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비에정은 종근당이 개발한 로베글리타존황산염 성분의 국산 당뇨병 신약이다. 토종 당뇨약으로는 두번째로 지난해 7월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더불어 국산신약 20호라는 별칭도 달았다. 계열은 PPAR-γ(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효능제로 로시글리타존, 피오글리타존과 같은 패밀리다.

PPAR-γ효능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골격근에서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고 간의 포도당 생산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부종, 체중증가, 울혈성 심부전, 방광암, 골절, 황반부종의 이상반응이 나타난다. 따라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고루 갖춘 PPAR-γ효능제를 개발할 필요성이 제기돼왔고, 그 결과듀비에정이 탄생한 것이다.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약물보다 훨씬 적은 용량으로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점이다. 전임상 및 초기 임상에 따르면, 로베글리타존은 PPAR-γ 효능 역가가 로시글리타존 및 피오글리타존보다 높다. 즉, 로베글리타존은 1nM의 낮은 농도에서 PPAR-γ를 활성화하며 이는 기존에 나온 두 약제보다 우월하다.

당뇨병성 비만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피오글리타존보다 훨씬 낮은 유효용량에서 혈당 수치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기존 약제에서 이슈가 됐던 방광암에 추가적인 위험성도 없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로베글리타존이 기존 약제와 달리 대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한 퀴논(quinone) 대사체를 생성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간독성에 대한 우려도 해결했다. 골손실도 같은 계열 약제와 비교해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3상임상에서는 9개 종합병원에서 모집된 173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참여했다. 이들을 2:1의 비율로 로베글리타존 0.5mg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로 나눠 24주간 평가했다. 1차 종료점은 베이스라인 대비 24주 후 당화혈색소(A1C)의 수치 변화였다.

연구결과, 24주째 위약군에서는 A1C 수치가 0.09%만큼 증가한 반면 로베글리타존군에서는 0.57% 감소해 두 군간 차이가 뚜렸했다. A1C 목표수치인 7% 미만을 달성한 환자 비율 또한 위약군의 11.6%, 로베글리타존군 51.7%로 4배 이상 더 높았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당대사 및 지질관련 변수에 대한 효과도 입증했다. 로베글리타존군은 위약군에 비해 인슐린저항성(HOMA-IR) 및 β-세포 기능(HOMA-β), TG, HDL-C, sdLDL-C, FFA, Apo B 등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다만 LDL-C는 양 군간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로베글리타존은 대사증후군 환자율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초기 55.45%에서 24주째 41.82%로 14%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저혈당은 두 군 모두 발생하지 않았으며 심부전, 허혈성심질환, 신부전, 골절 등 이상반응은 24주간 및 추적조사 연장기간에서 관찰되지 않았다.

피오글리타존과 비열등성도 확인했다. 국내 18개 기관에서 모집된 253명의 환자를 무작위로 로베글리타존 0.5mg군과 피오글리타존 15mg군으로 나눠 24주간 평가한 결과 A1C 수치는 로베글리타존군과 피오글리타존군 각각 0.82%와 0.76%로 유사했다. 또 A1C의 목표수치인 7% 미만을 달성한 환자 비율, 인슐린 저항성, 베타세포 기능 및 지질양상도 양 군간에 차이가 없었다. 이상반응으로 확인한 저혈당 발생률, 체중증가율, 이상약물반응, 중대한 이상반응에 있어서 양 군간에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같은 장점을 토대로 현재 종근당은 새로운 글리타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시장은 물론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높다. 따라서 협업을 통한 해외진출을 모색 중이다. 업계는 듀비에정만의 차별성으로 글리타존 계열 시장에 다시 한번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글리타존의 장단점과 적응증
PPAR-γ 효능제(이하 글리타존)는 인슐린 저항성을 호전시키는 대표적인 약제로 혈당뿐만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미세단백뇨, 만성 염증 등 대사증후군의 여러 구성요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현존하는 약제 중 췌장 베타세포 기능에도 가장 좋은 영향을 준다. 메트포르민처럼 저혈당의 위험성이 없어 생활습관이 불규칙한 환자에서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글리타존 처방이 적절한 환자군을 요약하면 그림 1과 같다.
다만 체중증가나 부종, 일부 골절 및 드물게는 황반부종의 위험성 등 부작용을 고려해서 처방해야 한다. 체중증가의 경우 메트포르민과 저용량 글리타존 병합요법을 통해 최소화할 수 있다. 심부전이 있는 경우 금기이며, 글리타존 유발 부종의 경우 spironolactone과 같은 알도스테론 억제제를 병용하면 일정 부분 호전이 가능하다.

