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위해 마취행위료에 감시장치 별도산정해야

최근 맥마취(프로포폴 마취)로 인한 환자 사망 사례가 늘어나는 것을 계기로 대한마취통증의학회 홍기혁 이사장(상계백병원 마취과)이 환자 모니터링 장치(감시장치)를 마취행위료에서 별도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맥마취는 30분 미만의 간단한 수술 또는 시술을 할 때 쓰는 정맥 전신마취의 일종. 주로 위, 대장 등 내시경 행위시 많이 쓰며, 성형외과, 치과 등에서도 성형시 주로 사용된다. 마취제로는 최근 연예인들이 주로 써서 유명해진 프로포폴을 사용한다.

이처럼 많이 쓰이는 정맥 전신마취임에도 불구하고 삽관을 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마취후 모니터링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마취가 이뤄지면 환자가 정상적으로 숨을 쉬고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해야하는데 이를 관찰하는 장비도 없어 사고도 빈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 이사장은 "프로포폴을 투여하면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고, 호흡이 줄어드는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서 전문의의 감시와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약물에 의한 기도폐쇄로 인해 사망하는 사고가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학회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고 마침내 맥마취에 대한 행위료가 내년부터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홍 이사장은 "학회차원에서 수가인정을 해달라고 지난 5년전부터 요청해왔고 그 결과를 정부가 받아들였다"면서 "조만간 건정심에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문의에 의한 맥마취에 대해 정부가 수가를 인정해준다고 해도 관례상 또 치료재료, 감시장치에 대한 비용까지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학회 측은 이 경우 마취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겠지만 제대로된 안전성 감시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맥마취를 포함한 모든 마취는 행위료에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 즉 의사가 시행하는 마취행위료에 치료재료, 감시기계 등의 비용까지 들어 있는 것. 이렇다보니 수가 개선이 이뤄져도 환자감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홍 이사장은 "마취가 이뤄지면 기본적인 심전도, 혈압, 산소포화도 검사, 호기말 이산화탄소 검사는 필수적으로 해야하는데 장비가 비싸고 소모품이 비싸다. 소모품의 경우 수가가 18.4원으로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 책정돼 있고 그 근거도 없다"고 설명하면서 "이렇다보니 병원들이 환자감시 장치를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고 현실을 토로했다.

따라서 그는 이번 맥마취 행위료 인정을 계기로 모든 마취행위료에서 치료제료와 검사비용을 별도로 산정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특히 환자 안전과 직결된 모니터 비용만큼은 행위료에서 떼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중이다. 나아가 떼어낸 부분은 비급여 또는 인정비급여로 해달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홍 이사장은 "마이크로캡이나 마이크로스트림과 같은 호기말 이산화탄소 측정 장비를 사용하면 환자에게 빈번하기 일어나는 호흡장애, 심폐기능합병증, 재발성 무호흡증, 심장마비와 같은 심각한 증상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면서 "환자안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별도산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마취시 기본적으로 호기말 이산화탄소 측정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우리나의 경우 의료비 증가로 인해 급여가 어려운 상황을 잘안다. 하지만 별도산정을 해준다면 마취전문의가 상주하지 않은 곳에서의 마취행위가 보다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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