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성 뇌손상(TBI)을 입은 환자는 판단력 손상으로 인해 조기 사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포드대학 Seena Fazel 교수팀은 1월 15일 JAMA 온라인판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200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자료를 분석했더니 정신 병력이 있는 사람들의 조기 사망 위험률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TBI로 인해 입원이나 외래 진료 경험이 있는 1954년 이후 출생 스웨덴 성인 21만8300여명을 대상으로 41년(1969~2009년)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TBI로 진단 받지 않은 환자의 0.2% 만이 56세 이전에 조기 사망한 반면 이전 TBI를 겪은 환자에서는 조기 사망률이 3배 높았다. 특히 정신건강질환이 동반된 경우 사망 위험률이 4%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TBI 병력자의 조기 사망 주요 원인에는 자살과 학대, 치명적인 차 사고 등이 있었다.

Fazel 교수는 "TBI는 뇌 속 신경 네트워크의 영구적 손상을 발생시켜 판단력과 새로운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변형시킨다. 또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으로 병이 악화돼 조기 사망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TBI 연구를 점차적으로 확대 시켜 조기 사망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Fazel 교수는 "TBI 이후 겪는 정신건강질환에 대한 중·장기적 위험도를 상세하게 다룬 가이드라인은 현재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TBI 이후에 나타나는 증상과 이를 어떻게 치료할지에 대한 상세한 진료지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연구 관련 평론을 쓴 아이오와대학 Robert Robinson 교수는 "TBI에 대한 미국내 인식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질환계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뇌연구에 앞으로 5년간 7000만 달러(약743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연구비는 미국 군인과 참전 용사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비롯한 우울증, 파킨슨병, 치매 등의 뇌 질환 연구에 쓰일 예정이다. Justin C. Sanchez 프로그램 매니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TBI, 약물 남용, 중독, 만성 통증, 우울증 등 정확한 진단 및 통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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