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 발표 첫뉴스 꼽아
AHA에서는 1996년 이래 매년 심혈관 질환 및 뇌졸중 분야의 주요 연구 성과를 10대 뉴스 형식으로 발표하고 있는데, 올해는 그 첫 번째 뉴스를 지난해 11월 발표한 주요 가이드라인으로 선정했다.
당시 협회는 비만, 콜레스테롤, 심정지 및 뇌졸중 위험도 평가, 생활습관 등 총 4개의 가이드라인을 한꺼번에 쏟아낸 바 있다. 특히 4가지 가이드라인 중에서도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이 큰 주목을 받았는데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달리, LDL-C 목표를 없애고 대신 죽상동맥경화성 심질환(ASCVD) 발생 위험에 따라 스타틴 약물요법의 임상적 혜택이 큰 환자들을 네 그룹으로 분류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네 그룹은 ①ASCVD로 진단받은 환자 ②LDL-C≥190mg/dL인 환자 ③LDL-C 수치가 70~189mg/dL이고 제2형 당뇨병이 있는 40~75세 환자(ASCVD로 진단되지 않음) ④ASCVD 10년 위험도가 7.5% 이상이지만 ASCVD 또는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되지 않고 LDL-C 수치도 정상인 환자이다.
두 번째 뉴스는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률이 크게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해에는 근거기반 프로그램을 적용한 환자들을 분석했을 때 고혈압 조절률이 10년간 44%에서 87%로 급격히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다만 이러한 성과를 위해서는 환자들에게 생활습관 변화를 격려하고 약물요법을 간소화 하며, 진료실 혈압측정 및 의료진의 피드백 강화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
세 번째 뉴스로는 유년기 및 청년기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입증한 연구를 꼽았다.
청년기 생활습관이 중년기 뇌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 결과 AHA에서 권고하는 'Life's Simple 7'의 건강행위를 유지한 군에서 인지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고, 또 다른 연구에서는 Sesame Street의 건강 생활습관을 유치원 교육과정에 적용했을 때 적정 체중을 유지한 유아의 비율이 13%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네 번째 뉴스는 심장 재활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언급한 연구가 꼽혔다. 올해 TCT에서는 관상동맥우회술 후 심장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가 그러히 않은 환자에 비해 10년 사망률이 50% 감소했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환자수가 적어 이러한 혜택을 보는 환자의 비율이 낮다. 따라서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 및 인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번 뉴스를 네 번째로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섯 번째 뉴스로는 선천성 심질환의 유전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2개의 새로운 연구 결과를 선정했다.
한 연구에서는 선천성 심질환과 관련된 400개 유전자와 함께 중증 심기형을 유발하는 유전자변이의 10%는 부모로부터의 유전이 아닌 새롭게 발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초기발생을 조절하는 유전경로의 변이가 선천성 심질환뿐 아니라 자폐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협회는 이 연구를 계기로 선천성 심질환의 치료 효과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섯 번째 뉴스는 장내 미생물과 육류 섭취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내용이다. 연구 결과 심혈관질환 관련 화학물질인 L-카르니틴, 트리메틸아민-N-산화물(TMAO) 증가와 관련해 육류 섭취와 장내 미생물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건, 베지터리언, 암니보어를 비교한 연구에서 비건과 베지터리언은 혈중 L-카르니틴 농도가 암니보어보다 낮았고, 연구기간동안 육류 섭취를 허용했을 때에도 TMAO 생산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나온 새로운 항응고제(NOAC)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연구는 일곱 번째로 꼽았다. 4가지 NOAC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뇌출혈 및 사망을 와파린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켰고, 위장관계 출혈은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정지 환자의 저체온요법과 뇌졸중 환자의 혈관내 치료연구는 각각 여덟 번째와 아홉 번째 뉴스로 꼽았다.
저체온요법은 급성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 및 뇌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병원에 도착하기 전 저체온요법을 시행하거나 체온을 33°C까지 체온을 낮추는 것은 36°C로 유지하는 경우에 비해 생존율 및 뇌기능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환자에서 치료목적으로 혼수상태를 유도한 후 저체온요법을 시행하므로 저체온 및 재가온 후 생명유지요법을 철회하기 전 48~72시간 동안 기다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혈관내치료는 조직플라즈미노겐활성인자(tPA)를 혈관의 막힌 부위로 전달하거나 혈류를 회복시킨다. 기존에 여러 연구를 통해 뇌졸중 환자에서 혈관내치료의 효과가 입증됐지만, 최근 몇몇 연구에서 tPA 정맥주사요법에 비해 유효성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tPA 정맥주사 후 혈관내치료의 병용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됐는데,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되지 못해 조기중단됐다.
마지막 뉴스는 나이아신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지 못하고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선정됐다. 나이아신은 HDL-C 증가와 LDL-C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전통적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2만5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서 나이아신은 라로피프란트와 병용 시 비치명적 심정지 또는 심장사, 뇌졸중 발생 및 혈관성형술, 관상동맥우회술을 줄이지 못했고, 위약군 대비 출혈, 감염, 당뇨병 및 소화기계 이상반응을 증가시켰다.
AHA 회장이자 펜실베니아 의대 Mariell Jessup 교수(펜심장혈관병원 병원장)는 "국민의 건강수준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현재까지의 연구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 질환에 관한 중요한 질문의 해답과 미래에 대한 설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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