비 LDL-C가 64% 감소했고, 매2주마다 70mg과 105mg에서는 각각 43%와 56%의 감소가 나타났다. 또 한 달에 한번 420mg 투여군에서는 57%, 280mg과 350mg 투여군에서는 각각 45%와 50%로 효과가 입증됐다.

AHA 2013에서도 OSLER(네 개의 연구를 토대로 메타분석)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총 1100여명을 분석한 결과, 12주와 52주 시점에서의 LDL-C 변화는 기저치 대비 52.3%가 감소했다. 연구에서 나타난 이상반응은 비인두염, 상기도감염, 인플루엔자, 관절통, 등통으로 에볼리쿠맙군에서 81.4%였으며, 표준치료군에서는 73.1%였다.
올해 미국심장학회저널(JACC 2014)에는 4개의 2상 임상을 토대로 Lp(a)의 변화를 관찰한 연구가 게재됐는데, 에볼리쿠맙군이 대조군과 비교해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2주마다 에볼리쿠맙 140mg 투여군과 한 달에 한번 에볼리쿠맙 420mg을 투여군은 12주 시점에서의 Lp(a)를 대조군 대비 29.5%와 24.5%를 낮춘다. 또한 Lp(a)의 감소는 LDL-C 감소 비율과 통계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관심은 어떤 환자군에서 어떤 조합이 최적의 효과를 낼 것인가에 있다. 그 점에서 3상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세한 결과는 오는 미국심장학회(ACC 2014) 최신임상연구발표(LBCT) 세션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알리로큐맙 : 스타틴과 병용 8주 후 73.2% 줄여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공동개발하고 있는 알리로큐맙 임상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임상승인 현황에 따르면 12개의 임상이 등록돼 진행을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알리로큐맙은 지난 2012년 5월(온라인판) 이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이 Lancet에 실렸고, 같은 해 10월 NEJM 온라인판에는 일차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2상 연구가 실리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주요 연구 성과
알리로큐맙의 매력은 70%를 넘는 강력한 LDL-C 감소효과에 있다. 지난 2012년 NEJM에 발표된 2상 연구에 따르면, 아토르바스타틴 80mg에 매2주 1회 알리로큐맙을 투여했을 때 8주 후 기저치 대비 LDL-C 감소율은 73.2%로 나타났다.

아토바스타틴 10mg을 썼을 경우에는 66.2%였다. 아토르바스타틴 80mg만 쓴 군에서는 17.3%로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이보다 앞서 Lancet에는 이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진 7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최적의 용량을 찾는 2상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환자들을 한 달에 한 번 알리로큐맙 150mg군, 한 달에 한 번 200mg군, 한 달에 한 번 300mg군, 매 2주마다 한 번 150mg군, 매 2주마다 한 번 위약군 등 총 5군으로 나눠 12주 후 LDL-C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기저치 대비 LDL-C 변화는 각각 28.9%, 31.5%, 42.5%, 67.9%, 10.6%로 매2주마다 150mg을 투약하는 방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간 또는 신장이상이 위약군 대비 3배 이상 높은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LDL-C 수치의 개선이 어려운 이형접합 가족성 고지혈증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PCSK9 억제제의 역할 및 대상질환의 범위를 폭넓게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ODYSSEY MONO
이런 가운데 3상 연구 결과도 곧 공개된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은 ODYSSEY MONO 연구 탑라인(TOP-LINE) 결과를 지난해 10월 발표하면서 올해 공개를 예고했다. 당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4주 후 알리로큐맙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평균 LDL-C 감소율은 베이스라인 대비 47.2%인 반면, 에제티미브 10mg군은 15.6%로 차이를 보였다.

이상반응은 에제티미브군에서 78.4%였으며, 알리로큐맙군에서는 69.2%로 관찰됐다. 알리로큐맙군에서 보고된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비인두염, 인플루엔자, 상기도감염 등과 같은 감염이었다. 보다 자세한 지질변화와 이상반응은 학회를 통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ODYSSEY MONO 연구는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ODYSSEY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안에는 인종별로 12개의 서로 다른 3상 임상이 포함돼 있다.

Bococizumab(RN316) : LDL-C 46-~60% 감소 HDL-C는 증가

화이자가 개발중인 보코시주맙의 2상 임상은 지난 2013년 AHA에서 발표된 바 있다. 연구 결과, 고용량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3.0 또는 6.0mg/kg을 투여하면 12주후 LDL-C를 대략 46~60% 가량 낮춘다. 또 총 콜레스테롤 감소와 함께 HDL-C도 증가시켰다.

ALN-PCS : 위약대비 이상반응 차이 없어...LDL-C 저하 측면선 뒤지지 않아

ALN-PCS은 앨나일램사가 개발 중인 약물로 지난해 10월 Lancet에 1상 임상 결과가 공개된 바 있는데 위약 대비 이상반응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ALN-PCS 79% vs 위약 88%).

분당서울대병원 최성희 교수는 "최근 LDL-C를 저하시키고 HDL-C는 상승시키는 여러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LDL-C 저하 측면에서는 단연 PCSK9 억제제가 우세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PCSK9 억제제를 단지 이질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만 국한해 사용할 것인지, 스타틴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군 또한 대상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과 임상적인 유용성 및 사용 환자군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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