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 선택 시 안전성?편의성보다 중요하게 여겨


메디칼업저버는 지난해 9~11월, 3개월간 전국의 개원가를 내원한 30세 이상의 발기부전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실시, 환자의 인식도와 치료 실태를 알아봤다.

발기부전 치료제 수요 특히 높아
발기부전은 한국인에서 특별히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다. 영남의대 지윤섭 교수(영남대병원 비뇨기과)팀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들은 혈압, 경구혈당강하제로 조절한 당뇨병, 대상포진, 만성축농증, 만성중이염뿐 아니라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당뇨병, 벙어리, 한쪽 귀머거리, 한 눈 실명, 한 팔 의수, 한 다리 의수, 치매 등의 질환보다 발기부전을 더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30~40대 발기부전 환자는 혈액 투석과 초기 위암, 초기 폐암, 초기 간암보다 더욱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최근 몇년 새 성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나 인식도 크게 달라진 점도 한몫한다. 고려의대 김진욱 교수(고대구로병원 비뇨기과)팀 연구에서는 1999년 실데나필이 처음 국내에 시판됐을 때 성적 문제를 갖고 있는 40~80세 한국 남성이 의사를 찾는 비율은 5.2%에 불과했으나 5년 후 3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실데나필에 대한 물질특허만료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크게 확장시키는 방아쇠가 됐다. 오리지널 약물 9가지에 제네릭 40여 가지가 더해지면서 시장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네릭 시장만 1000억원대에 이르렀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제약사들은 제형 차별화에서부터 파격적인 약가, 개성 넘치는 제품명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다.

질환보다 일상에서 많이 기인
환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치료제를 선택하고, 어떤 효과를 가장 기대하고 있을까?이번 조사 대상자 중 63%는 이전에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었고, 발기부전으로 불편함을 느낀 기간은 1~3년이 28%, 6개월~1년 20%, 1~6개월 18%였다. 대다수 강직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관계가 가능(46%)하거나 단단해지지만 지속력이 저하되는 문제(29%)를 호소했는데, 발기가 전혀 되지 않아 관계가 불가능한 환자와 강직도 문제는 없지만 개선이 필요한 환자도 각각 12%, 13% 있었다. 또 60% 이상이 수면 시 또는 이른 아침 발기가 있다고 응답했고, 성욕 정도가 보통이라고 했다.

발기가 충분치 못한 원인이 질환이나 외상에서 오는 것보다 일상 생활에서 기인한 것이 더 많았는데, 가장 응답 비율이 높았던 항목은 스트레스와 실연 등 심리적 문제(41%)였다<그림 1>. 약물 사용 및 남용과 과도한 음주가 28%로 뒤를 이었고, 노화와 흡연, 피로 누적과 같은 기타 사항도 6%를 차지해 상당수 환자가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 개선을 동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제 만족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47%) 또는 보통(36%)이라 응답했으며, 대다수 환자가 월 1회 이상(44%) 또는 3개월에 1회(29%)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가장 불편한 점은 부작용
그러나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는 환자도 많았다. 조사 당시 발기부전 치료제 사용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112명을 대상으로 한 하위 분석에서 치료제를 시도하지 않은 이유로 대부분 △증상에 대해 상담받기 부끄러워서(37%)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증상이라서(24%)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생각돼서(16%) 등을 꼽았기 때문이다<그림 2>.

부작용을 염려해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도 9%였는데, 실제로 치료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환자 10명 중 4명이 치료제 복용 후 두통과 안면 홍조, 두근거림 등의 부작용 발생이 가장 불편했다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치료제 발현시간 및 효과가 충분치 않아 분위기가 깨지거나 타이밍을 놓쳤던 점(28%), 식수가 없어 술 또는 음료와 복용해야 했던 점, 삼키거나 씹어서 복용해야 하는 점(10%)이 불편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치료제 복용 시 불편함이 없었다고 응답한 환자는 21%에 불과해 향후 적절한 환자의 니즈 파악이 중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저용량보다 고용량 우세
발기 부전 치료제 복용 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선 다른 요인보다 효과 측면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그림 3>. 대상자 중 30%는 고함량 제제로 강력한 효과 발현이 가능한 치료제를 원했는데, 지속 복용이 가능한 저함량 제제로 시간 제약이 없는 치료제에 대한 선호도도 25%로 높았다.

휴대가 용이하도록 약제의 크기가 작았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식수 없이 복용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각각 21%, 18%를 차지했다. 또 발기부전 치료제를 선택할 때 환자들은 낮은 부작용 및 안전성(35%)과 복약 편의성(12%)에 대해서도 고려하지만 치료효과(53%)가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했다<그림 4, 5>.

환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치료 효과는 발기 강직도 개선(45%)이었고 발기 지속시간 연장(28%), 빠른 효과 발현(19%), 자연스러운 느낌(8%) 순이었다.

정제와 용량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동일 함량이라 가정했을 때 필름제(44%)와 정제(56%) 중 정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고, 효과 및 안전성을 모두 고려했을 때 50㎎ 저용량(39%)보다 100㎎ 고용량(61%)에 더 많은 만족도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기부전 치료제 적정 복용시간으로는 성관계 30분~1시간 전을 가장 많이 꼽았고(37%), 성관계 직전이나 30분 이내에 복용 응답자도 13%, 27%였다. 효과 지속 시간은 2~4시간 29%, 1~2시간 28%였는데 4시간 이상인 환자도 18% 있어 성생활 패턴과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 전략의 필요성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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