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서의 행동

공간에서의 행동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의미를 갖는 모든 요소를 포함한다.

상호 작용을 하는 사람들간의 거리상 근접성, 방향, 신체의 움직임 등이다.

각각의 요소들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거리상의 근접성=똑같은 하나의 경로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라도 거리에 있어 차이를 보이고, 전달 방식 또한 다양하며, 여러 가지 다른 동기를 갖고 있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E.T. Hall은 이 거리를 4가지로 분류하고 있고, 개인의 거리가 커뮤니케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저술하였다.

밀접한 거리는 근거리와 원거리의 두 단계로 나뉘고, 그 범위는 0~18인치(46㎝)이며, 이 정도의 거리에서는 상대방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0~6인치(15㎝)의 근거리에서는 상대와의 신체적인 접촉이 필수적이며 또한 이는 예상된 것이다.

감각 기관의 강한 인지 능력이 특징이며, 상대의 체온이나 체취 등의 부가적인 자극으로 인해 실제 감각이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

근육의 작용으로써 두 사람은 서로 긴밀하게 신체 접촉을 하게 된다.

시각으로는 상세하게 상대를 관찰하게 되며, 이 거리에서만 가능한 "눈 속에서 눈을 볼 수 있는" 자세가 가능하게 된다.

이렇게 밀접했던 거리가 원거리(15~45㎝)로 조금 멀어짐에 따라 화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좀 더 많이 해야 한다.

이는 두 사람이 느슨하게 서로 손을 잡거나 껴안을 수 있는 정도의 거리이다.

너무 밀접한 거리에서 봤을 때 실제보다 더 크고 왜곡되어 보였던 화자의 얼굴이, 이렇게 원거리 단계가 되면 좀 더 분명하게 보인다. 체온과 체취는 여전히 감지 가능하다.


◇개인적인 거리=타인들과의 신체적인 접촉을 피하게 해주는 보이지 않는 일종의 방패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전체적으로는 45㎝~1.20m 정도에 해당하는 거리인데 이 가운데서도 근거리는 45~70㎝, 원거리는 70㎝~1.20m에 해당한다. 근거리에서는 상대의 손이나 다른 신체 일부분을 잡는 등의 긴밀한 접촉이 여전히 가능하며, 원거리에서는 상대방에게 겨우 닿을 수 있는 정도이다.

개인적인 거리에서의 신체적 접촉은 확실히 감소하고 시각적으로는 대상이 훨씬 덜 왜곡되어 보인다.

예를 들어, 얼굴의 상세한 모든 부분들이 더욱 분명하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와 타인들이 갖는 대인관계의 의미와 개인적 관계는 우리의 위치나 목소리의 어조로써 분명해 진다.

이 개인적인 거리가 1.20m까지 넓어짐에 따라서, 근거리에서는 타인의 눈이나 입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에 맞춰질 수 밖에 없던 우리의 시선이 얼굴 전체로 향하게 된다.

이 정도의 거리에서는 목소리의 크기가 적당해지며 더 이상 타인의 체온이나 체취를 감지할 수 없다.


◇사회적인 거리=-전체적으로 1.20~3.65m에 해당되는 사회적인 거리는 1.20~2.10m의 근거리와 2.10~3.65m의 원거리로 나뉘어 진다. 이 정도의 거리에서는 타인을 신체적으로 접촉하는데 상당한 제한이 있으며, 상대방의 무례한 행위나 난폭한 행동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상대방과 가까이 있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잘 수행할 수가 있다.

사회적 거리에서는 근거리와 원거리간의 차이가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시각적 인지 기능은 좀 더 분명하며 더 넓은 부분이 인지 가능하다.

그러나 타인 얼굴의 결점 등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은 인지가 불가능하다.

이 거리에서는 눈맞춤이 훨씬 중요해 지며, 우리는 타인의 얼굴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시선을 눈에서 입으로 일일이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우리 앞에 있는 상대의 전체적인 모습이 인지 가능하나, 체온이나 체취와 같은 개인적인 특성을 감지하기는 힘들다.

목소리가 좀 더 커지게 됨에 따라 우리가 하는 말은 제 삼자도 들을 수 있게 된다.
 
