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 의료기관에서의 체중 관리 강조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 미국비만학회(TOS)는 지난해 11월 미국심장·폐·혈액연구원(NHLBI)과 함께 개발한 ‘과체중 및 비만 성인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는 NHLBI의 1998년 가이드라인 개정판에 해당한다. 15년의 긴 공백이 있었던 만큼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알고리듬 및 권고사항들에 변화를 줬다. 전반적인 변화의 방향은 과체중과 비만 환자에 대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과체중 및 비만이 만성질환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 더욱 무게를 뒀고, 알고리듬에서도 더 넓은 범위의 환자들을 1차 의료기관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특히 지속적인 관리를 통한 체중감량이 만성질환의 관리에 혜택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과체중·비만, 심혈관질환 주요 요소로 강조
가이드라인에서는 비만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제2형 당뇨병, 관상동맥 심질환 등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담낭질환, 퇴행성 관절염, 수면무호흡증, 호흡기 장애, 일부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게다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및 심혈관질환 사망률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반드시 관리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만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미국 내 자료에 국한되고는 있지만, 과체중을 체질량지수(BMI) 25~29.9kg/㎡, 비만을 30kg/㎡ 이상으로 정의했을 때 미국 내 과체중이나 비만인 성인은 69%, 비만은 35%로 나타나고 있고 미국국립보건영양조사(NHNES) 결과 2009~2010년 비만율은 2003~2008년 대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만 유병률의 증가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가이드라인에서는 일부 인종 및 지역사회에서는 유병률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고, 저소득계층과 낮은 교육수준의 이들에서 높았다. 또 이미 과체중·비만인 환자들이 만성질환도 동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2009년 Finkelstein EA 보고에 따르면 비만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입원료가 46%, 외래 방문 비용 27%, 약물 처방액은 80% 더 많이 든다. 비만으로 인한 전반적인 의료비용은 미국에서만 2008년 기준 1년에 1470억 달러(한화 약 156조260억원)가량이다.

BMI 기준 적용은 그대로…치료대상 환자범위는 확대
이에 이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에서는 비만 환자에 대한 적극적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우선 과체중 및 비만의 평가를 체질량지수(BMI)에 기반해 시행한다는 점은 이전 가이드라인과 동일하다. 환자가 1차 의료기관에 방문했을 때 키와 무게를 측정해 BMI를 평가토록 했고, BMI가 25~29.9㎏/㎡일 때 과체중, 30㎏/㎡ 이상일 때 비만으로 설정했다. 단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기준(cut-off)을 과거 BMI 30kg/㎡ 이상이거나 BMI 25kg/㎡ 이상+동반질환 2개 이상이었던 것에서 BMI 30kg/㎡ 이상 또는 BMI 25kg/㎡이상+동반질환 1개 이상으로 변경해 더 넓은 범위의 과체중 환자도 관리토록 했다.

허리둘레 기준에는 인종간 다양성을 반영했다. 남성의 경우 40인치(101.6㎝) 이상, 여성의 경우 35인치(88.9㎝) 이상일 경우 비만으로 평가하도록 했지만, 남아시아인들을 비롯 특정 민족에서는 상황에 맞춰서 더 낮은 기준을 적용토록 권했다. 현재 한국의 경우 대한비만학회에서 BMI 25㎏/㎡, 허리둘레 남성 90㎝·여성 85㎝ 이상일 때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치료전략에서 베리아트릭 수술 대상군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베리아트릭 수술은 BMI가 35㎏/㎡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1개 이상 있거나 BMI가 40㎏/㎡ 이상인 환자 중 행동 치료, 약물 치료로 체중감소 효과가 충분치 않은 이들에게 시행하도록 했다. BMI 35㎏/㎡ 미만 환자에 대해서는 아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권고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술 전 경험이 누적된 전문가와 상의 및 평가를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5%의 체중감소 유지되면 당뇨병·지질·혈압 혜택
고혈압, 고지질혈증, 고혈당혈증 등이 있을 경우에는 위험도를 당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체중감소를 위한 적극적인 생활습관개선에 대한 상담을 진행토록 했다. 체중감소 타깃은 3~5%로, 3~5%의 체중감소가 유지될 경우 중성지방, 혈당, 당화혈색소를 감소시킬 수 있고, 제2형 당뇨병 위험도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추가적으로 감량할 경우에는 혈압, LDL-C, HDL-C 등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고, 혈압, 혈당, 지질에 대한 약물 필요도를 낮출 수 있으며 중성지방과 혈당조절에도 혜택을 얻을 수 있다(Ⅰ, A).

