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없이 치료하는 시대 열려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다클라타스비르(daclatasvir)와 소포스부비르(sofosbuvir)의 향후 만성 C형간염(HCV) 치료에 있어서 초치료 및 병용요법의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가 새롭게 나왔다.

현재 HCV 치료는 주사제인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요법이 표준치료인데, 경구용 약제만으로도 높은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오면서 향후 확산이 예상된다. 이 경우 향후 표준치료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다.

영국의 유력 저널인 NEJM은 1일 1회 요법의 경구용 항바이러스 제제인 다클라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의 칵테일 요법에 대한 연구를 1월 16일자 온라인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2011년 6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총 18개월간 미국 18개 센터에서 모집한 211명의 HCV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HCV 지노타입 2형 또는 3형 환자 44명과 HCV 지노타입 1형 환자 167명 등 총 211명이 참여했다. 1형의 경우 126명은 이전에 항바이러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였으며, 나머지 41명은 프로테아제 억제제(텔라프레비르 또는 보세프레비르)로 치료를 받았지만 반응이 없는 환자였다.

연구의 1차 종료점은 치료 종료 후 12주 시점에서의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HCV RNA < 25IU/mL)로 평가했으며 그외 치료진행중, 치료종료 단계로 나눠 각각 4주, 24주도 관찰했다. 특히 보다 자세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군으로 나눠 평가했다.

다클라타스비르·소포스부비르 병용요법 급부상
경구 복용만으로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 높게 나타나


먼저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모든 HCV 지노타입 2형 또는 3형 환자들(44명)의 12주 시점에서의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은 91%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사실상 완전히 치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HCV RNA 불검출률은 89%였다. 아울러 24주까지 연장해 관찰한 시점에서의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과 HCV RNA 불검출률은 모두 93%로 더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투약방식 변경 또는 리바비린을 추가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다클라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 두 약제만 투약한 경우에 효과가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일주일간 소포스부비르를 먼저 주고 이후 두 약제를 병용한 군과 두 약제에 리바비린을 추가한 3제 요법군의 경우 1차 종료점(HCV RNA < 25IU/mL)은 각각 88%와 86%였으나, 다클라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만 투여한 군은 100%였다. 바이러스 불검출률도 각각 88%, 86%, 93%로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효과는 24주까지 이어졌다.

HCV 지노타입 1형 환자의 경우 효과가 HCV 2형과 3형보다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 126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 1차 종료점(HCV RNA < 25IU/mL)은 98%(124명)으로 나타났으며, 또 24주 시점에서는 95%(120명)로 거의 모든 환자들이 완치 상태를 경험했다.

투약군별로 보면, 1주일간 소포스부비르를 투약하고 이후부터 소포스부비르와 다클라타스비르를 추가한 군, 처음부터 두 약제만 병용한 군, 리바비린을 추가한 3제요법 군에서는 1차 종료점이 100%로 나타났다. 다만 24주에서의 효과는 일부 군에 따라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일부 환자의 데이터가 제외돼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전에 텔라프레비르 또는 보세프레비르로 치료를 받았지만 치료에 실패한 HCV 1형 환자들도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다. 이 경우 다클라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 병용군의 1차 종료점은 100%였으며, 두 약제에 리바비린을 추가한 군은 95%였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전반적인 이상반응은 피로와 두통 그리고 구역으로 기존 항바이러스제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수치다. 피로의 경우 최소 29%에서 최대 50%까지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두통은 최소 16%에서 38%까지 나타났다. 또 구역증상은 10~32%로 나타났다. 따라서 앞으로 이를 극복하는 게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약물을 중단할 만큼의 심각한 이상반응은 많지 않았다. HCV 지노타입 2형 또는 3형의 환자 중 다클라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 병용군과 이들 두 군에 리바비린을 추가한 군에서 각각 한 건씩 발생했다.

존스홉킨스병원 Mark S. Sulkowski 교수팀은 연구 논평에서 "리바비린은 하루에 두 번 복용해야 하는 불편한 약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연구를 통해 리바비린을 쓴 것과 쓰지 않은 군의 바이러스 반응률이 유사했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인 부분이며, 또한 다양한 군에서 다클라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의 콤비네이션이 매우 높은 항바이러스 효과와 높은 내성 장벽을 보인다는 것을 찾아낸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논평했다.

대한간학회 안상훈 홍보이사(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다클라타스비르는 현존하는 최고의 NS5A 억제제이며 소포스부비르는 또한 최고의 NS5B 억제제로 두 약이 작용하는 부위가 다르므로 병합했을 때는 효과가 매우 좋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두 약이 효과가 좋고 완치율이 100%에 가깝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제약사가 개발한 두 개의 약물을 하나의 연구에서 검증했다는 점인데 이를 위해 향후 복합제 개발 등 협력을 점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파마셋에서 길리어드로 넘어가기 전 BMS와 협력해 진행한 임상시험이라는 점에서 향후 복합제로 개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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