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원격의료 실시 사례는 우리나라가 제시하는 원격화상을 통한 진단, 처방전 발급과 차원이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가운데 헬스스팟, 자택에서의 만성질환관리 등은 우리나라가 그대로 본따 추진하려는 모형이다.

그러나 1차의료기관과 의사 부족, 고가의 진료비를 해결하기 위해 원격의료가 제시됐다는 측면에서 1차의료기관의 이용 점유율이 급감하고 원가의 70%에 불과한 수가가 책정된 우리나라에 그대로 접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넓은 땅덩어리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제시된 응급환자, 수술환자 등의 원격건강관리는 병원이 밀집된 수도권, 광역시 등에서 악용하면 대형병원 쏠림을 부추길 우려도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최근 ‘해외 원격진료 사례’ 발표를 통해 전세계의 색다른 원격진료 서비스를 소개했다.

우선 미국에서 확대되고 있는 설치형 진료소인 헬스스팟(HealthSpot)에서는 기본적인 검사와 의사와의 화상 통화를 통한 원격 진료를 지원한다.









헬스스팟 내부에는 체온계, 피부분석기, 혈압계, 산소 측정기, 청진기 등을 통해 환자 상태를 검진한다. 신체 각 부위 통증, 피부 발진, 비뇨기 질환 등 15개 가량의 진료가 가능하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와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현재 오하이오를 비롯해 미국 전역으로 확대 중이다. 원격진료가 합법화돼 있는 미국에서는 2012년 22만7000 명에서 2017년 130만 명으로 헬스스팟 내에서의 원격 환자수가 증가할 전망이다.

진흥원은 “소매유통망을 거점으로 한 물리적 접근성과 낮은 보험 수가의 이점으로 헬스스팟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잇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오바마케어 등의 확대로 의료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족해진 의사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자택에서의 만성질환관리는 우리나라에서도 내세우고 있는 원격진료의 이점이다. 원격 홈케어인 'Bosch’s Health Buddy'은 혈압, 혈당, 체중, 산소포화도, 폐기능 등 건강상태를 측정해 의료기관으로 전송된다. 이를 위해 각종 바이오센서와의 연계도 이어지고 있다.

단말기에 장착된 화상카메라를 통해 센터 의료진과 화상상담을 진행하고, 보훈청에서 운영하는 50개 이상의 프로그램에서 사용하게 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1000명 이상의 대상자를 포함한 메디케어 고위험군 관리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만성질환자를 적극적인 일상 관리서비스를 향상시켜 합병증 및 의료비용 감소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IT 솔루션을 이용한 질환관리 서비스의 보험 적용으로 해당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당뇨 원격관리 시스템인 'WellDoc’s Bluestar'은 당뇨병에 대응한 원격기반 모바일로 의약품 처방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환자가 자가 관리를 위해 다양한 모바일기기로 입력한 건강수치, 복약·영양·운동상태 정보에 대한 실시간 코치 역할을 한다. 의료진에게 해당 정보를 전달하고, 미국당뇨학회 치료 지침에 따라 분석 정보를 참조해 환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진흥원은 “일반 약물 처방 비용보다 낮은 보험수가로 설정돼 의료비 감소 효과를 기대한 사례"라며 "전문 의료 인력이 부족한 미국의 1차 의료기관에서도 당뇨환자 관리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도소 재소자의 원격진료 서비스' Telemedicine in Prison'도 수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영국 NHS는 2006년부터 요크(York)시 근교에 위치한 교도소를 기점으로 원격진료 서비스를 진행 중으로, 원격 비디오 촬영을 통한 의료 상담 형태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교도소 원격진료 서비스는 연중무휴로 제공되고 있으며, 영국 내 23개 교도소를 대상으로 21명의 전문 의료진이 담당하고 있다. 주요 원격진료 분야로는 심장, 당뇨병, 피부, 내분비, 소화기, 신경계, 비뇨기, 통증완화, 정형외과 등 총 21개 분야이며, 올해 추가 예정 분야는 식이요법, 림프부종, 물리치료, 세포조직 등 4개 분야다.

응급실 방문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도 가지고 있다. 'PhoneDOCTORx'는 응급실 효율성 저하의 원인으로 노인층 경증 환자를 우선 대상으로 꼽고, 응급실 이송 환자 중 20~45%가 가정에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거주지에 주안점을 두고 요양원, 실버타운 등의 진료서비스 설치를 늘렸다. 현재 미국 15개 요양시설에 적용돼 3만1000여 건 이상 화상상담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전문 의료팀이 임상 및 영상 검사 분석, 통증 등 간이 약물 처방, 가족 상담, 직원 교육 등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진흥원은 “비응급 원격진료는 3만6500건 이상으로, 50% 가량 응급 내원 환자 비율 감소에 기여했다”며 요양원, 실버타운 등 헬스케어 시설에서의 응급 상황 대처용 간호 서비스와 연계 가능할 경우,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급성질환 발병 우려가 있는 환자들은 전문의에 의한 상시적인 건강 상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넓은 땅덩어리에서 병원이 퍼져 있고 병원 간 거리가 먼 미국에서는 뇌졸중 등의 환자의 보완책을 필요로 했다.

미국은 전문 의료진과 연계된 지방 병원의 뇌졸중 환자 상태를 원격으로 판단, 적절한 가이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화상시스템과 전자건강기록(EHR)을 연동, 정비된 서비스 프로세스를 이용해 원격으로 약물처방과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미국 뇌졸중학회 인증기관인 오하이오 뇌졸중 네트워크(The OhioHealth Stroke Network)에서는 2012년 6월 기준 19개 병원에서 500회 이상 이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15개 연계 병원에서도 서비스 시행 중이다.

이에 대해 진흥원은 "미국 내 3대 사망 질병 중 하나인 심장 발작에 대한 조기 대처로, 사망자 감소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며 "심장 발작∼응급처치에 소요되는 시간이 미국 평균 대비 20분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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