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와 함께 연재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코트의 깃을 여미게 되는 계절이 되었다.

그 동안 필자의 잡문이 활자화되어 혹시 읽으시는 분에게 불편한 마음을 드리면 어쩌나, 많은 걱정을 하였다.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직접 독립적인 진료를 하면서, 성형외과라는 특별한(?) 임상과를 선택한 연유로 환자 아닌 환자를 많이 대하였다.

그 와중에 사람에게 있어서 미의 기준이 모두 다르고,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인간에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되었고, 그것을 통해서 느꼈던 점을 두서없지만 이번 연재에서 글로 정리하고 전하게 되었다.

연재기간 중에 때로는 정말 의미있고 재미있게 글을 쓴다는 칭찬을 해주신 분들도 여러분 계셨고 어떤 경우에는 꾸지람도 들었지만 어떤 평가든지 저의 어렵지않은 글에 관심을 표명해주신 걸로 여기고 마음속으로 감사드렸다.

성형수술도 시류와 시간에 따라서 마치 패션처럼 변한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사실이며, 이로 인해 끝없이 시류를 따라잡아야 하는 입장에 처해진 성형외과 의사들의 삶이 결코 외부적으로 화려해 보이는 것과는 그 실체가 사뭇 다르다고 생각된다.

그 와중에 겪었던 가치관과 미에 대한 개념의 혼란은 실제 진료에서 수많은 당황스러움을 제게 안겨주었으며, 이런 현상들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성형외과의사들이 함께 느끼는 공통적인 괴로움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런 혼란은 항상 역사속에 존재하였으며,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고려말에서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바뀐 통치개념의 변화에 힘겨워 했던 정몽주와 이를 설득하려 했던 이방원의 갈등은, 물론 비약이 심하지만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가치관, 특히 미의 가치관은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급변하고 있다는 것은 이시대를 살아가는 성형외과의사를 짓누르는 또하나의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치관에서도 의사들의 영원한 절대적인 가치인 "환자를 위한 진료"라는 평범한 진리를 지키며 진료에 임한다면 의사로서 잘 살아가고 있는 인생으로 평가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난 두달간 10회에 걸쳐 MO단상을 집필해 주신 박양수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부터는 이상준 원장(아름다운 나라)의 에세이가 이어집니다.

많은 애독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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