사회적 거리에서의 대인 관계는 공식적인 것이며, 원거리보다는 근거리에서 사람들 간의 상호 작용이 더 활발하다.


◇공식적인 거리=사회적인 거리의 최고선인 3.65m 이상에서는 타인과의 모든 관계가 자유로워지는 구역이다.

이 공식적인 거리는 3.65m~7.75m에 해당하며 근거리는 3.65m~7.75m, 원거리는 그 이상의 무한한 거리가 된다.
 
이 정도의 거리에서는 분명한 발음을 위해서 큰 목소리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얼굴 표정으로 나타내고 싶어하는 의미의 뉘앙스 차이를 타인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가 없다.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몸짓과 움직임은 따라서 좀 과장되어 나타나야 한다.


개인적 공간

개인적 공간은 신체를 바로 둘러싸고 있는 구역이다. 항상 그 중심에는 신체가 있고 신체가 움직임에 따라 사적 공간도 변화하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적인 공간은 다른 방향 보다는 주로 신체의 앞쪽 부분에 관련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공항 대기실에 있는 의자에 타인과 등을 대고 앉아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당신은 특별히 거북함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바로 앞에 누군가가 있다면 당신은 이를 견디기 힘들게 될 것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공간의 대부분은 사실상 신체의 앞쪽 부분에 관계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Hall에 따르면 개인적 공간은 당시의 상황과 상대와의 사회적 관계가 어떤가에 따라서 적절한 공간이 조절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의 벤치가 있는 공원에서 당신이 만약 이미 다른 누군가가 앉아 있는 벤치에 앉으러 다가간다면 십중팔구 거기 앉아 있던 사람은 다른 빈 벤치를 찾아 일어나 가버릴 것이다.

이렇게 개인적인 공간도 침범 당할 가능성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으로 가득 찬 엘리베이터나 버스에서 사람들 각각은 가능한 다른 사람들의 몸을 손으로 밀어 내거나 그들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곤 한다.

또한 근접학에서는 방향의 의미 즉, 한 사람의 다른 사람에 비한 상대적 위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등의 자세를 취하는 각도 또한 다루고 있다.

우리는 예를 들어, 부하 직원 앞에 서 있는 상사와 같은 "정방향", 두 사람이 하나의 자료를 같이 검토하고 있는 예에서와 같이 협력과 친밀의 관계를 나타내는 "서로간의 측면 방향" 그리고 한 테이블의 모서리를 끼고 두 사람이 앉아 있는 예와 같은 "우측 방향" 등으로 방향을 구별한다.

Sommer에 의하면, 개인들 간에 존재하는 관계가 그들이 택하는 공간적 방향을 결정짓는다고 한다.
 
보통의 담화나 회담에서 우리는 흔히 서로 나란히 위치하는 측면이나 우측 방향을 선호하곤 한다.

정방향으로는 신체적인 접촉이 강화되고, 이는 흔히 맞대면이나 친밀감을 나타내는 방향이기도 하다.

이런 방향은 또한 서로 간의 거리나 관계의 정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방향과 거리를 선택하는 일은 여러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아랍인들은 정방향을 선호하는 데 반해 스웨덴 사람들은 영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향인 우측 방향은 피하는 경향이 있다.

Hall은 "편안한 거리"는 개인이 속한 문화권에 따라 크게 다르다고 한다. "대화를 하는 동안에 개인이 취하는 자세나 공간을 분석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예를 들어, 북미 남자들은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정면으로 대화할 때는 45~50㎝ 정도의 거리를 둔다.

특히 잘 모르는 여성과 대화할 때는 약 10㎝정도가 늘어난다.

남성들 간에는, 20~33㎝ 정도의 거리라면 이는 아주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거리이거나 혹은 상대에게 예상치 못한 관심을 보일 때 두는 간격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라틴 아메리카나 중동의 여러 지역 사람들은, 서구인들에게는 분명 성적인 암시를 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일 때만 상대방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쿠바의 한 남성이 어떤 한 여성과 33㎝정도의 거리를 두고 대화하는 것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만일 북미 사람들이 보통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때 유지해야 하는 정도의 거리(45~50㎝)에서 라틴 아메리카의 한 주민이 북미인과 대화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라틴 아메리카 사람으로서는 너무 먼 거리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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