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혈당강하제 약진 기대
최근 몇 년 사이 혈당강하제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신규 약물에 관한 임상연구 결과가 2013년 대거 발표됐다.② 고령의 비만·당뇨병전단계 환자에서 리라글루타이드의 혜택(Diabetes Care 2013;36:3276-3282),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 단독요법의 효과(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2013.09.09 온라인판),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카나글리플로진의 효과(CATATA-SU, Lancet 2013.07.12 온라인판), 70세 이상 고령의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리나글립틴의 효과(Lancet 2013.08.13 온라인판),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삭사글립틴과 심혈관사건 아웃컴(SAVOR-TIMI 53, NEJM 2013;369:1317-1326),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알로글립틴의 심혈관사건 아웃컴(EXAMINE, NEJM 2013;369:1327-1335), 릭시세나타이드의 혈당조절 효과(GetGoal 시리즈, Diabetes Care), 다파글리플로진의 혈당조절 효과(Diabetes Care 2013.10.21 온라인판), 인슐린 사용에 의한 유방암 위험(Diabetes Care 2013.08.15. 온라인판), DPP-4 억제제 치료에 대한 A1C 반응(Endocrine 2013.11.20. 온라인판),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 초기 병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Int J Clin Pract 2013;67:1283-1293) 등이 대표적이다.

인크레틴 기반 요법(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과 SGLT-2 억제제로 대변되는 이들 신규약제는 제2형당뇨병 치료의 주요 약물로 권고되며 역할을 확대해 가고 있다.

SGLT-2 억제제 승인 물결 예고
다파글리플로진의 국내 승인을 시작으로 SGLT-2 억제제의 연이은 시장진입이 예고되고 있다.③ 식약처는 지난해 다파글리플로진을 허가했고, 이 보다 앞서 유럽도 동 제제의 시판을 승인했다. 미국은 성분이 다른 카나글리플로진을 먼저 허가했고, 다파글리플로진은 지난해 자문위 승인 권고가 이뤄졌다. 일본 또한 두 약제를 포함해 여러 성분에 대해 자국 임상시험을 마친 상태에서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추가 약제 개발도 한창이다. 미국 임상등록시험등록기관인 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2013년 12월 현재 엠파글리플로진, BI 44847, 이프라글리플로진, 루세오글리플로진, 얼투글리플로진, EGT 1474, LX 4211, ISIS 388626 등 총 10여개의 약물이 개발단계에 있다. SGLT-2 억제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기존 약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차별화 기전으로 혈당조절과 함께 혈압이나 체중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차세대 경구 혈당강하제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항당뇨병제 암위험 연관성
AACE와 미국내분비학회(ACE)는 지난해 발표한 ‘당뇨병과 암에 관한 합의성명’을 통해 “암 위험에 대한 우려 때문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특정 혈당강하제를 중단할 정도의 근거는 미약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의 근거로는 항당뇨병 약물치료가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적거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에서 낮은 수준의 잠재적 암 위험에 대한 우려보다는 치료혜택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성명의 결론이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인슐린글라진은 ORIGIN 임상연구와 ‘인슐린 사용에 의한 유방암 위험’에 관한 사례·대조연구 등을 통해 암 위험증가와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DPP-4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대변되는 인크레틴 기반 요법과 관련해 “병태생리학적 측면에서 급성 췌장염 보다는 장기적인 만성 췌장염의 병력이 암 발생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며 “췌장암과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④
로시글리타존 부활?
FDA가 로시글리타존의 심근경색증 위험에 대해 최종적으로 근거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항당뇨병제의 심혈관 안전성 이슈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⑤ 이에 따라 유난히 굴곡이 많았던 로시글리타존의 삶이 어떻게 정리될 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2013년 11월 FDA는 자문위 권고를 기반으로 “로시글리타존의 처방과 사용에 대한 특정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공표했다. 항당뇨병제 표준요법과 비교해 로시글리타존 치료환자의 심근경색증 또는 사망 위험이 높지 않았다는 RECORD 연구 재평가 결과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더 이상 로시글리타존의 적응증(처방)이 특정 환자로만 국한되지 않으며, 여타 약물과 같이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개선에 운동 및 식이요법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적응증이 허용된다. 이제 임상현장의 관심은 로시글리타존이 부활할 수 있겠냐는데 집중되고 있다.

항당뇨병제의 심혈관 안전성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약물이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심혈관 위험성을 높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각각의 연구명은 SAVOR-TIMI 53과 EXAMINE이다.⑥ 삭사글립틴의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증·비치명적 뇌졸중 등 종합적인 심혈관사건 발생률은 위약과 거의 같았다. 알로글립틴도 위약과 큰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부작용으로 보고됐던 췌장염 과 암 발생률 또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현재 리나글립틴과 시타글립틴을 대상으로 심혈관사건 아웃컴을 검증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에 있어, 이들 결과가 발표되면 항당뇨병제와 심혈관 안전성 논란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인 당뇨병 환자의 1차치료제 경합
대한당뇨병학회는 최근 발표한 당뇨병 진료지침 업데이트판을 통해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1차치료제 선택으로 메트포르민을 포함해 총 7계열 약제를 우선 순위 없이 권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당뇨병치료제 임상연구에서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아카보스가 비구아나이드계 메트포르민과 비교해 1차선택 약물로서 대등한 혈당조절 효과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⑦ 특히 아카보스의 효과가 아시아인에서 보다 높았던 것과 관련해 약물기전 상의 특성이 고탄수화물 식이 환자의 혈당조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인종에 따른 약물치료 선택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전통적 식습관과 서구화돼 가고 있는 식생활 패턴을 모두 고려할 때 인크레틴 기반 요법이 1차선택으로 적합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통적인 1차선택제인 메트포르민과 함께 설포닐우레아, 티아졸리딘디온,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 메글리티나이드 등을 두고 임상현장의 선택이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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