글리타존이 유발한 안전성 이슈와 신약개발의 필요성
글리타존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많은 의사들이 환호했다. 글리타존이 심혈관질환의 여러 위험인자를 호전시키기에 심혈관질환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이는 과대평가된 면이 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안전성 이슈로 인해 과소평가되고 있다.

2007년 Steven Nissen 박사의 메타분석 결과 rosiglitazone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제시된 이후 FDA에서는 REMS(Risk Evaluation and Mitigation Strategy) 프로그램을 통해 rosiglitazone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였고, 유럽의 EMA에서는 처방 중지(suspension)를 결정하였다.

그러나 당시 rosiglitazone의 위험성은 실제보다 과도하게 주장되었다는 게 필자를 포함한 많은 의료인들의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rosiglitazone과 심근경색증 사이의 관련성은 메타분석을 통해 제시된 것이지, 잘 고안된 무작위배정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이 아니며, RECORD를 비롯한 ACCORD, VADT, BARI-2D 등 rosiglitazone이 사용된 outcome 연구에서는 rosiglitazone과 심근경색증 사이의 관련 경향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 FDA는 rosiglitazone의 사용 제한을 해제하기로 결정하였다.

Pioglitazone의 경우 rosiglitazone이 심혈관 안전성 이슈에 휘말렸던 것과 달리, PROactive 연구에서 2차평가변수인 심혈관질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발성 뇌졸중은 무려 47%나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ioglitazone은 2010년도에 방광암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보고된 이후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처방이 중지되었으며, 최근까지도 관련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 글리타존의 장점은 보존하면서도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제의 개발이 필요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0여년에 걸쳐 국내 연구진과 제약사에 의해 개발되고,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게 된 lobeglitazone의 등장은 임상의사로서 매우 반길만한 일이다.

유효성과 안전성을 고루 갖춘 신약, lobeglitazone
Lobeglitazone은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 균형을 잘 갖춘 약제이다. 전임상 결과 rosiglitazone이나 pioglitazone 대비 혈당강하 효과가 좋아, 0.5mg에서도 타 글리타존과 유사한 효능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lobeglitazone 0.5mg과 pioglitazone 15mg을 직접 비교한 제3상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시작시점 대비 당화혈색소가 각각 0.82% 및 0.76% 감소하여 유사하였다. 뿐만 아니라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small dense LDL, 유리지방산을 호전시키는 경향도 두 약제 간에 유사하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제2상과 제3상을 아우르는 3개의 연구에서 lobeglitazone 0.5mg은 위약 혹은 활성대조약 대비 의미 있는 부작용을 보여주지 않았으며, 부종의 경우에도 기존에 알려진 바에 비해 경미하였고 이로 인해 연구를 중단한 예는 없었다. 또한 lobeglitazone은 2년 동안의 발암성 연구에서 방광암을 비롯하여 발암성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것은 이 약제가 방광이 아닌 주로 대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보다 적은 유효용량에서 pioglitazone과 유사한 혈당과 지질 개선 효과를 보였고, 방광암과 같은 안전성 이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 lobeglitazone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글리타존의 정당한 평가 필요
최근 우리나라 당뇨병 약제 처방현황을 보면, DPP-IV 억제제의 도약이 눈에 띄고 반면에 글리타존의 사용은 매우 제한되어있다. 과거 글리타존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던 반면, 최근 들어 다른 신약들의 폭풍에 휩쓸려 자신의 기본입지마저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할까? 그러나 현존하는 약제 중 인슐린저항성 자체를 온전히 커버할 수 있는 약제는 글리타존이 유일하다. 또한 durability 측면에서도 가장 우월한 약제이다. 따라서 이 약제의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자군을 잘 선택하고, 잠재적인 부작용을 잘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다면 글리타존은 여전히 유용한 약제로 임상에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당뇨병 신약, lobeglitazone이 글리타존의 정당한 평가를 촉발하고 많은 당뇨인들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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