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왜 SGLT-2 억제제 당뇨약에 주목하는가?

신세뇨관에서 포도당 재흡수 막아
칼로리 감소·삼투압 이뇨 작용


우리 몸에는 다양한 곳에 포도당 수송체가 존재한다. 간, 신장, 췌장, 뇌, 근육, 지방 등 수많은 기관에 존재하는데 각각 조직에 따라 어떤 기관은 많이, 또 어떤 기관은 적게 포도당을 빨아들인다. 즉, 필요성에 따라 흡수할 수 있는 수송체가 많거나 적은 것이다.

SGLTs(1~6)는 이러한 수송체 중에 아형이다. 보통은 포도당만 수송하는데 SGLT는 나트륨과 포도당을 동시에 수송한다. S는 Sodium의 첫 글자이며, G는 Glucose에서 땄다. 이러한 아형 수송체는 주로 장과 신장에 존재한다. 특히 장에는 SGLT-1이 주로 많고, 신장에는 SGLT-2가 많이 있다. SGLT-2는 사구체 여과액으로부터 전신순환으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주된 수송체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여과된 포도당 모두가 SGLT(SGLT-2: 90%, SGLT-1: 10%)에 의해 근위 신세뇨관에 재흡수되고, 혈류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혈당이 신장역치 이하와 같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경우에는 포도당이 신장으로 흡수돼 소변을 통해 배출되지 않는다. 반대로 당뇨병 환자처럼 혈당 수준이 신장 역치 이상으로 증가하면 포도당이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SGLT-2의 과발현이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해 포도당이 신장에서 재흡수되는 비율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기전을 이용해 만든 것이 SGLT-2 억제제이다. 이 약물들은 신세뇨관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돼 혈류 내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도록 하며, 칼로리 손실 및 삼투압 이뇨 작용을 일으킨다. 이런 기전으로 혈당뿐만 아니라 체중을 조절하고, 나아가 혈압까지 일정 부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SGLT-2 억제제는 포도당을 표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베타세포 기능과 인슐린 저항에도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신장에서 제거되는 포도당의 양은 혈중 포도당 농도 및 GFR에 의존적이다.

나아가 저혈당증에 대한 반응으로 정상적인 내인성 포도당 생성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인슐린 분비 및 작용과도 무관하다. 그 밖에 말초조직으로의 포도당 수송에 중요한 다른 포도당 수송체를 저해하지 않으며 소화관에서의 포도당 흡수를 책임지는 주요 수송체인 SGLT-1과 비교 시 SGLT-2에 대해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2500배가량 선택적이다.

현재 SGLT-2 억제제가 가지는 기전이 혈당, 체중, 혈압, 베타세포 기능 및 인슐린 저항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제 2형 당뇨병 사용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저혈당증, 요로 및 생식기 감염의 위험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가톨릭의대 윤건호 교수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은 신장에서 걸러지는 포도당이 체내 재흡수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원리"라면서 "사실 이 약물은 사과껍질에서 분리된 '플로리진'이라는 물질로 예전부터 발견했으나 다른 선택적 독성이 많아서 약으로 쓰지 못하고 있다가 SGLT-2에만 선택적인 약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활용을 앞둔 약물들은 다파글리플로진, 카나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 뛰어난 선택성을 갖고 있다.

엠파글리플로진의 경우 SGLT-2 선택성은 SGLT-1 대비 2600배 이상 높고, 다파글리플로진은 1200배 이상이다. 또 카나글리플로진은 262배 정도이다. 선택성이 높다는 것은 효과와 안전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윤 교수는 "연구자들이 이 약물에 대해 더욱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신성당뇨병 환자들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당뇨는 유전자 변형 때문에 당뇨병이 아니면서 소변에 당이 검출되는 환자를 말하는데 비정상적이지만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다. 그는 "정상인에서 소변을 통해 당이 빠져도 지장이 없고 합병증도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약으로 써도 안전하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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