가이드라인에서는 세부적으로 체중감량이 당뇨병, 지질 프로파일, 고혈압에 주는 혜택들에 대해서도 정리했다. 제2형 당뇨병에서는 위험도가 높은 과체중·비만 환자들이 2년 동안 생활습관개선±올리스탯 전략으로 2.5~5.5kg을 감량한다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도를 30~60% 감소시킬 수 있고(근거수준 높음), 제2형 당뇨병이 동반됐을 경우에도 9~13kg 감량할 경우 사망률이 25% 감소된다는 연구가 있다는(근거수준 낮음) 점을 우선 제시했다.

체중감소 전략으로는 생활습관개선±올리스탯을 제시했다. 이 전략으로 1년째 평가에서 2~5%의 체중을 감량한다면 공복혈장혈당 20mg/dL 이상, 당화혈색소(A1C)를 0.2~0.3%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근거수준 높음). 이는 감량폭에 비례하는 효과로 5~10% 감량했을 때는 A1C를 0.6~1% 낮출 수 있다. 또 당뇨병 약물의 처방 필요도도 낮출 수 있다는 부가적인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근거수준 높음).

지질 프로파일의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상관없이 과체중·비만 환자들이 생활습관개선으로 체중을 감량한 만큼의 개선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3kg 감량 시 평균 중성지방이 15mg/dL 감소하고, 5~8kg 감량 시 LDL-C가 5mg/dL 감소, HDL-C가 2~3mg/dL 증가한다. 체중이 3kg 미만으로 감량됐을 경우에도 중성지방, HDL-C, LDL-C에 유의한 혜택이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근거수준 높음).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는 4년 이상 체중을 감량할 경우 지질 프로파일과 함께 지질저하제의 필요도도 낮다고 부연했다(근거수준 중간). 한편 생활습관개선+올리스탯 전략은 과체중·비만 환자에서 추가적으로 3kg의 감량효과를 보였고, LDL-C 8~12mg/dL 감소, HDL-C 1mg/dL 감소, 중성지방의 변화 등 뒤섞인 결과를 보인 바 있다(근거수준 높음).

혈압에서도 생활습관개선±올리스탯 전략을 3년 시행한 시점에서 체중이 5% 감량했을 경우에는 수축기혈압이 3~2mmHg 감소했고, 5% 미만으로 감량됐을 때도 혈압에 중간 정도의 혜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근거수준 높음).

한편 과체중·비만 제2형 당뇨병 환자도 4년여 기간동안 적극적인 생활습관개선을 통해 평균 5%의 체중을 감량하면 항고혈압제 처방률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근거수준 중간).
 

 

1차 의료기관의 역할에 무게

 

과체중 및 비만의 관리에서 1차 의료기관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비만 가이드라인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루이지아나주립대학 Donna Ryan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1차 의료기관 의사들이 임상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에 알고리듬 제목도 ‘1차 의료기관에서의 과체중·비만 환자 관리를 위한 만성질환 모델’이다. 알고리듬의 핵심사항은 1차 의료기관에서의 과체중·비만 환자 선별, 동반된 만성질환 또는 위험요소 여부 파악, 생활습관개선 전략에 대한 적극적인 권고, 지속적인 관리다.

특히 1차 의료기관 전문가들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Ryan 교수는 “환자들에게 단지 체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조언 이상의 실질적인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1차 의료기관 전문가들이 환자들의 체중감량 의지를 심어주도록 했다. 과체중·비만 성인들에게 심혈관 위험, 제2형 당뇨병,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고(Ⅰ, B), 허리둘레 수치가 높은 성인들에게도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 위험이 높다는 점을 인식시키도록 했다(Ⅱa, B). 이를 위해 1년에 1회 이상 키와 몸무게를 측정해 BMI를 평가하도록 했고(Ⅰ, C), 추가적으로 1년 1회 이상 허리둘레 측정도 고려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했다(Ⅱa, B).

그리고 체중감소 혜택은 저열량식단, 활동량증가 등에 도움을 주는 종합적인(comprehensive) 생활습관개선 프로그램에 6개월 이상 참가해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숙련된 전문가에 의해 관리되고 개인 및 그룹단위로 시행된다(Ⅰ, A). 체중이 감소된 환자들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해 감소된 체중을 유지토록 했으며, 1:1 면담이나 전화를 통해 저열량식단, 1주 200~300분 이상의 육체활동을 권장하도록 했다(Ⅰ,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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